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수 사표 수리한 박 대통령의 '진의'가 드러났다

특별감찰관실 직원들에게 "퇴직하니 국감 안나가도 돼" 지시... 미르·K스포츠 국감 방해 의혹

등록 2016.09.28 13:19수정 2016.09.28 16:54
26
원고료로 응원
a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 ⓒ 연합뉴스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과 미르·K스포츠 재단 의혹을 국정감사에서 다루지 못하게 하려는 청와대의 '꼼수'가 들통났다. 법무부의 요청을 받은 인사혁신처가 특별감찰관실 별정직 6명에게 퇴직을 통보하고 해당 직원들에게 "자동퇴직이니 국정감사에 출석하지 않아도 된다"는 지시를 내린 것이 28일 뒤늦게 밝혀진 것이다.

당장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3일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의 사표를 한달 만에 수리한 '진의'가 드러났다는 질타가 나왔다. 이 전 감찰관은 오는 3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기관증인으로 채택돼 미르·K스포츠 재단의 대기업 기부금 출연 외압 의혹 등에 대한 증언을 할 예정이었다. 더욱이 청와대는 지난 8월 이 전 감찰관이 우병우 민정수석 감찰 내용 누설 의혹으로 사표를 제출하자 '검찰 수사를 지켜본 뒤 결정할 것'이라며 사표 수리를 미뤄오고 있던 터였다.

물론 청와대는 당시 "시일이 많이 지났기 때문에 사표를 수리한 것이지 특별한 사유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전 감찰관에 이어 실질적인 감찰업무에 종사한 별정직 직원들을 모두 퇴직시킨 사실이 드러난 만큼, 이 전 감찰관의 사표를 뒤늦게 수리한 까닭이 국감 증언을 막기 위한 조치라는 의혹에 더욱 힘이 실리게 됐다.

"시행령 따르면 특별감찰관보 직무 대행하게 돼있는데..."

a

박범계 "특별감사관 직원 퇴직통보는 국감 무산시키려는 의도"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김재수 장관 해임건의안 수용 및 국정감사 정상화 촉구 의원총회에 참석해 "인사혁신처에서 특별감찰관의 사직으로 별정직 6명이 자동 퇴직된다"며 "한 달 동안 수리 안 되다가 전격적으로 사표 수리한 것은 국정감사 자체를 무산시키기 위한 것이다"고 지적했다. ⓒ 유성호


이날자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법무부는 "특별감찰보와 감찰담당관은 임용 당시 특별감찰관의 임기 만료와 함께 퇴진한다"는 특별감찰관법 시행령(제3조 4항)을 퇴직요청 근거로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후임 특별감찰관이 임명되지 않았고, 이석수 전 감찰관의 본래 임기가 2018년 3월까지인 점을 감안하면 논란이 있을 수밖에 없는 해석이다.

야당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금태섭·박범계·박주민·백혜련·조응천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위원들은 "이 전 감찰관은 임기가 끝난 게 아니라 임기를 남겨두고 사표를 낸 것이기 때문에 (법무부가 근거로 내세운 해당 시행령과 관련해) 해석의 여지가 있다"라며 "그런데 법무부에서는 이 전 감찰관이 사표를 내면 나머지 감찰관들도 자동퇴직된다는 것으로 해석했다"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 "이번 국감이 미르·K스포츠재단의 감찰이 될 것 같아 이런 조치를 취한 것이라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모든 것을 지휘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라며 "30일 특별감찰관실 국정감사가 예정돼 있는데, 국정감사 자체를 무산시키려는 의도다"라고 강조했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따로 기자회견을 열어 "현행 특별감찰관법 시행령에 따르면 특별감찰관이 사고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으면 특별감찰관보가 그 직무를 대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을 공정하게 집행하고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할 법무부가 직권남용을 통해 청와대의 홍위병으로 나선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이 전 감찰관을 법사위의 10월 14일 종합감사에 일반증인으로 채택해 청와대가 감추려고 하는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의혹,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비위행위에 대해 증인심문을 하도록 추진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석수 #박근혜 #미르 #K스포츠 #국정감사
댓글26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천연영양제 벌꿀, 이렇게 먹으면 아무 소용 없어요
  2. 2 61세, 평생 일만 한 그가 퇴직 후 곧바로 가입한 곳
  3. 3 버스 앞자리 할머니가 뒤돌아 나에게 건넨 말
  4. 4 "김건희 여사 라인, '박영선·양정철' 검토"...특정 비서관은 누구?
  5. 5 죽어라 택시 운전해서 월 780만원... 엄청난 반전이 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