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직업매력 '0점', 그 이름 선원

'청년' 없는 선원... 선원의 매력증진에 힘써야

등록 2016.10.10 17:45수정 2016.10.10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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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선주협회의 '2016 해사통계집'에 따르면 2016년 1월 우리나라의 지배상선대(재화중량 톤수 1000톤 이상) 규모는 총 1635척, 약 8197만7000톤으로 세계 5위를 기록했다. 2009년 1월 1083척, 3801만5000톤인 것에 비해 7년간 약 2.2배 성장했다. 2008년 서브프라임사태 이후로 지속된 장기불황에도 불구하고, 해운산업은 몸집을 키웠다. 선원의 평균임금도 2006년 273만9000원에서 2015년 442만 원으로 1.6배 올랐다.

분명 해운산업은 양적 성장을 이루었고, 선원임금 또한 꾸준히 올랐다. 하지만 직업으로서의 매력을 잃어가고 있다. 해양수산부의 선원통계에 따르면, 한국인 선원은 2006년 3만8821명이었지만 2015년 3만6976명으로 평균 연간 0.5%씩 감소한 격이다. 해운산업의 성장과 비례하지 못하고 오히려 감소하는 추세다. 그에 비해 외국인 선원은 2006년 8888명에서 2만4624명으로 9년간 2.8배가량 증가했다. 해운산업성장 견인에는 외국인 선원이 큰 몫을 했다고 볼 수 있다.

놀라운 점은 2015년 한국 선원의 구성에서 50세 이상의 비중이 무려 59.6%(2만2308명)에 이른다는 점이다. 특히 60세 이상은 2006년 3590명에서 9345명으로 2.6배나 늘었다. 이에 비해 30세 이상에서 60세 미만은 매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선원의 고령화가 매우 심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선원통계가 보여주고 있다. 단지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생긴 자연스런 현상일까? 선원이라는 직업은 현대사회의 직업개념을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매력 없는 직업'이라는 것이다. 다행히 30세 미만의 선원은 종사자 수의 변동 폭이 크지 않다. 바로 '승선근무예비역'이라는 군 대체복무 덕이다. 허나 30세 이상 연령층부터 선원 수가 감소한 것처럼 군 복무를 위한 의무기간을 채우면 배를 떠난다.

선박은 세계 곳곳을 누빈다. 그에 따라 국제협약이 준하는 규정을 준수해야 하는데 그 수준이 상상 이상이다. 당장 열거할만한 검사로도 그 수와 종류가 다양하다. PSC, CIC, ISPS, ISM, MLC 내부심사, 연차검사, 오일 메이저(Oil major) 검사 등 그 수가 많고 선박의 종류, 선령, 과거 지적사항 등에 따라 검사의 종류와 빈도수, 강도가 천차만별이다. 검사 지적에 따라 시정권고부터 출항정지까지 결정되며, 이는 결국 선원 개개인의 업무평가에 직결되는 중요 요소가 된다. 심리적인 압박이 커도 너무 크다.

선박 내 종사자 수가 과거에 비해 줄었다는 점도 선원 기피에 한몫한다. 앞에서 말했던 다양한 규제는 현재 12명에서 19명 선에서 대응하고 있다. 규제대응뿐만 아니라 각 종 정비와 그에 따른 보고서 작성, 기자재 관리와 보급에 관한 사항과 의료품 및 주·부식 관리, 연료보급 등 여러 업무가 산적해있다. 규제가 미비했던 70~80년대에는 선원 수가 20명 후반대인 것을 감안할 때, 오늘 날 선원이 감당해야 할 업무강도가 얼마나 심할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선원간의 세대간 격차에서도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다. 대형선사는 이보다 덜 할 것으로 보지만 중·소형 선사의 경우, 고령의 선원과 청년 선원이 동승하는 경우가 많다. 경험해 본 선원이라면 알 수 있겠지만 고령의 선원 중 수준 이하의 선원이 상당히 많다. 낮은 수준에 대한 몫은 고스란히 청년 선원이 감당해야 한다. 부족한 영어소통능력, 규제에 대한 이해 부족, 문서 작성 능력 부족 등은 결국 청년 선원의 업무증가로 이어진다.


외국인 선원과 동승하는 경우가 절대다수인 가운데 늙은 한국 선원에게 소위 만만한 사람이 한국청년 선원이다. 고령의 상급자가 본인의 무능에 대해 자각하고 개선하려는 노력보단 근시안적인 사고로 청년 선원을 혹사 시키고 있다. 한국사회의 수직적 서열구조와 해상생활의 수직적 구조의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청년 실업률은 9.3%로 작년 대비 1.3%가 증가했다. 작년도 높았지만 올해는 더 높다. 이런 사회적 동향과 반대로 해운산업의 중축인 선원은 청년이 너무도 부족하다. 단지 '젊은 것'들은 쉬운 일만 찾으려고 한다고 판단하기 어렵다. 앞으로 국제해사기구 (IMO)는 상식 이상의 규제를 만들 것이다.

그럼에도 선원들은 각각의 위치에서 각 종 규제에 대응하고 안전하게 화물을 목적지까지 운송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다. 하지만 늘어나는 규제에 비해 선원 구성 수는 줄어들고 고령의 선원은 직책만을 지킨 채 규제 대응과 업무에 대해 분담하려하지 않는다면 한국 선원의 감소는 급격히 가속화될 것이다.

장기적으로 다양한 연구와 제도개발, 지원 등의 대안으로 청년이 선원이라는 직업을 선택하는 데 매력을 느끼게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당장 급한 것은 무능력과 고집스러운 구시대적 문화를 유지하는 고령의 선원에 대해 제도적 차원의 업무 검증이 요구되어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본 기사는 오마이뉴스 기사 밣행 후 바꿈 홈페이지와 미디어오늘에도 기재됩니다.
#선원 #직업 #청년 #배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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