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권력자 피붙이, '이강석-정유라' 너무 닮았다

이승만 양자 이강석과 최순실 딸 정유라, 최고의 특혜·권력 누렸다

등록 2016.10.19 10:40수정 2016.10.26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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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붕의 아들이자 이승만의 양자였던 이강석, 최태민의 딸 최순실과 그의 손녀 정유라 ⓒ 대통령기록물, 주진우기자 페이스북


여기 시대는 다르지만 비슷한 인생의 과정을 겪었던 두 사람이 있습니다. 두 사람은 대통령의 핏줄은 아니었지만, 최고 권력자의 피붙이로 법을 무시할 정도의 특혜와 권력을 누렸습니다. 그들은 바로 이강석과 정유라입니다.

① 최고 실세 이기붕의 아들 이강석, 숨은 실세 최순실의 딸 정유라

이강석은 이기붕의 아들입니다. 이기붕은 이승만의 최측근으로 돈암장 비서와 대통령비서실장, 서울시장, 국방장관, 국무의장 등을 역임했습니다. 당시 이기붕이 살던 집을 가리켜 '서대문 경무대'(청와대의 옛 이름)라 부를 정도로 그의 권력은 막강했고, 이승만 정권의 최고 실세였습니다.

최순실은 전경련이 1000억 원에 가까운 돈을 걷어서 만든 미르재단과, K스포츠 재단의 숨은 권력이었습니다. 박관천 전 경정은 "우리나라 권력 서열이 어떻게 되는 줄 아느냐. 최순실씨가 1위, 정씨가 2위이며 박근혜 대통령은 3위에 불과하다"라며 최순실을 권력 서열 1위로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② 대를 이은 권력, 대통령의 양자 이강석·최태민의 딸 최순실

원래 이승만과 프란체스카에게는 자녀가 없었습니다. 이승만은 전처로부터 아들이 있었지만, 병으로 사망했고, 이승만은 죽은 아들을 늘 그리워했습니다. 이기붕은 아들이 없었던 이승만과 프란체스카에게 자기 아들이었던 이강석을 소개하며 친분을 다졌습니다. 결국, 이승만은 83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이강석을 양자로 입적합니다.

정유라는 최순실의 딸이고, 최순실은 최태민의 딸입니다. 최순실과 박근혜 대통령의 인연은 이미 어린 시절부터 시작됩니다. 박근혜가 어머니 육영수를 잃고 난 후부터 만나게 된 최태민은 그녀의 정신적 동반자이자, '박근혜의 사조직인 대한구국선교단'의 총재였습니다. 최순실은 이미 대학생 시절, 구국선교단에서 명칭이 바뀐 '새마음봉사단'에서 박근혜를 측근에서 따라다닐 정도로 친밀했습니다.


이기붕이 자기 아들을 양자로 보내 대를 이어 이승만과 권력을 굳혔다면, 최태민은 최순실을 보내 박근혜 대통령과의 친분을 이어갔습니다.

③ 서울대 부정편입학 이강석, 이화여대 부정 입학 정유라

이강석은 이승만의 양자로 입적된 1957년, 서울대 법대에 편입학을 신청합니다. 학교에서는 특례 조항을 만들 수 없다고 거부하고 새로 시험에 응시하고 입학을 하라고 통보합니다. 그러나 이강석은 시험도 보지 않고 편입을 요구했고, 서울대학교는 '청강생'으로 허가하겠다고 결정합니다. 그러나 계속되는 입학 요구에 결국 서울대학교 학장회와 법대 교수회에서는 만장일치로 이강석의 서울대 법대 편입학을 허가합니다.

최순실의 딸 정유라는 2014년 9월 실시된 2015학년도 수시전형에서 이화여대에 체육특기자로 지원해 합격합니다. 일부 언론이 제기한 보도에 따르면, 그녀가 입학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인천아시아게임에서 금메달을 땄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금메달은 '2011년 9월 16일부터 2014년 9월 15일까지의 개인전 입상 실적 반영'이라는 입시 요강에 어긋났습니다. 금메달을 딴 시점도 9월 20일이었고, 개인전도 아닌 단체전이었기 때문입니다(현재 이화여대는 이러한 특혜 의혹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이강석과 정유라의 공통적인 특징은 대학입학을 부정으로 했다는 점입니다. 대학입학을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내놓는 한국 교육풍토로 본다면 최고 권력자의 피붙이로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특혜를 입은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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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7년 서울대 법대생들은 이강석의 부정 편입학에 항의하며 동맹 휴학을 했고, 2016년 이화여대 학생들은 정유라의 특혜 의혹에 항의 시위를 했다. ⓒ 경향신문 네이버뉴스라이브러리,오마이뉴스


④ 서울대생 동맹휴학, 이화여대 시위

이강석의 서울대 법대 부정 편입학 소식이 알려지자 남재희, 이강혁, 김종호 등 법과대학 학생 200여 명이 학생 총회를 개최했습니다. 법대생들은 이강석의 편입학을 취소할 것을 학교 당국에 요구했지만, 학장회의에서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에 반발한 법대생들은 동맹 휴학에 들어갔습니다. 학교와 학생들 사이에서는 절충안이 나오기 시작했는데 타협안에 반대하는 학생들이 퇴장하는 우여곡절 끝에 결국 이강석의 편입학은 승인됩니다.

정유라는 승마특기생으로 입학한 후 학사경고를 받을 정도로 출석하지 않았습니다. 인터넷 블로그에서 베낀 엉터리 리포트를 제출했지만, 교수의 특혜와 자상한 배려로 정상적으로 학점을 받았습니다. 이에 이화여대생들은 교내 곳곳에 대자보를 붙이고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이강석은 자신의 서울대 법대 편입을 반대하고 이의를 제기하는 학생이 있자 휴학을 했습니다. 정유라도 부정입학과 학사 특혜 의혹이 제기되자 지난달 돌연 휴학했습니다.

⑤ 1957년과 2016년, '대학 재량이다' 변명

이강석의 서울대 법대 편입학이 문제가 되자 당시 문교부 장관은 "애국지사의 양자를 '스페셜 케이스'로 입학시켰다고 해서 무엇이 잘못인가"라고 반발했습니다. 또한 문교부 차관은 "입학의 권한은 총장의 자유재량에 속한 권한이다. 총장의 권한 행사를 학생들이 침해한다는 것은 불법이다"라며 도리어 학생들의 동맹 휴학을 불법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화여대생들의 정유라 부정 입학과 특혜 항의 시위가 벌어지자, 최경희 총장은 입학과 학사관리 특혜 의혹에 관해 해명하는 자리를 비공개로 가졌습니다. 대학 측은" 입학처장은 특기자 전형의 취지에 부합하므로 (면접평가에 메달 획득 사실을) 반영하는 게 옳지만 반영 여부는 면접위원의 재량이라는 점을 당시 분명히 했다"고 말했습니다. 최경희 총장은 기자들에게 "(정유라에 대한)특혜는 없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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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9 혁명이 벌어지고 4월 28일 이강석은 아버지 이기붕 등 가족을 권총을 쏴서 죽이고 자신도 자살을 했다 ⓒ 동아일보 네이버뉴스라이브러리


이기붕과 그의 아들 이강석은 자녀가 없던 이승만을 통해 심한 권력 남용과 부정부패를 자행했습니다. 최태민의 딸 최순실 의혹과 그의 손녀 정유라의 부정 입학도 박근혜 대통령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자식이 없으니 부정도 없다던 박 대통령은 어떤 변명을 할 수 있을까요?

역사는 반복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지금 벌어지는 모습은 반복 정도가 아니라 1957년 그 시절보다 오히려 더 후퇴하고 상식을 뛰어넘고 있습니다. 1960년 4.19혁명이 왜 일어났는지 2016년 우리는 절실하게 깨닫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정치미디어 The 아이엠피터 (theimpeter.com)에도 실렸습니다.
#이강석 #정유라 #최태민 #박근혜 #최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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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장지혜 기자 입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기보다는 세상으로 바람을 날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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