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보는 눈

[살며 사랑하며⑥]

등록 2016.09.09 11:11수정 2016.09.09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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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시인의 사회 모든 아이들에게서 가능성을 열어두셨던 키팅 선생님. 우리 아이들을 거목이 되게 하는 거대한 원천은 우리에게도 분명 있습니다. ⓒ Touchstone Pictures


식물을 좋아하는지라 사무실에 화분을 하나 둘 들여놓다보니 숲속 같은 분위기입니다. 여러 화분 중에 민트 허브가 눈에 띄게 잘 자랍니다. 처음 사왔을 때는 반뼘이나 됐을까, 일주일 단위로 쑥쑥 크더니 어른 팔뚝만큼이나 됐습니다. 대체 얼마나 더 클까 싶더군요. 그리고 차를 마시다 창밖 상수리나무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4층 높이 키에 수령이 100년은 족히 됐음직합니다.


문득 드는 생각이, '허브 민트가 저 상수리 나무만큼 클 수 있을까?' 어림없겠지요. 이것은 풀이고 저것은 나무니 유가 다르지요. 그러나 저 4층 높이의 아름드리 상수리나무가 분명히 허브 민트 키만큼 작았던 적이 있지요.

가정에서든 학교에서든 우리는 항상 어린 아이들 모습만 보게 되지요. 아이가 자라서 큰 나무가 되는 것을 선생님이나 부모는 볼 수 없습니다. 만약, 작은 나무가 나중에 저리 큰 나무가 될 것을 미리 안다면 아이들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민트처럼 작은 꼬맹이들이 누구나 저 큰 나무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놓을 때 비로소 교육이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그 마음을 가진다면 반항하는 아이에게 역정 내거나 소리지르기보다 찬찬히 들어주고, 그렇게 들어주다가 한번 꼬옥 안아줄 수 있을거 같습니다. 처음에는 어렵겠지요. 그러나 부모와 선생님들이 반드시 그래주어야 하는 이유는, 아이들은 자신들이 훗날 저 큰 나무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 무한한 가능성을 아이들 스스로 발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 교육이어야 할 겁니다.

지난달 '죽은 시인의 사회'가 재개봉됐지요. 로빈윌리엄스가 선보인 키팅 선생님이 학생을 어떤 시각으로 보는지가 전편에 흐릅니다. 그 중에 한 장면, 시 작문 숙제를 실패한 토드(에단 호크)를 앞으로 불러내어 용기를 북돋우다가 토드의 눈을 가리고 그의 가슴 속에 잠든 언어를 마침내 아름다운 시어로 넘쳐나게 합니다. 키팅 선생님이 보여준 열정과 사랑은 보는 이의 가슴을 뜨겁게 합니다. 키팅 선생님은 학생들 누구에게나 그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정확히 알고 있었던 듯 싶습니다. 키팅 자신에게서 이미 발견했기에 가능한 일일 겁니다.

역시 부모나 선생님이 먼저 자신에게 있는 그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해야 합니다. 자신에게 없는 것은 남에게 줄 수 없고, 그것이 무엇인지 모르면 아이들에게 있어도 알아보지 못할 겁니다.


모든 인간에게는 그 가능성을 드러내게 하는 거대한 원천이 있다고 합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절대로 소멸되지 않는 원천이라고 합니다. 그것은 제각각 다른 것이 아니라 동일한 하나의 원천이라고 합니다. 인류의 위대한 스승들이 모두 그 동일한 원천과 하나됨을 이루었다고 하지요.

그 원천을 향해가는 첫걸음입니다.
가정에서나 학교에서나
우리 아이들에게
Be kind.

******
#교육 #원천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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