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주류 독식' 현실화, 권리당원 지지 막강

[이슈분석] 서울-김영주, 경기-전해철, 인천-박남춘 등 수도권 싹쓸이

등록 2016.08.21 21:55수정 2016.08.21 21:55
55
원고료로 응원
더불어민주당 차기 지도부 구성을 위한 전당대회 일정이 막바지로 치닫는 가운데, 권역별 최고위원으로 최고위원회를 구성하게 되는 광역시도당위원장 선출이 모두 끝났다. 결과는 온라인 당원을 중심으로 한 권리당원의 지지를 받은 주류 쪽 인사들의 압승이다. 특히 수도권에서 지난해 연말 대거 입당한 온라인 당원들의 위력이 확인되면서 향후 당 대표 경선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권리당원으로 뒤집힌 서울, 압도한 경기도

21일 수원 칠보체육관에서 열린 더민주 경기도당위원장 선거에서 전해철 의원이 당내 비주류로 분류되는 이언주 의원에게 득표율 63% 대 37%로 승리를 거뒀다. 대의원 투표에서는 전 의원이 57%, 이 의원이 42%로 15%포인트 차이가 났지만, 권리당원에서는 68% 대 31%로, 전 의원이 38%포인트 차이의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전 의원은 참여정부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을 지냈고, 문재인 전 대표의 최측근이다.

앞서 지난 20일 서울시당위원장 선거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범주류로 분류되는 김영주 의원이 박홍근 의원에게 승리를 거뒀다. 박 의원은 86세대로 민평련계의 지원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경선 과정에서 주류 측 당권주자인 추미애 의원과 보조를 맞춘 김 의원을 넘지 못했다. 특히 추 의원을 돕고 있는 최재성 전 총무본부장이 경선 내내 김 의원을 적극 지원하는 모습을 보였다.

득표 결과를 살펴보면 권리당원의 영향력은 더욱 분명해진다. 김 의원은 대의원 투표에서는 48%를 얻어 52%를 득표한 박 의원에게 밀렸다. 그러나 권리당원 투표에서 58%를 얻어 42%를 얻은 박 의원을 크게 눌렀다. 대의원 조직에서의 열세를 권리당원 지지로 뒤집은 것이다. 김 의원은 정청래 전 의원, 최재성 전 총무본부장, 김현 전 의원, 김홍걸 국민통위원장 등 문 전 대표의 지지층에 어필하는 인사들의 지원을 받았다.

인천시당위원장 경선에서도 범주류로 분류되는 박남춘 의원이 승리했다. 박 의원은 경쟁 상대였던 박우섭 인천 남구청장을 대의원과 권리당원 득표에서 모두 앞서 합계 67%의 득표로 압승했다. 박 의원은 행정고시 출신으로 해양수산부에 근무했고, 참여정부 청와대 인사수석비서관을 지냈다. 박 구청장은 지난해 2.8전당대회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했지만 낙선했고, 이번에도 원외-비주류의 한계를 넘지 못했다.

이렇게 수도권 당선자는 모두 권리당원의 지지를 바탕으로 승리를 거뒀다. 수도권 권리당원의 다수는 지난해와 올해 초 온라인 플랫폼으로 입당한 당원들인 것으로 분석된다. 당시 입당한 약 10만 명 가운데 4~5만 명 가량이 6개월 동안 당비를 납부해 권리당원 자격을 획득했고, 이 가운데 3만 명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들 대부분이 문 전 대표 지지층이라는 점에서 당 주류층의 단단한 기반이 되고 있다. 


더민주 한 당직자는 "온라인으로 입당한 당원들이 기존의 평당원들보다 훨씬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참여에도 훨씬 열정적"라며 "정치에 관심이 많았지만, 실제로 자기 의사를 반영해 본 적이 없던 계층이 결집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경기도에 한 의원은 "과거처럼 국회의원이나 지역위원장이 누굴 찍어야 한다고 내리는 오더는 더 이상 먹히지 않는다"라며 "권리당원이 대의원보다 민심에 가깝다는 걸 생각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주류는 추미애 지지? "역풍 불 수도..."

이러한 권리당원의 영향력은 당대표 경선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이번에 선출되는 시도당위원장은 호선으로 최고위원이 된다는 점이 변수가 될 수 있다. 현재까지 당선된 시도당위원장의 정치적 성향을 분류하면 부산 최인호 의원, 경남 정영훈 위원장, 대전 박범계 의원, 충북 도종환 의원 등 주류 쪽 인사가 대다수다. 당 지도부를 소위 '친노' 주류 쪽이 독식할 것이라는 전망이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이러한 기류는 단편적으로는 당 주류의 지원을 받는 추미애 의원에게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당선된 주류 측 시도당위원장의 조직력에다 이미 위력이 확인된 권리당원의 지원을 받게 된다면 김상곤 전 혁신위원장, 이종걸 의원과 경쟁에서 손쉽게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당초 추 의원과 김 전 혁신위원장이 주류 쪽 표를 나눠가질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선거가 막판으로 가면서 한 쪽으로 지지가 몰릴 가능성이 커졌다.

그러나 마냥 추 의원에게만 유리한 구도라고 해석하기는 어렵다. 추 의원은 후보연설회에서 "1등 후보를 흔들어서는 안 된다", "경선불복방지위원회를 만들겠다"라고 발언하면서 가장 유력한 대선주자인 문 전 후보 지지층의 눈길을 끌어왔다. 하지만 이러한 행보는 추 의원이 대표가 될 경우 당대표부터 권역별 최고위원까지 소위 '친문 일색'이 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문 전 대표의 '친정 지도부'가 되면 오히려 문 전 대표에게 부담이 된다는 것이다.

더민주 한 핵심당직자는 "표면적으로는 추 의원이 상당히 유리해진 상황"이라며 "김영주 의원, 전해철 의원, 박남춘 의원 등 수도권의 광역시도당위원장이 모두 추 의원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일방적 구도가 추 의원이나 문 전 대표에게 좋다고 할 수만은 없다"라며 "지도부가 친노 일색이 되는 것에 주류 일각에서도 우려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역풍의 가능성도 존재한다"라고 지적했다.
#추미애 #김상곤 #전해철 #이종걸 #김영주
댓글55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61세, 평생 일만 한 그가 퇴직 후 곧바로 가입한 곳
  2. 2 천연영양제 벌꿀, 이렇게 먹으면 아무 소용 없어요
  3. 3 버스 앞자리 할머니가 뒤돌아 나에게 건넨 말
  4. 4 "김건희 여사 라인, '박영선·양정철' 검토"...특정 비서관은 누구?
  5. 5 죽어라 택시 운전해서 월 780만원... 엄청난 반전이 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