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별관회의가 아니라
'대우조선 부실 규명 청문회' 되어야"

[인터뷰①] 신대식 전 대우조선해양 감사실장

등록 2016.08.22 20:54수정 2016.08.23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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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에서 32년간 근무하고 대우조선해양 감사실장을 지낸 신대식 전 감사실장. ⓒ 구영식


경남 통영 출신인 신대식 전 감사실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인 지난 2006년 5월 대우조선해양 감사실장에 발탁됐다. 32년 간(1974년-2006년)의 한국산업은행(아래 산업은행) 생활을 마친 뒤였다. 대우그룹 계열사였던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00년 수조 원에 이르는 공적 자금이 투입되면서 산업은행을 대주주로 둔 '공기업'이 되었다. 그렇게 '남다른 사연'을 가진 공기업의 경영진을 감시.견제해야 할 임무가 그에게 부여됐다.

하지만 정권이 바뀌면서 신 전 실장의 운명이 바뀌었다. MB정권이 출범한 직후인 지난 2008년 10월 당시 남상태 대표가 이끌던 대우조선해양이 여권 인사들의 자리를 마련해주기 위해 감사실장인 그를 무리하게 징계해고한 것이다. '징계해고'라고는 하지만 '청와대 외압에 의한 강제해고'였다. 그가 언론 인터뷰와 청문회 등을 통해 '그 진실'을 공개하자 남상태 사장과 대우조선해양은 5건의 민.형사소송 제기로 보복에 나섰다. 하지만 12조 원 매출 기업의 보복적 소송폭탄에 맞서 그는 '5전 전승'을 얻어냈다. 

[관련기사]
매출 12조 기업의 '소송 폭탄', 그가 전승한 이유

"조세회피처 역외법인 운영 등의 자금 흐름 조사해야"

신 전 실장이 '강제해고'된 지 7년 만에 대우조선해양은 '부실'을 인정했다. 정성립 현 대표가 지난해 7월 수조 원의 부실을 인정한 것이다. 앞서 같은 해 4월 전임 고재호 전 대표는 이사회에 참석해 '2조5000억 원'의 부실을 자백했다. 그동안 회계부정(분식회계)을 통해 부실을 감추어왔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박근혜 정부는 지난해 10월 '청와대 서별관회의'에서 4조2000억 원의 공적 자금 지원을 결정했다. 이러한 사실이 홍기택 산업은행장의 폭로로 알려졌고, 여야는 이번주(8월 23일-25일, 국회 기획재정위와 정무위) 국회에서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청문회'를 연다.

서별관회의에 참석한 최경환(경제부총리).안종범(경제수석).홍기택(산업은행장) 등에 대한 증인 출석 논란으로 청문회 무산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신 전 실장은 지난 18일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대우조선해양의 비리경영, 회계부정 등을 방지하거나 그 규모를 줄일 수 있는 경고음이 2008년부터 울렸다"라며 "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은 부실, 비리, 회계부정에 무감각했고, 검찰은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라고 비판했다.

신 전 실장이 울렸다고 주장한 '경고음'은 ▲ 감사실장 강제해임(2008년) ▲ 남상태 연임 성공(2009년) ▲ 저가수주 논란(2009년) ▲ 연임 로비 의혹과 비자금 조성 의혹(2010년) ▲ 천신일-임천공업 등 납품업체 유착 비리(2010년) ▲ 남상태 사장 협력업체-이창하씨 돈 수수 의혹(2011년) ▲ 기술직 사원 채용 비리(2011년) ▲ 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 경영컨설팅 보고서'(2012년) ▲ 경영관리위의 경영실적 평가(2012년) ▲ 납품비리(2013년) 등이었다.


신 전 실장은 "사외이사나 고문의 면면을 보면 대우조선해양이 MB정권의 호구였다는 말이 결코 틀리지 않는다"라면서도 "(그렇게 정권 등) 외부요인도 작용했겠지만 (기본적으로) 대우조선해양의 부실은 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 자체의 문제였다, 임직원이 각자 위치에서 챙겨먹다 보니 그것이 누적돼 이렇게 부실화됐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우조선해양의 부실과 정권 차원의 비자금 조성 가능성을 연결시키는 시각에는 "동의하기 어렵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다만 신 전 실장은 "남상태 전 대표가 재임하던 때에 해외법인들을 인수합병하거나 조세회피처에 역외법인을 운영하면서 운영비 등의 명목으로 지원한 것이 있다"라며 "그런 돈은 부정하게 지출했을 수 있기 때문에 검찰은 그런 곳의 자금 흐름을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신 전 실장은 "이번 청문회에서는 서별관회의에서 4조2000억 원을 지원한 사유와 그 타당성 등을 검증해야 한다"라며 "하지만 4조2000억 원 지원 문제에만 몰두되어서는 안된다, 천문학적인 공적 자금을 지원하게 만든 부실경영, 비리경영, 회계부정, 관리감독 부재 등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4조2000억 원의 공적 자금을 투입하게 만든 '원인'과 '책임'을 가리는 것이 먼저라는 지적이다. 이는 결국 대우조선해양의 부실을 초래한 원인과 책임을 규명하는 일이기도 하다.

신 전 실장은 "(대우조선해양이 부실화된 것과 관련해) 산업은행이 무책임한 부분이 있지만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을 관리감독할 수 없는 여건을 만들었다"라며 "이렇게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을 제대로 관리할 수 없게 만든 (정권-산업은행-대우조선해양) 유착세력, 비호세력도 밝혀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대우조선해양은 지금도 거짓말하고 있고, 산업은행은 알면서도 입을 다물고 있는데 감사기능을 무력화(감사실 폐지 등)한 진상도 규명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신 전 실장은 "지금은 파산직전이어서 대우조선해양을 팔기가 쉽지 않다, 빠른 시기에 사업부별로 분할해서 매각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라며 "특히 차제에 회계부정을 저지른 (공)기업을 어떻게 처리할지 원칙,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제안했다.

다음은 지난 18일 <오마이뉴스> 사무실에서 3시간 동안 진행된 인터뷰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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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월 산업은행에서 작성한 <대우조선해양 경영컨설팅 보고서>의 일부. ⓒ 구영식


"감시·감독·평가 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아"

- 남상태(2006년-2012년).고재호(2012년-2015년) 사장은 회계부정(분식회계)와 배임수재,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되고, 민유성.강만수.홍기택 전 산업은행장도 검찰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에서 오랫동안 근무했던 간부로서 어떤 생각이 드나?
"지금 상황으로 보면 지난 10년간 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 조직이 형편없이 망가졌다는 생각이 든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2001년 7월엔가 대우사태와 관련해 당시 신영균 사장이 분식회계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 남상태 전 사장은 그 당시 재무분야를 담당하는 임원이어서 분식회계에 관여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그런데 또 다시 비리경영, 부실경영, 분식회계 혐의 등으로 구속된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이야 (사기업인) 대우그룹이 모태이고, 거기서 성장한 사람들이라는 점에서 그렇다치더라도 산업은행은 국책은행 맏이로서 역사와 전통이 있고, 국내외에서 차지하는 위상과 체면이 있는데 (이렇게 망가져) 놀랍고 안타깝다. 지난 8년간 산업은행을 이끈 민유성-강만수-홍기택 전 행장이 검찰의 수사선상에 올라 있는 것은 산업은행의 위상과 체면, 대외적인 신용도에 엄청난 타격을 줬다.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안타깝고 놀라울 따름이다.

산업은행이나 대우조선해양은 정부나 국회에서 감시.관리감독.평가하는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는데 이런 것(감시.관리감독.평가 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는 의미여서 (더욱) 의아스럽다. 또 대우조선해양은 산업은행의 자회사로서 산업은행에서 감시.관리감독.평가하는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는데 그런 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

- 대우조선해양의 회계부정 규모는 5조 원대(5조7059억 원)에 이르고, 그만큼 회사는 부실화됐는데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는가?
"회계부정은 처음에는 작은 규모로 시작해 점점 커지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검찰이 발표한 5조 원 대의 회계부정은 2012년부터 2015년까지 한정된 규모이고, 남상태 전 사장이 재임했던 2006년부터 2011년까지도 수사한다고 발표했으니까 회계부정 규모는 더 커질 것이다. 회계부정은 2012년 이전부터 저질러졌고, 그 규모는 아주 크다고 본다. 부실경영, 비리경영, 회계부정이 저질러진 배경에는 '기업지배구조'가 실패하고, 경영진의 탐욕이 앞섰다고 본다. 

부실이나 비리행위를 아주 가볍게 여기는 풍토가 만연하고 비리행위를 능가하는 기대가 있었다고 본다. 비리를 저질러 처벌받는다고 하면 굉장히 부담되는데 그걸 무마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빠졌고, 비난받거나 처벌받는다고 해도 그것보다 더 큰 보상이나 대사가 있다는 기대감이 있어서 부실경영, 비리경영이 저절러졌다. 애초에 처벌받는다는 생각조차 안했을 수도 있고, 부실이나 회계부정을 하찮게 여기는 분위기가 있어온 것이다."

- 결국 대우조선해양(과 산업은행) 경영진의 비리나 부패 때문인가?
"참 이해 안되는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결국은 경영진을 잘못 선임했던 것 아니겠나? 그리고 경영진을 선임한 이후에는 수시로 검증해야 하는데 이를 게을리하고 방치했다. 경영진을 통제하지도 못하면서 (무조건) 믿은 것이 화근이었다. 이는 남상태 전 사장을 두고 하는 말이다. 남상태 전 사장은 사원 때부터 자금(재무)담당으로 수십년간 산업은행을 출입했다. 그래서 누구보다 산업은행이라는 조직의 업무 처리 행태나 분위기, 취약점 등을 잘 알고 있었다. 대우조선해양을 담당하는 (산업은행) 간부들의 면면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대우조선해양에 우호적인 산업은행 인사들이 많았다. 그렇게 인맥을 잘 쌓아놓고 있었다. 그래서 비리경영을 해도 대충 넘어갈 수 있고, 쉽게 해결할 수 있다는 유혹에 빠진 것 아닐까? 결국은 대우조선해양 경영진이 산업은행의 신뢰를 배반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환율효과 제외하면 몇 년 간 대규모 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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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비리혐의로 구속된 남상태 전 사장의 개인 비리와 관련된 핵심인물로 의심되는 삼우중공업 전 대표 정모씨가 1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부패범죄특별수사단 (단장 김기동 검사장) 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 최윤석


- 결국 인사 실패가 회계부정 등 비리경영으로 이어졌다는 것인가?
"그렇다. 경영진을 선임했으면 시스템에 의해서 감시.감독.통제했어야 하는데 그것을 게을리했다. 게다가 평소에 서로 잘 아니까 믿어버린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은 그것을 역으로 이용했다. 산업은행 정도는 쉽게 해결할 수 있다는 자만과 유혹에 빠졌다."

- 대우조선해양 경영진이 산업은행의 신뢰를 배반했다는 것은 무엇인가?
"산업은행이 (감시.감독.평가에서) 게을리한 것도 있지만 평소 잘 아는 사이니까 설마 대우조선해양에서 비리경영이나 부실경영, 회계부정을 저지르겠나 하고 믿는 구석이 있었는데 그것을 완전히 배반했다는 얘기다. 특히 산업은행은 정부 부처나 감사원, 언론 등 대외기관에 약하다. 말썽이 생기는 것을 싫어한다. 그래서 산업은행 사람들은 겁이 많고 소심한 편이다.

남상태 전 사장은 그런 것들을 잘 알고 있다. 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 담당자가 2-3년마다 바뀌고, 총재(행장)가 바뀌지만 남상태 전 사장은 사원 때부터 30년도 넘게 산업은행을 드나들었기 때문에 산업은행의 히스토리(역사)를 꿰뚫고 있다."

- 지난 17년간 대우조선해양에 10조 원 이상의 공적 자금이 투입됐는데 어떻게 이렇게 부실화될 수 있는지 참 의문이다.
"공적 자금이 투입됐다고 부실화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결국 경영을 잘 했어야 했다.공적 자금이 투입되면 되도록 (빠른 시일 안에) 기업을 정상화시키고, 공적 자금도 상환해서 (공적 자금을) 졸업했어야 한다. 조선업이 경기변동에 민감하기도 하지만 경영진의 잘못이 많다. 물론 복합적인 요인으로 분식회계, 부실경영이 저질러졌다고 본다.

남상태 전 사장의 3년(2006년 3월부터 2009년 3월까지) 실적을 보면, 2008년부터 매출이 10조 원대로 성장했다. 영업이익도 호조를 보였고, 당기손이익도 증가했다. 재무제표상 손익계산서를 보면 수익성이 양호하다. 매년 수천억 원의 수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것이 대부분 환율효과에 따른 수익이었다. 이명박 정부 초기에 1000원 하던 환율이 1100원, 1200원으로 오르면서 그 효과를 봤다.

그래서 그 환율효과 때문에 이익이 난 것처럼 돼 있지만 2008년부터 환율효과를 제외하면 몇 년 간 대규모 적자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남상태 전 사장이 경영을 잘 한 것도 아니다. 이것은 대우조선해양만이 아니라 삼성중공업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현대중공업은 환율효과가 없어도 이익을 낸 경우다(2009년도 제외)."

"남상태 전 사장, 경영 잘 했다고 보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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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 ⓒ 대우조선해양

- 환율효과를 제외하면 몇 년 간 대규모 적자라는 사실은 어떻게 드러났나?
"산업은행이 2011년에 대우조선해양을 대상으로 정밀기업진단에 들어갔다. 이것을 '경영컨설팅'이라고 한다. 산업은행은 진단이 끝난 뒤 2012년 1월에 <대우조선해양 경영컨설팅 보고서>를 냈다. 그 보고서를 보면 환율효과로 2008년 4017억 원의 당기순이익이 난 것으로 되어 있는데 환율효과가 1조2170억 원의 이익이다. 그렇다면 실질적으로는 8153억 원 적자라는 얘기다. 그런 식으로 환율효과를 제외하면 2009년과 2010년, 2011년 9월까지 적자였다."

- 그것은 무엇을 의미하나?
"수주를 받아와서 배를 생산해도 돈을 못남긴다는 것이다. 저가로 배를 수주해왔거나 생산공정 관리가 제대로 안돼서 원가가 많이 들어갔거나, 기술력이나 설계력이 부족했거나, 국내협력회사가 비용을 부풀려서 청구해 받아갔거나…. 그런 요인들이 쌓여 부실이 눈덩이처럼 점점 커졌다. 카드 돌려막기식으로 경영을 하다가 작년에 (부실문제가) 터진 것이다."

- 환율효과를 빼고 마치 수익을 낸 것처럼 꾸민 이유는 뭘가?
"일부러 꾸미지는 않았다. 장부에 있는 외화자산을 당시 환율로 평가하다 보니까 수익이 난 것으로 기재한 것이다."

- 왜 저가수주한 것인가?
"보통 원가에 못미치는 것을 알면서도 수주하는 것이 저가수주다. 그런데 완전히 원가에 못미친다고 인식했다기보다는 공기(공사기간)를 단축시키면 인건비가 적게 들어가니까 이익을 낼 수 있을 거라고 예상하고 저자수주해온 것이다. 처음부터 저가수주해왔는지는 모르지만."

- 그렇다면 남상태 전 사장이 경영을 잘 했다고 볼 수는 없는 것 아닌가?
"환율효과가 커서 수익이 났기 때문에 남상태 전 사장의 경영능력이 탁월했다고 보기 어렵다. 환율효과도 있었고, 당시 조선업이 호황이어서 수주물량이 많아 계약을 많이 체결했다. 그런 대외적 요인들이 남상태 전 사장에게 도움이 된 것이다. 하지만 장부를 꼼꼼하게 들여다보면 경영을 잘 했다고 볼 수 없다."

- 남상태 전 사장은 두 번이나 연임했는데 국책은행 관리 기업에서 흔한 일인가?
"남상태 전 사장 이전에 사장을 지낸 정성립 현 사장이 5년간 대표 이사를 지낸 적이 있긴 하지만 연임이 흔한 일은 아니다. 경영성적만 좋다면 연임할 수 있겠지만 남상태 전 사장은 경영성적이 좋아서 연임한 것은 아니다."

- 그런데 남상태 전 사장이 노무현 정부에서 처음으로 사장으로 임명됐다는 점은 어떻게 봐야 하나?
"그 당시 사장 후보가 누구 누구였는지 정확하게 알지 못하기 때문에 제 의견을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다만 주변에서 들은 바로는 당시 경합했던 후보들이 여럿 있었는데 외부인사의 경우 큰 조직을 관리한 경험이 부족해서 내부인사끼리 경쟁이 이루어졌다. 남상태 전 사장은 어떤 '배경'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수십년간 산업은행을 출입하면서 쌓은 인맥들이 호의적으로 평가해준 것이 (사장 선임에) 영향을 미쳤다. 참여정부에서는 낙하산이 거의 없었다. 산업은행에서 최종 선임하는 것이지만 복수 후보를 추천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

"산업은행, 남상태 호의적으로 평가해 연임 가능"

- 그때는 어떻게 대우조선해양 사장을 선임했나?
"제가 아는 바로는 청와대에서 했다고 말할 수는 없고, 후보를 추천받아서 검증한 뒤 주총에서 의결했다. 청와대에서 낙점했다는 얘기가 외부로 공개된 적이 없다. 형식상, 법상으로 어느 정부에서든 청와대에서 낙점할 수는 없다. 대주주가 주총에서 대표 이사를 선임하도록 되어 있다."

- 하지만 어느 정부에서든 그렇게 큰 공기업 인사에는 청와대 입김이 들어가지 않나?
"저도 그렇게 알고 있다. 다만 참여정부에서는 법상 권한을 가진 기관의 의견을 많이 존중해줬다."

- 남상태 전 사장은 산업은행에서 적극 지원해준 것 아니겠나?
"그것까지는 모르겠다. 들리는 바로는 산업은행에서 호의적인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안다."

- MB 처남(김재정)과 중학교 동창 사이인 남상태 전 사장이 연임하기 위해 이명박 정부 실세들을 상대로 로비했다는 얘기가 파다했다. 남 전 사장이 왜 그렇게 연임에 집착했다고 보나?
"내심은 알 수 없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이 주인없는 회사이기 때문에 경영을 잘 해서 계열사를 많이 늘려서 회장직에 오르려고 했다. 계열사를 많이 늘리면 매출이 늘어나고 경영을 잘한 것처럼 보이지 않나. 포스코처럼 계열사를 많이 늘려서 그룹체제로 전환한 뒤 회장직을 신설해 회장직에 오르는 꿈을 꿨을 것이다."

- 실제로 그렇게 하려고 했지 않나?
"회장직을 만들어서 3년임을 하려고 시도했다. 그룹체제로 전환해 회장으로 승격되면 밖에서 보기에 3연임은 아니지 않나. 그것을 꿈꾸었을 수 있고, 부실경영을 감추는 데 시간이 부족해서 연임하려고 했을 수도 있다. 그렇게 시간을 벌기 위해 연임을 시도했을 수 있고, 정치권의 누군가가 사장을 계속 하라고 권유했을 수도 있다. 남상태 전 사장이 사장 되면 자기한테 유리하니까. 상장된 대기업의 회장 자리도 누릴 만했을 것이다.

[인터뷰②] "'대우조선은 MB정권의 호구'란 말 틀리지 않아"
[인터뷰③]대우조선 부실 경고음 수차례 울렸다"
#신대식 #대우조선해양 #남상태 #서별관회의 #산업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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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오마이뉴스 장지혜 기자 입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기보다는 세상으로 바람을 날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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