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사막을 걷는 기분, 이렇습니다

[늘 푸른 섬 대청도 이야기 ①] 옥죽동 사막

등록 2016.08.26 11:14수정 2016.08.26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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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령도 점박이 물범 ⓒ 이상기


2박3일간 백령도와 대청도를 여행했다. 첫째 날 인천 연안부두 여객터미널에서 8시 30분에 출발하는 배를 타고 백령도 용기포항으로 들어간다. 오후에는 등대 해안, 사곶 해안, 두무진을 관광했다. 이중 사곶 해안은 규조토로 이루어져 물을 머금으면 단단하기 이를 데 없다. 그래서 천연 비행장으로 사용된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사곶해안은 천연기념물 제391호로 지정되었다.

두무진 역시 그 경치가 아름다워 명승 제8호가 되었다. 절벽이 병풍처럼 해안을 둘러싸고 있다. 절벽을 이루는 바위들은 기이하고 특별한 형상을 하고 있다. 사람들은 이들 기암괴석을 코끼리바위, 장군바위, 신선대, 선대암, 형제바위라고 부른다. 두무진 유람선 여행에서 나는 점박이 물범을 만날 수 있었다. 백령도 지역에 300마리 정도가 살고 있는 멸종위기종이다. 그래서 천연기념물 제331호가 되었다. 점박이 물범은 바다에 살지만, 어류가 아니고 포유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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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녀 심청 ⓒ 이상기


둘째 날 오전에는 심청각, 용틀임바위, 콩돌 해안을 찾았다. 백령도는 두 번째 방문인데 심청각의 전시물에 변화가 좀 있다. 지난번 전시물로는 판소리, 영화 등 시청각 자료가 돋보였다면, 이번 전시물로는 심청전 이야기 미니어처가 돋보인다. 심봉사의 젖동냥, 물에 빠진 심봉사를 구해주는 화주승, 인당수에 몸을 던짐, 연꽃을 타고 환생, 왕후가 된 심청의 아버지 상봉으로 이루어져 있다.

용틀임 바위 주변 절벽에는 그렇게나 많던 갈매기가 없다. 그것은 부화를 마친 갈매기들이 용틀임 바위를 떠났기 때문이다. 콩돌 해안은 그때나 이제나 변함이 없다. 이번에도 역시 신발을 벗고, 콩돌을 밟으며 물속에 들어갔다. 8월의 바다는 여전히 시원하다. 돌아오는 길에 사곶 해안 전망대에도 오르고, 서해 최북단 백령도 표지석을 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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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도 선진포항 ⓒ 이상기


그리고 오후 1시 30분 배를 타고 대청도로 떠난다. 배는 25분 만에 대청도 선진포 선착장에 도착한다. 백령도 용기포에서 대청도 선진포까지는 12㎞ 밖에 떨어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대청도에서 24시간 머물 예정이다. 오후 2시부터 저녁때까지 옥죽동, 농여, 미아동, 지두리, 모래울 해변을 살펴볼 것이다. 이들 지역에는 해안 사구, 해수욕장, 송림 등이 펼쳐져 있다.

셋째 날 오전에는 서풍받이 해안길을 트레킹할 것이다. 이 길은 대청도 여행의 하이라이트로 최근 많은 사람이 찾고 있다. 특히 조각바위 언덕에서 바라보는 해안 풍경은 가히 일품이다. 명승으로 지정해도 될 정도다. 이번 여행에서 천연기념물 제66호인 동백나무 자생지를 보지 못한 건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들을 본 우리는 오후 1시 55분에 선진포를 떠나 인천으로 가는 여객선을 타고 대청도를 떠났다.

옥죽동에 모래사막이 생기다 줄어든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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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죽동 모래사막 ⓒ 이상기


대청도 선진포(船津浦) 선착장에는 우리를 맞이하기 위해 초록별 펜션의 정창호 대표가 나와 있다. 우리는 중형버스를 타고 먼저 옥죽동으로 가 여장을 푼다. 그리고 바로 해안을 따라 발달한 모래사막을 보러 간다. 모래사막이라면 우리는 충남 태안군의 신두리 사구를 생각한다. 그런데 이곳 대청도 옥죽동에도 그에 못하지 않은 사구가 있다.

옥죽동 사구는 옥죽포와 농여 해안에서 불어오는 북풍에 의해 바다 모래가 쌓이면서 형성되었다. 주민들은 모래가 농토를 덮고, 당고개 쪽으로 발달하는 것을 막기 위해 방풍림을 조성했다. 모래사막이 선진포와 내동, 옥죽포를 연결하는 당고개를 넘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옥죽동 사구는 방풍림으로 인해 더 이상 발달하지 못하고 지금은 오히려 그 크기가 줄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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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죽동 사구: 아래로 방풍림이 조성되었다. ⓒ 이상기


옥죽동 사구는 폭이 600m, 길이가 1.6㎞에 이르며, 옥죽포 해안으로부터 해발 40m 지역까지 경사진 형태로 발달해 있다. 그러므로 사막은 산 중턱까지 모래산 형태를 이루고 있다. 우리를 안내한 정창호 대표는 지금처럼 관광객이 늘어날 것을 예상했다면, 방풍림을 조성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한다. 사막이 더 커질수록 관광자원으로서의 가치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농토를 확장해 쌀 생산을 늘리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이다. 대청도는 백령도와 달리 농토가 적어 주민들이 대부분 어업에 종사한다. 농토라고 해야 옥죽동에서 내동으로 이어지는 하천을 따라 조성된 논이 전부였다. 그러므로 이 지역이 모래에 덮이면 생존을 위협받을 수 밖에 없었다.

내동과 옥죽동 사이에는 한때 큰 연못도 있었다고 한다. 이 연못도 논을 늘리기 위해 1960년대 초 매립했다고 한다. 모래산과 연못이 없어진 옥죽동 지역은 이제 농업과 어업 그리고 관광업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70가구 정도가 살고 있다. 과거에는 60가구 정도가 어업에 종사했으나, 이제는 펜션, 식당 등 관광서비스업 종사자가 늘고 있다.

옥죽동 사막을 거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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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죽동 모래사막 안내도 ⓒ 이상기


옥죽동 사막에 가려면 옥죽포 해안을 따라 난 길을 지나 모래사막 주차장까지 가야 한다. 그곳에서 차를 내린 우리는 사막 입구로 들어간다. 우리는 사막을 체험한 다음 해솔길을 따라 자동차 도로인 대청북로로 나갈 것이다. 사막에 들어가자 고운 모래가 밟힌다. 그런데 바닥이 생각보다 단단해 발이 빠질 정도는 아니다. 그것은 모래가 적당한 수분을 함유하고 있어 모래밭이 열대지방처럼 건조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수분 때문에 군데군데 풀이 나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사막 저편 한가운데 낙타가 보인다. 우리는 그것을 보기 위해 걸어간다. 바다 쪽에서 바람이 불어와 더위를 조금은 식혀준다. 낙타는 두 마리다. 하나는 쌍봉낙타고 하나는 단봉낙타다. 사실 이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쌍봉낙타는 대개 중국에서 살고, 단봉낙타는 인도와 아라비아 그리고 아프리카에서 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중국에 가까운 것을 고려하면 쌍봉낙타 두 마리를 갖다 놓는 게 맞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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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죽동 사막의 낙타 ⓒ 이상기


낙타에게 다가가 보니, 이들 낙타가 비만이다. 낙타는 일반적으로 가늘고 호리호리한 몸매를 자랑하는데, 배가 하마처럼 불룩하다. 그리고 털을 표현하지 않아 피부가 너무 빤들빤들하다. 중국에 사는 쌍봉낙타는 겨울을 견디기 위해 털이 상대적으로 더 긴데 그것을 고려하지 않은 것 같다.

나는 쌍봉낙타를 돈황(敦煌)의 명사산에서 한 번 타본 적이 있다. 그래서 쌍봉낙타에 한 번 올라본다. 역시 편안하다. 앞뒤에서 몸을 지탱해주고, 앞쪽 봉을 손으로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모형 낙타의 높이가 2m가 넘어 낙타 등에 오르기 위해서는 힘을 좀 써야 한다. 남자들은 낙타에 올라 사진을 찍는데, 여자들은 조금 어려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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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포항의 어선들 ⓒ 이상기


낙타를 보고 우리는 산 쪽으로 더 올라간다. 그것은 산으로 오를수록 옥주포 해안을 잘 조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옥주포 해안 너머로는 백령도가 보인다. 백령도는 서해 5도 중 가장 큰 섬이다. 서해 5도라고 하면, 백령도, 대청도, 소청도, 대연평도, 소연평도를 말한다.
이들 다섯 개 섬은 원래 황해도 장연군과 벽성군에 속한 섬이었으나, 한반도가 38도선을 경계로 남북으로 분단되면서 경기도 옹진군에 속하게 되었다. 6․25사변 후 이들 섬과 육지 사이로 군사분계선이 생기면서 서해 5도라는 명칭이 생겨나게 되었다.
   
백령도는 면적이 51.09㎢나 되어 우리나라에서 8번째로 큰 섬이다. 장산곶까지 16㎞ 밖에 떨어지지 않아 서해 최북단의 섬으로 불린다. 주민수가 5636명인데, 주민과 비슷한 수의 해병대 군인이 주둔하고 있다. 대청도는 면적이 15.56㎢이며, 1612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옹진군 백령면에 속해 있다가 1974년 대청면으로 독립하게 되었다. 대청도는 백령도와 달리 수산업의 전진기지다. 그래서 주민의 80%가 어업에 종사하고 있다.

송림을 지나고 시냇물을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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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 외곽의 지뢰 철책 ⓒ 이상기


모래사막을 보고난 우리는 방풍림으로 조성된 송림 사이로 난 해송로를 따라간다. 그러자 시냇물이 나타난다. 하천을 따라 제방을 쌓았고, 그 안쪽으로는 철조망을 쳐 들어갈 수 없도록 했다. 철조망에는 지뢰라는 표식이 붙어 있다. 그쪽으로 더 이상 들어가지 말라는 경고 표지다. 제방으로 올라 길을 따라 가니 하천을 넘어가는 다리가 놓여 있다.

다리를 건너자 내동에서 옥죽포로 이어지는 대청북로가 나타난다. 우리는 모래사막과 해송로를 약 1㎞ 정도 걸은 셈이다. 한여름 그것도 오후 3시 넘어 30분 정도 사막을 걸었는데도 그렇게 덥지를 않다. 신장지방 쿠무타크 사막을 여행했을 때 더위에 비하면 상대가 안 된다. 그런 의미에서 옥죽동 모래사막은 진정한 사막이 아니다.

차에 오른 우리는 이제 다음 행선지인 농여 해안으로 이동한다. 농여 해안은 대청도 동북쪽 중 북쪽에 형성된 대표적인 해안이다. 곱고 단단한 모래가 동서로 길게 펼쳐져 있고, 해안 쪽으로 갯벌성 진흙도 약간 보인다. 우리가 이곳을 찾았을 때는 썰물로 물이 빠져 해수욕은 할 수가 없고, 어부들이 조개와 게 등을 채취하고 있었다. 이처럼 농여 해변은 해수욕장인 동시에 삶의 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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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여 해안의 어부 ⓒ 이상기


덧붙이는 글 2박3일간 백령도와 대청도를 여행했다. 백령도 여행기는 2011년 6월 14일부터 22일까지 연재한 바 있어, 이번에는 대청도 여행기만 연재하려고 한다. [늘 푸른 섬 대청도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5회 연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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