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상이샘은 가짜" 주장에 창원시 입장이 없다고?

창원시 "철거 않고 그대로 두겠다" ... 시민단체, 창원시의원 "철거 요구 계속"

등록 2016.10.13 17:17수정 2016.10.13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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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상이샘(우물) 철거 불가'라 했던 창원시가 가짜라는 주장에 아무런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 13일 창원시 문화예술과 관계자는 "특별히 입장이 없다"며 "철거하지 않고 그대로 두겠다는 것"이라 했다.

'은상이샘'이라 불리는 우물은 창원 마산합포구 노산동(옛 상남동)에 있다. 문인들은 이 우물이 시조시인 이은상(1903∼1982, 노산)의 생가에 있었다고 주장하며 '은상이샘'이라 부르고 있다. 그 앞에 표지석도 있다.

이 우물은 3․15의거기념비와 나란히 있다. 철거 요구에 창원시는 지난 5월 18일 '은상이샘'은 진짜로 '철거 불가'라 했고, 이틀 뒤 안상수 창원시장이 현장을 찾아 이를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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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5의거 모독하는 은상이샘 철거시민연대'는 2016년 6월 2일 창원 마산합포구 노산동 소재 3.15의거기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안상수 창원시장은 은상이샘 철거 불가 방침을 철회하고 3.15의거 모독하는 은상이샘을 당장 철거하라"고 촉구하면서 은상이샘 옆에 담을 쌓아 놓았다. ⓒ 윤성효


그런데 이 우물은 가짜라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창원시의회 민주의정협의회가 지난 10일 연 '은상이샘 진위논쟁 공개 토론회'에서 김영만 '3.15의거 모독하는 은상이샘철거시민연대' 공동대표는 갖가지 자료를 들어 '은상이샘은 가짜'라 했다.

김 대표는 '지적도'와 '토지대장', '등기부' 등에 근거해 우물은 이은상 생가 안에 있지 않고 밖에 있었으며, 동네 '공동우물'이라고 했다.

또 김 대표는 "조선총독부가 조사한 자료에 보면 '운상천', '운상이내'라는 지명이 있었고, 사람들은 우물을 '운상이새미→운생이새미→은새미'의 변화 과정을 거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은상이샘철거시민연대는 "이은상은 마산 3․15의거를 폄훼하고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독재정권에 부역했던 친독재 인사"라며 "은상이샘과 3․15의거기념비가 나란히 있는 것은 3․15의거를 능멸하고 민주성지를 모독하는 일"이라 주장해 왔다.


창원시의회 민주의정협의회는 지난 10일 토론회 때 창원시의 참석을 요구했지만, 창원시는 거부했다. '은상이샘은 가짜'라는 주장에 제기되었지만, 창원시는 아직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13일 창원시 문화예술과 관계자는 "은상이샘은 가짜라고 하는데 입장이 있느냐"는 물음에 "특별히 입장이 없다"고 말했다. "토론회 자료를 보았느냐"는 물음에 그는 "자료는 보지 못했고 뉴스를 보고 토론회 내용을 알았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은상이샘과 관련한 입장은 시에 물어볼 게 아니고 문인들이 상대해야 한다"거나 "시에서는 철거하지 않고 그대로 두겠다는 것이다", "진짜든 가짜든 시가 판단할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은상이샘철거시민연대는 조만간 기자회견을 열어 '철거 불가'라 했던 창원시에 입장을 묻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김영만 대표는 "시가 이 문제에 왜 책임이 있느냐 하면, 지난 5월 18일 시에서 '이은상 생가 우물이 맞고 철거 불가'라 했기 때문이고, 더군다나 안상수 시장이 이틀 뒤 현장에 직접 가서 철거할 수 없다고 했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지금 와서 문인한테 책임을 돌리는 것은 시의 올바른 자세가 아니다"고 말했다.

창원시의회 민주의정협의회 공동대표인 송순호 의원은 "창원시가 은상이샘 철거 요구에 진짜라며 '철거 불가'라 해놓고, 가짜라는 주장이 제기되었는데도 지금 와서 입장이 없다는 것은 한 마디로 웃긴다"고 말했다.

그는 "토론회에서 나온 '가짜 은상이샘'이란 자료를 토대로, 앞으로 의회 시정질의 등을 통해 따질 것"이라며 "이제는 진위 논란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친독재' 이은상 기리는 '은상이샘'은 가짜"#10월 10일자#
#은상이샘 #이은상 #창원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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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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