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건 수사 때마다 피의자 극단적 선택 반복

심적 부담 외에 여러 변수 더해져 비극

등록 2016.08.26 11:26수정 2016.08.26 11:26
0
원고료로 응원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기자 = 롯데그룹 2인자이자 신동빈 회장의 최측근인 이인원(69) 그룹 정책본부장(부회장)이 검찰 출석을 앞두고 숨진채 발견됐다.

검찰 조사를 앞두고 심적 부담을 느끼는 건 일반적인 일이다. 그러나 정·재계 유명 인사의 경우 그간 쌓은 사회적 위신이나 자존심, 명예가 무너졌다는 상실감이나 자신이 속한 조직을 위해 모든 것을 떠안고 희생한다는 생각이 더해져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가 적지않다.

검찰로서는 대형수사를 할 때마다 극도로 신경을 쓰는 부분이지만, 비극적인 일은 반복되고 있다. 이로 인해 검찰도 최근엔 극도의 부담감을 안고 수사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4월 검찰의 해외 자원개발 비리 수사를 받던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이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당일 오전 자택을 나선 뒤 북한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숨지기 직전 언론과 인터뷰에서 극도의 억울함을 호소하며 자신이 현 정부 실세 등에게 금품을 제공했다는 내용을 폭로했고, 결국 정국을 '성완종 리스트' 폭풍으로 몰아넣었다.

2014년 12월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 때도 문건을 유출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던 서울경찰청 정보1분실 최모 경위가 고향 집 부근에서 승용차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 역시 억울하다는 취지의 유서를 남겼다.

같은 해 7월엔 '철피아'(철도+마피아) 비리로 수사를 받던 김광재 전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이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면서 한강에 투신했다. 그는 납품업체 뒷돈을 받은 혐의로 검찰 소환조사를 앞두고 가족에게 심적 괴로움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엔 '함바'(건설현장 식당) 비리와 부산저축은행 예금인출 비리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아온임상규 전 농림부 장관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010년의 경우 서울중앙지검에서 '방산비리' 수사와 관련해 세 차례 참고인 조사를 받은 방산업체 넥스원퓨처(현 LIG넥스원) 전 대표 이모씨가 목을 매 숨진 채로 발견됐다. 이로 인해 검찰은 열흘간 수사를 중단한 뒤 재개했다.

2009년엔 5월엔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은 노무현 전대통령이 막다른 선택을 했다.

정·관계와 재계 등을 대상으로 도·감청이 이뤄졌다는 이른바 'X파일'을 둘러싼 안기부·국정원 도청 의혹 사건과 관련해 2005년 검찰에서 세 차례 조사를 받은 이수일 전 국정원 2차장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2004년 3월엔 노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에게 인사청탁 대가로 3천만원을 건넨 혐의를 받던 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이 투신했다.

같은 해 2월엔 운수업체로부터 1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안상영 전 부산시장이 구치소에서 숨졌고, 4월엔 납품비리에 연루된 박태영 전남지사가, 6월엔 전문대 설립 과정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받던 이준원 파주시장이 목숨을 끊었다.

한 해 전인 2003년 8월에는 대북 송금 및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서 수사를 받던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이 서울 중구 계동 현대그룹 사옥에서 투신자살해 충격을 줬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인원 #자살 #신동빈 #롯데그룹 #검찰수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바른 언론 빠른 뉴스' 국내외 취재망을 통해 신속 정확한 기사를 제공하는 국가기간뉴스통신사입니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AD

AD

AD

인기기사

  1. 1 아니, 소파가 왜 강가에... 섬진강 갔다 놀랐습니다
  2. 2 "일본정치가 큰 위험에 빠질 것 우려해..." 역대급 내부고발
  3. 3 시속 370km, 한국형 고속철도... '전국 2시간 생활권' 곧 온다
  4. 4 두 번의 기회 날린 윤 대통령, 독일 총리는 정반대로 했다
  5. 5 '김건희 비선' 의혹, 왜 자꾸 나오나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