이대 최경희 총장 "농성 해제하면 대화하겠다"

"평생교육대 설립 일정 중단... 보완 거쳐 최종 결정"

등록 2016.08.01 20:54수정 2016.08.01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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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이화여대는 평생교육 단과대학 설립에 반대하는 학생들의 본관 농성이 계속됨에 따라 이 단과대 설립 일정을 중단키로 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중단이 아닌 설립 철회를 요구하고 있는데다 대학 측은 전향적으로 대화에 나서려고 하기보다는 사실상 기존 입장을 반복하고 있어 사태의 조기 마무리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은 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 대학 ECC 이삼봉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는 평생교육 단과대학 설립과 관련한 대학평의원회 등 앞으로의 일정을 중단하고 널리 의견을 수렴해 반영토록 하겠다"면서 "학생들은 본관 점거 농성을 중단하고 바로 대화에 임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평생교육 단과대학 설립 절차를 거치는 과정에서 한정된 시간으로 인해 학내 구성원들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소통이 부족했다"면서 "이번 사태를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 학생들과 지속적으로 대화를 시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 총장은 학생과의 대화를 위한 전제조건으로 점거농성 해제를 들었고, 학생들은 최 총장이 농성장으로 와 면담하기를 바라고 있어 양측의 입장은 계속 평행선을 이루는 모양새다.

'설립 일정 중단'에 대해서는 "교육부 허가에 이사회 승인까지 다 난 사안이어서 되돌리기는 불가능하다. 소통을 통한 보완을 거쳐 최종 결정을 하겠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미래라이프대학(평생교육 단과대학) 설립에 반대하는 학생 500여명은 이날도 본관을 점거해 닷새째 농성을 계속중이다.


농성은 지난달 28일 오후 2시에 열린 대학평의원회 회의에서 교육부 지원사업인 미래라이프대학 설립 계획을 폐기하라는 학생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시작됐다.

농성 학생들은 28일 회의에 참석했던 평의원 교수와 교직원 등 5명을 본관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막았고, 이들은 46시간 만인 30일 경찰의 도움으로 풀려났다.

최 총장과 참 석 처장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태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된 소통 부족을 해명하거나 학생들과 대화하려는 모습보다는 감금 상황에서 학생들이 보인 과격한 행동을 세세히 전달하는 데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최 총장과 감금됐다 풀려난 서혁 교무처장 등에 따르면 감금됐던 교수와 교직원들이 화장실에 갈 때면 농성 학생들이 박수를 치며 환호해 생리현상을 편안하게 해결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시끄러운 음악을 틀어 편히 잠을 잘 수 없었다고도 했다.

119 구급대가 본관으로 진입하려 하자 졸업생으로 추정되는 농성자가 아이를 안은 채 구급대원들이 접근하지 못하게 하기도 했다.

최 총장은 "한 남자 선생님이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하니 기저귀를 던져줬다는 얘기도 들었다"라면서 "앞으로는 이런 학생들을 관용으로만 대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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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최경희 #이대 #미래라이프대학 #평생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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