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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 PS 선발진 구성, 커쇼 또 3일 휴식 후 등판하나

[MLB] 건강한 베테랑 선발 3명, PS 대비한 로테이션 조정중

16.09.28 18:24최종업데이트16.09.28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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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확정지은 로스앤젤레스 다저스가 포스트 시즌 선발 로테이션 운영을 대비하고 있다. 다저스는 28일(이하 한국 시각) 경기의 선발투수로 당초 29일 등판 예정이었던 일본인 투수 마에다 겐타를 내세웠다.

마에다를 28일 경기에 선발로 등판시킨 것은 나름의 의미가 있다. 28일 경기를 등판한 뒤 선발 로테이션의 정상적인 간격대로 4일 휴식을 취하면, 다음 등판은 10월 3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원정 경기로 다저스의 정규 시즌 마지막 경기가 된다.

보통 포스트 시즌 진출을 준비하는 팀의 경우, 정규 시즌의 마지막 3~4경기를 포스트 시즌에 등판할 선발투수들의 컨디션을 점검하는 등판으로 활용한다.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순위 결정전이 걸려 있으면 해당 선발투수들은 한계 투구수에 이를 때까지 승부를 책임지는 투구를 하지만, 포스트 시즌 진출이 확정된 팀의 경우 해당 투수들은 컨디션 점검 후 조기 교체되기도 한다.

마에다를 시즌 마지막 경기에 등판시키기 위해 로테이션을 조정했다는 것은 마에다가 디비전 시리즈 처음 3경기 중에 한 경기에 선발로 등판할 것임을 암시하는 것이기도 하다. 다저스의 디비전 시리즈 1차전 선발은 부상 발생 등의 이변이 없다면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이다.

9월에 다저스 로테이션을 지킨 커쇼

다저스의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28일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의 원정 경기에 앞서 LA 타임즈 등 로스앤젤레스 언론들과의 인터뷰를 했다. 이 인터뷰에서 로버츠 감독은 디비전 시리즈에서 커쇼, 리치 힐, 마에다를 각각 1·2·3차전 선발투수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 선수는 올 시즌 9월부터 다저스의 상위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고 있는 선수들이다. 커쇼는 허리 디스크 통증으로 7월과 8월을 통째로 쉬는 바람에 올 시즌 20경기 선발 등판에 그쳤다. 커쇼는 데뷔 시즌인 2008년 21경기에 선발로 등판(1구원)하면서 107.2이닝을 던졌는데, 올 시즌 커쇼는 데뷔 이후 두 번째로 적은 이닝(142이닝)을 던졌다. 커쇼는 앞으로 한 번의 등판만 남아 사실상 선발투수 규정 이닝 진입(162이닝)이 불가능해졌다.

커쇼는 9월에 복귀한 뒤 4경기에서 1승 1패 평균 자책점 0.86을 기록하면서 다저스가 지구 우승을 확정하는 데 기여했다. 마이너리그 정규 시즌이 끝났고, 지구 우승을 확정지어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커쇼는 단 3이닝만 재활 등판을 거친 뒤 복귀전을 치렀다. 9월 첫 경기에서는 3이닝만 소화했지만 경기를 치르면서 5이닝, 6이닝, 그리고 7이닝까지 소화 이닝을 끌어올렸다.

에이스 커쇼의 뒤를 이어 포스트 시즌 선발투수로 내정된 선수는 베테랑 왼손 투수 리치 힐이다. 힐은 올 시즌 후반기에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시절 손가락 물집이 터지는 바람에 부상자 명단에 있는 상태에서 다저스로 트레이드됐다.

이 때문에 힐은 올 시즌 19경기 선발 등판에 그쳤고, 다저스로 이적한 후에도 손가락 물집의 상태를 점검하느라 5경기 등판에 그쳤다. 그러나 힐은 일단 건강하게 등판했던 5경기에서 3승 2패 평균 자책점 1.53으로 선전했다. 손가락 보호를 위해 다저스 이적 후 힐은 아직까지 한 경기에서 100구를 던진 적이 없다.

포스트 시즌에서 3번째로 선발 등판에 나서게 될 일본인 투수 마에다는 올 시즌 다저스에서 등판했던 수많은 선발투수들 중에서 유일하게 선발 로테이션을 한 번도 거르지 않았다. 커쇼와 동갑인 1988년생 중고 신인이지만, 일본 리그에서의 많은 경험을 토대로 관록 있는 투구를 선보이고 있다. 마에다는 올 시즌 30경기에서 16승 9패 평균 자책점 3.20을 기록했고, 169이닝을 던지며 규정 이닝도 넘겼다.

다만 이 3명의 선발투수들이 얼마나 긴 이닝을 소화할지는 장담할 수 없다. 힐의 경우 손가락 보호를 위해 로버츠 감독이 철저하게 투구수를 제한하고 있고, 마에다는 올 시즌 최다 이닝이 7이닝으로 완투가 한 차례도 없다.

물론 올 시즌 구원투수 평균 자책점 1위(3.25)를 기록한 다저스의 든든한 뒷문이 있기 때문에 선발투수들이 굳이 무리해서 완투를 할 필요가 없었다. 선수 관리에 있어서 무리를 시키지 않았던 로버츠 감독은 선발투수들이 어느 정도 한계점에 다다르면 과감하게 교체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

아직 확정되지 않은 4차전 선발, 커쇼 또 3일 휴식 후 등판하나

다만 다저스가 디비전 시리즈에서 4차전까지 갈 경우 선발로 어떤 선수가 등판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4년 연속 포스트 시즌 진출을 확정지은 다저스는 돈 매팅리 감독(현 마이애미 말린스 감독)이 맡던 지난 3년 동안 디비전 시리즈에서 3명의 선발투수로 시리즈를 운영했다.

류현진이 다저스에 합류한 이후, 다저스는 2013년과 2014년의 디비전 시리즈에서 커쇼와 잭 그레인키(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그리고 류현진의 순서대로 선발투수가 등판했다. 그런데 2013년과 2014년 모두 3차전에서 시리즈를 결정짓지 못하자 매팅리 감독은 1차전 등판 후 3일만 휴식을 취했던 커쇼를 4차전에 등판시키는 초강수를 뒀다.

2013년의 경우 다저스는 동부지구 1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상대했는데, 1차전에서 커쇼가 업도적인 투구를 선보이며 여유 있게 경기를 잡았다. 그러나 2차전에서 그레인키가 패전을 기록하면서 조급해진 매팅리는 3차전에서 류현진이 다소 많은 실점을 하자 리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류현진을 대타로 조기 교체하는 강수를 두기도 했다.

2015년에도 매팅리 감독은 3인 로테이션으로 디비전 시리즈 선발진을 꾸렸다. 자세히 말하자면 어깨 수술로 류현진이 시즌을 통째로 날리는 바람에 확실하게 믿고 내보낼 3차전 선발이 없었고, 이 때문에 3차전에 브렛 앤더슨과 알렉스 우드를 '1+1'로 투입할 수밖에 없었다.

3차전에만 선발 요원 2명을 1+1으로 쓰는 바람에 이 때는 커쇼가 1차전과 4차전에, 그레인키가 2차전과 5차전에 두 번 등판했다. 이동일이 두 번이나 끼어 있었던 그레인키는 평소처럼 4일 휴식 후 등판했지만, 커쇼는 또 3일 휴식 후 등판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뉴욕 메츠와의 디비전 시리즈 5경기에서 커쇼와 그레인키는 각각 1승 1패를 기록했다. 그러나 3차전에 출격했던 앤더슨과 우드는 기대했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패하고 말았다. 커쇼는 4차전에서 승리하면서 포스트 시즌 악몽을 떨쳐내는 듯 보였지만, 그레인키는 디비전 시리즈 5차전을 패한 뒤 옵트 아웃을 행사하며 다저스를 떠났다.

무리하면 안 되는 커쇼, 4차전 선발 대안은?

올해도 다저스 선발진 사정은 역시 하위 선발진이 불안하다. 디비전 시리즈가 4차전까지 가지 않고 3차전에서 스윕으로 끝나더라도, 7전 4선승제인 리그 챔피언십 시리즈부터는 4선발이 꼭 필요하다. 하지만 올 시즌 부상자가 속출했던 다저스 선발진에서 확실하게 4차전을 맡아 줄 투수가 보이지 않고 있다.

2013년과 2014년 포스트 시즌에서 제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던 류현진은 9월에 시뮬레이션 피칭까지 실시하긴 했다. 그러나 포스트 시즌을 준비하기에는 너무 촉박하여 이번 포스트 시즌에 마운드에는 오르지 못한다. 베레랑 투수 스캇 카즈미어 역시 부상 복귀전이었던 9월 24일 1이닝만 던지고 부상이 재발하며 사실상 시즌을 접었다.

앤더슨과 브랜든 맥카시의 경우 올 시즌 제대로 로테이션을 소화한 적이 거의 없다. 퀄리파잉 오퍼로 재계약했던 앤더슨은 스프링 캠프에서 허리 디스크 재수술을 받았고, 복귀 이후 8월 2경기에서 부진한 뒤 손가락 물집 때문에 다시 부상자 명단에 갔다가 9월 23일 경기에서 복귀했다. 하지만 복귀전에서 5이닝 4실점으로 부진했고, 사실상 신뢰를 잃은 채 다저스를 떠날 가능성이 높다.

2015년 4월에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을 받은 맥카시는 올해 7월에 복귀했다. 복귀 후 7월 5경기에서 2승 1패 평균 자책점 2.39로 호투했던 맥카시는 8월 3경기에서 8.1이닝 1패 7.56으로 부진하더니 엉덩이 부상으로 다시 이탈했다. 다시 복귀한 뒤 9월 26일 경기에서는 5.1이닝 2실점으로 어느 정도 가능성을 보였다.

그러나 유리몸인 맥카시가 부상으로 인하여 포스트 시즌에 나서지 못할 경우 다저스는 초짜 투수에게 4차전 선발을 맡겨야 할 수도 있다. 2013년의 류현진도 메이저리그에서는 신인 신분이었지만 KBO리그를 거치고 왔던 경험자였고, 올 시즌의 마에다도 비슷한 상황이다. 그러나 훌리오 유리아스나 로스 스트리플링 등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 처음 등장한 선수들에게 역할을 맡겨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올 시즌 마이너리그 옵션을 적용 받으며 선발 로테이션의 빈 자리를 메웠던 유리아스는 17경기에 등판했고, 그 중 14번의 선발 기회를 얻었다. 74이닝 5승 2패 평균 자책점 3.53으로 메이저리그를 처음 접한 시즌 치고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역시 14번의 선발 기회를 얻은 스트리플링(7구원)은 97이닝 5승 8패 3.99를 기록했다.

커쇼는 정규 시즌에서는 3일 휴식 후 선발로 등판한 경우가 한 번도 없었다. 포스트 시즌에서만 3일 휴식 후 등판이 3번이나 되는 커쇼는 다행히 등판 직후 문제는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허리 디스크 통증으로 2달 이상을 쉬었던 올해는 그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

포스트 시즌에 강했던 크리스 카펜터(통산 PS 18선발 10승 4패 3.00)의 경우도 커리어 정규 시즌 내내 3일 휴식 후 등판했던 사례가 없었다. 그런데 카펜터도 포스트 시즌에서 3일 휴식 후 등판했던 사례가 한 번 있었다.

당시 카펜터는 2011년 월드 시리즈 1차전과 5차전에 선발로 등판했다. 그런데 당초 6차전이 열리는 날에 비가 내리면서 남은 2경기가 하루 씩 밀렸다. 시리즈 전적 2승 3패로 밀리고 있던 카디널스는 6차전에서 극적인 연장전 승리를 거뒀고, 5차전에 등판했던 카펜터가 생애 첫 3일 휴식 후 7차전에 등판하여 월드 챔피언을 결정짓는 승리투수가 됐다.

2011년 포스트 시즌에만 6경기에 선발로 등판했던 카펜터는 이후 목 디스크와 어깨 부상 때문에 2012년 정규 시즌 3경기와 포스트 시즌 3경기 등판에 그쳤다. 또 팔굼치 부상까지 겹치며 다시는 마운드에 오르지 못하고 은퇴를 선언해야 했다.

다저스 역시 올해 커쇼가 허리 디스크로 시즌을 접을 뻔 했던 위기를 겪었다. 때문에 포스트 시즌에 등판할 수 있게 된 커쇼를 무리하게 할 수는 없다. 투수 한 명이 소중한 다저스의 현 상황에서 소중한 에이스 커쇼를 지켜야 하는 로버츠 감독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그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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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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