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군민 사드 반대 인간띠잇기 "여기 사람이 있다"

성산포대에서 성주군청까지 약 2.5km 구간 인간띠 잇고 "대한민국 사드 반대" 외쳐

등록 2016.08.27 22:21수정 2016.08.27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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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투쟁위가 27일 오후 성산포대에서 성주군청까지 인간띠잇기 행사에 앞서 성주군민들의 입장을 나타내는 성명서를 읽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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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 군민들이 27일 오후 성산포대에서 성주군청까지 인간띠잇기 행사를 가진 가운데 행사에 앞서 '사드 가고 평화 오라'는 글귀를 쓰고 있다. ⓒ 조정훈


"여기 사람이 있다! 전 세계 어느 곳에도 사람의 거주지역을 앞에 두고 사드를 배치한 사례는 없다. 왜 성주군민의 머리 위로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 사드레이더를 쏘려고 하는가. 왜 성주군민을 생체실험의 대상으로 삼으려 하는가. 도대체 왜 국가가 국민의 생존권을 위태롭게 하는가."

사드 배치 반대를 외치며 46일째 촛불을 이어오고 있는 성주군민들이 성산포대 앞에서 성주군청까지 약 2.5km에 이르는 인간띠잇기 행사를 가졌다.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3000여 명의 주민들은 27일 오후 6시 30분부터 인간띠를 잇는 행사를 갖고 '한반도 사드 배치 반대'를 외쳤다. 이들은 '사드 배치 결사반대'가 쓰인 펼침막을 손에 들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오후 6시 30분 성산포대에서 시작된 행사는 먼저 '사드 가고 평화 오라', '여럿이 함께 손잡고'를 붓으로 쓴 뒤 김안수, 정영길, 백철현 공동투쟁위원장이 '사드철회 평화실천 인간띠잇기 선언문'을 낭독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우리는 주면 주는 대로 받아먹는 개돼지가 아니다"라며 "우리의 생존이 달린 문제에 대해 국가는 왜 우리의 뜻을 물어보지 않는가, 우리는 대한민국의 국민이고 민주공화국의 당당한 시민이다"고 외쳤다.

이어 "우리가 국가를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우리를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라며 "도대체 왜 국가는 우리가 국민으로서 누려야 할 정당한 권리를 짓밟고 우리의 희생을 강요하느냐"고 되물었다.

투쟁위는 "우리는 우리의 생존과 대한국민으로서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죽음을 불사하고 싸울 것"이라며 "국가의 부당한 결정에 항거하며 가족과 이웃과 더불어 손잡고 평화를 불러 외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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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배치 반대 인간띠잇기 행사가 27일 오후 성주 성산포대에서 성주군청까지 열린 가운데 투쟁위원장들이 태극기를 들고 행진하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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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배치 반대를 요구하며 27일 오후 성산포대에서 성주군청까지 인간띠잇기 행사를 진행한 주민들이 깃발을 앞세우며 성주군청으로 들어오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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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배치 반대를 요구하며 27일 오후 성산포대에서 성주군청까지 인간띠잇기 행사를 진행한 가운데 가족들과 함께 나온 주민이 깃발을 들며 성주군청으로 들어오고 있다 ⓒ 조정훈


선언문 낭독이 끝나자 주민들은 '애국가'와 '고향의 봄' 노래를 합창했다. 절절한 표정으로 노래를 부르던 일부 주민은 노래를 부르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흰색과 파란색 옷을 입고 나온 주민들은 전체 구간을 20개의 소구간으로 나눠 인간띠를 형성한 뒤 3차례 파도타기를 진행했다. 이어 풍물패를 선두로 만장과 깃발을 앞세워 성주군청까지 약 1시간 정도 행진을 진행했다.

투쟁위원장들은 태극기와 평화를 상징하는 파란 나비를 그린 그림을 들고 풍물패 뒤를 따랐다. 이들이 거리를 행진하며 '사드 반대'를 반복해 외치자 뒤따르는 주민들도 함께 사드 반대를 외쳤다.

성주군청에서는 성산포대에서 행진해오는 주민들을 기다리며 '단심줄놀이가 진행됐다. 오색의 흰 천을 꼬는 단심줄놀이와 풍물패의 음악, 이들을 기다리던 주민들의 박수소리를 들으며 오후 7시 30분쯤 선두가 군청 앞마당으로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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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 성주 성간포대에서 성주군청까지 사드 배치 반대 인간띠잇기 행사에 참석한 한 여성이 아이를 안고 사드 반대를 외치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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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배치 반대를 요구하며 27일 오후 인간띠잇기 행사를 진행한 성주군민들이 태극기와 만장을 앞세우며 군청으로 들어오자 단심줄놀이를 하며 주민ㄷ르을 반기고 있다. ⓒ 조정훈


성주군청에 들어온 주민들은 "성주군민 하나 되어 사드배치 막아내자"며 구호를 외치고 인간띠잇기 행사가 끝나자마자 곧바로 46일째 촛불집회를 열었다.

김안수 공동위원장은 "군민들의 자발적 참여와 온 군민의 단결된 모습이 정부나 청와대에 전해졌을 것으로 본다"며 "우리의 단결된 모습을 보고 성주에 사드는 바로 철회하고 큰 상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김항곤 성주군수가 성산포대 대신 제3부지를 선택해 달라고 한 발언을 비난하기도 했다. 이들은 "성주 어느 곳이든 성주 주민들이 살고 있다"며 "성주가 아닌 한반도 사드 반대"를 외치며 투쟁위원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한편 김천에서도 사드 배치 반대를 외치는 촛불집회가 열렸다. 혁신도시인 율곡동 안산공원에서 열린 촛불집회에는 약 1000여 명이 참석해 국방부를 비난하고 사드 배치 철회를 요구했다.  
#사드 #인간띠잇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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