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자 영양소의 80%는 '여기'에 있다

[Eat Item②] 홍조 띤 문경을 만나다, 문경 오미자 이야기

등록 2016.10.25 11:46수정 2016.10.25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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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대학교, 순천향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하는 학생인 우리는 음식에 삶을 녹여내는 Footory Teller(Food + StoryTeller)를 꿈 꾼다. 열정 하나로 기획한 월간칼럼 'Eat Item'은 제철을 맞은 식재료의 산지를 찾아 식재료와 음식, 지역민들의 이야기를 지면에 녹인다. 해당 지역 문화와 경제 활성화에도 보탬이 되길 바라며... - 기자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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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천호 ⓒ 변민우, 장혜림


하루아침에 서늘함이 찾아왔다. 가을은 그 이름처럼 '(떠나) 갈' 계절인 걸까? 늦더위에 어떤 옷을 입을지 고민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산천은 오색으로 물들어 제 색을 뽐내고 있다. '성숙'의 계절. 채도를 높여가는 대자연 속에서 붉음은 뭇 사람들의 시선을 끈다. 설렘으로 달아오른 여인의 홍조가 생각나는 지금. 우리는 그런 여인을 만나보고자 한다.


청명한 하늘아래 유난히도 붉음을 뽐내는 그것. 그 주인공은 바로 오미자다. 완연한 가을을 만끽하는 10월, 서울 고속버스터미널엔 이른 아침부터 분주함이 가득했다. 여기저기 열리는 축제와 고향에의 그리움. 그런 사람들 속에서 우리는 문경 행 버스에 올랐다. 가는 내내 눈을 가리운 안개가, 오히려 몽환적인 기대감을 부른다. 그렇게 2시간여를 달려 도착한 점촌고속버스터미널. 본격적인 취재를 위해 우리는 발걸음을 재촉했다.

Q. 문경? 점촌?
 - 문경시는 1995년 기존의 문경군과 점촌시가 합쳐져 '문경시'로 개편됐다.
문경 내에는 문경시외버스터미널, 점촌고속버스터미널, 점촌시내버스터미널 등 통합된 문경시를 지탱하기 위한 다양한 터미널이 존재한다.

* 버스로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이라면, 시내버스 시간표를 잘 고려하길 권한다. (우리는 40분이 넘는 배차간격에 놀란 채, 망부석처럼 아침 추위에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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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자 ⓒ 이대휘


오미자는 말 그대로 '五味'(달고, 쓰고, 시고, 짜며 매운)를 가진 열매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중국 등지가 원산지이며 한반도 전역에 자생한다. 크게 북오미자와 남오미자, 흑오미자로 분류할 수 있는데,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오미자는 북오미자로 태백산과 지리산 등에 자생하고 있다. 오미자는 해발 500~700m의 준고랭지 계곡이나 산중으로 습도가 높고 배수가 용이한 지역에서 잘 자라며, 자연상태의 오미자는 그 양이 적어 대부분 재배를 통해 얻는다.

오미자는 수천 년의 역사를 가졌는데, 삼국시대 '고구려 오미자'의 품질이 우수해 대중국 수출품목 중 하나였다고 한다. 중국 명대의 이시진이 저술한 <본초강목(本草綱目)>에서 오미자의 어원에 대한 이야기가 처음 나오는데, "껍질과 살이 달고 시며, 씨는 맵고 쓰면서 모두 짠 맛이 있다"하여 '오미자(五味子)'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전해진다.

우리나라에서는 조선시대에 이르러 본격적인 기록이 시작됐는데, 조선 초기 한의학 서적인 <의방유치(醫方類聚)>에서는 '오장의 기운을 크게 보하며, 갈증을 멈추고 설사와 이질에 효과가 있다'고 기록하고 있다. 최근 연구에서는 강장작용이 탁월하며, 호흡중독에 효과가 좋고 심장활동을 도와 혈압을 조절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결과가 있었다. 또한 간기능개선과 유방암에 대한 항암효과도 입증되고 있어, 건강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씨앗'은 꼭 드시라

헌데 주목해야 할 점 중, 하나는 오미자의 주요 효능이 '씨앗'에 결집돼 있는 것이다. 오미자의 건강기능 효과는 '리그난(Lignan)'이라는 성분에 기인하는데, 리그난은 식물화학물질의 일종으로 신진대사와 생리활동을 촉진시키고 항산화와 항염, 간기능 개선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체내 흡수 시 세포손상을 억제하는 기능도 한다고 하는데, 이 물질의 80%가 씨앗에 존재한다고 하니 섭취 시 참고하면 좋을 듯 하다.

국내에선 문경오미자가 가장 유명한데, 재배에 있어 토질이 가장 적합하고 품질이 좋다고 인정받고 있다. 조선시대 <조선환녀승람(朝鮮寰輿勝覽)과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서도 오미자를 문경의 토산물(특산물)로 기록하고 있으며, 1970년대 오미자의 재배시작 이래 현재는 전국 오미자 생산량의 45% 정도를 차지하며 큰 유명세를 얻고 있다. 특히 문경시 동로면은 풍수적 이점을 살린 왕성한 재배로, 2006년 '문경 오미자 산업 특구'로 지정되기도 했다.

문경오미자가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1993년 오미자 재배를 시작한 이래 지속적인 농가교육과, 작목반-생산자협회를 통해 품질향상과 유통증진을 위해 노력했기 때문이다.

또한 문경시농업기술센터에서 '오미자계'를 운영하고 있는데, 민관의 협력을 이끄는 동시에 지역적 차원의 집중을 유도하는 데 이바지했다. 더불어 재배농가와 가공업체가 연합해 '레디엠(RediM – Red in Mungyeong)'이라는 브랜드를 구축시켰고, 매년 9월 열리는 오미자축제의 준비와 오미자식품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우리가 조사한 정보들은 어디까지나 이론에 지나지 않다. 재배 10년 만에 전국 생산량 1위 산지로 우뚝 선 '문경 오미자'의 신화를 듣기 위해, 우리는 '문경오미자생산자협회'를 찾았다. 생산자협회와 황장산오미자작목회의 회장을 겸하고 계신 김학상 대표, 이대휘 사무국장님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농가 전체의 상생을 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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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로면, 문경오미자생산자협회 ⓒ 변민우, 장혜림


- 문경오미자가 유명세를 가질 수 있었던 이유?
"고산지대에 산 좋고 물 좋은 동네에, 지역민 자체적인 단합이 우수하다. '공기 좋고 물 좋다'는 건 사족이고, 고품질의 오미자를 생산/유통하기 위해 문경시 전체적으로 GAP(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제공 - 우수농산물 인증제도)를 도입하고 농업기술센터를 통해 생산자들에게 GAP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시장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수준에 맞게 출하하려 노력하고 있는데, 이러한 마음이 전해진 게 아닐까. (웃음)"

- 오미자의 활용도가 식초, 청, 와인 등에 한정적인 것 같다.
"다양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다양하게 활용되는 블루베리, 포도나 딸기 등에 비해 오미자는 산도가 높다 보니 직접적인 생과 활용방안은 아직까지 미비한 상황이다. 통상 즙액(원액)을 조미료로 많이 활용하는데, 저장식품이나 특색 있는 음식의 개발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최근 건강기능 식재료에 대한 대중적 관심에 맞게 인근의 동의대학교를 포함한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오미자의 효능을 살린 건강기능식품을 개발 중이다. 실례로 김치의 유산균성분을 가미한 오미자 캡슐 등이 판매되기도 한다. 한 때 오미자 자체의 높은 단가로 인해 연구기관의 시료확보에 걸림돌이 된 적도 있으나, 이 부분은 농가와의 협력을 통해 오미자의 효능을 보다 알릴 수 있는 방향으로 노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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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비탈의 오미자 밭 ⓒ 변민우, 장혜림


- '오미자'에 대한 연구와 노력을 계속하는 이유.
"전국 생산량의 45%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뿌듯하지만, 이는 단 한번의 이미지 타격이나 시장실패가 수많은 농가와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고로 매 순간 시장의 트렌드에 부합하고, 소비자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원하는 건 단순히 문경오미자를 알리고 홍보하는 것이 아니라, 문경을 이끌어가는 농민들의 경제적 안정과 모두 행복할 수 있는 상생의 길로 나아가는 것이다."

- 다양한 노력들이 감명 깊은데, 문경 오미자의 발전을 위해 생각인 게 있다면?
"다양한 구상이 있지만, 지금 단계에서 이야기를 꺼내기는 조심스럽다. 다만 '고품질 오미자를 만들기 위한 무언가'를 구상하고 있다는 정도로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가시화되지 않은 것에 대해 무책임한 발언을 하고 싶지는 않고, 내년 가을 문경을 방문해보면 '변화'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웃음)"

오미자의 오미(五味)를 느끼는 법?
과일은 누가 뭐래도 열매다. 그러나 오미자는 순수 당도가 4%에 지나지 않고 산도가 높아 대중의 기호에 부적합하다. 따라서 당절임(청)을 해먹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오미자의 맛을 많이 떨어뜨리기 때문에 '건오미자'를 추천한다.

건오미자를 하룻밤 물에 담가 두면 홍조처럼 불그스름한 물을 얻을 수 있는데, 여기에 기호에 따라 꿀이나 설탕을 첨가해 음용하면 된다. 최근에는 원액제품이나 오미자분말 등이 시중에 유통되고 있으니, 편리하게 이용이 가능하다.

두 분의 투박한 이야기에서 우리는 푸근함을 느꼈다. 체육대회를 마치고 돌아온 친구분과 농담을 주고받으며, '우리가 이 동네 도토리 3형제야'라고 말하며 웃는 모습은 영락없는 아빠 같았다. 하지만 '도토리 키재기'의 수준이 아닌 문경만의 오미자를 만들기 위한 노력과, 농가의 번영에 지역공동체의 화합을 녹여 내기 위한 고민에는 사뭇 진지함이 깃들었다.

생산농가와 문경, 그리고 문경을 방문하고 문경오미자를 찾는 소비자에 대한 배려심엔 이들의 따뜻한 인품이 녹아 있는 것이 아닐까? 그 따뜻함은 고스란히 소비자의 만족으로 이어질 것이다.

일상에서 찾기 힘든 오미자

문경시는 과거 잎담배의 대표적 산지였으나, 수입산 담배에 경쟁력을 잃고 새로운 대체작물로 사과와 오미자 등을 선정했다. 분명 오미자는 사과, 약돌한우와 더불어 오랜 전통을 가진 문경의 대표적인 특산물이다. 그러나 문경 시내 곳곳에서, 문경오미자의 흔적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근근이 직판장이나 오미자초콜릿, 오미자빵을 파는 곳이 있었으나, 그것은 제주공항에 수두룩한 감귤 초콜릿처럼 특색 없는 간식에 불과하다.

점촌장에서 간단히 들른 음식점 사장님도 '오미자'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아무래도 일상에서의 소비빈도가 낮고, 식재료로써 보편화된 이용법이 없기 때문일테다.

우리는 진정으로 오미자 음식이 먹고 싶었다. 하지만 오미자를 활용한 음식점 이래봐야 '오미자 숙성 돼지불고기'였다. 해당 음식점에 악감정을 갖고있는 건 아니나, 그건 고추장 맛이지 오미자 맛이 아니다. 어지간한 사람이 '오미자'의 맛을 1%라도 느낄 수 있을까?

오미자 상품은 꼭 액체여야만 할까? 

오미자는 액체여야만 하는가? 시중에서, 문경에서 만나볼 수 있는 대부분의 제품은 액상차 종류다. 가령 2014년도를 기준으로 국내 유통되는 오미자 제품의 54%는 액상차류였고, 화장품과 조미식품이 그 뒤를 이었다. 당절임한 오미자 청과 식초, 와인과 원액. 어디까지나 한정돼 있다.

여행의 본질이 뭐라고 생각하는가? 나는 직관적으로 모 제약회사의 광고문구를 떠올렸다.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고". '오감만족'이야말로 우리가 원하는 최상의 여행이다. 일상에서 즐길 수 없는 이색적인 경관, 오랜 역사의 문경새재와 다양한 축제를 몸소 느끼는 것. 문경은 여행지로써 충분히 매력적이다.

그러나 볼거리는 있지만 먹을거리가 없다. 즉 '씹고 뜯고 맛볼' 거리가 없다는 것이다. 사실 한우는 문경에서 먹으나, 집에 가서 구워 먹으나 맛이 같다. 하지만 집에서 문경만의 오미자 음식을 맛볼 수 있을까? 불가능하다. 여행지에 특색 있는 음식이 없다는 건 큰 문제다.

오죽하면 우리는 오미자 취재를 가서 찐빵과 만두를 먹었다. 오미자 음식을 먹어보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앞서 말한 고추장불고기가 다였다. 오미자생산자협회 웹사이트나, 문경시 농업기술센터에서 발행한 소책자에서 소개하는 대부분의 조리법은 '오미자가 첨가된' 음식이다. 라면을 끓일 때 오미자원액 세 방울을 넣으면, 그것도 오미자음식이 되는가? 결론적으로는 그렇지 않다. 이는 대부분의 지역에서 특산물에 특색을 부여하기 위해 범하는 실수 중 하나이기도 한데, 이를 탈피해야만 독자적인 식문화를 구축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오미자의 매력은 '색감'이라고 생각한다. 실례로 오미자화채나 오미자물김치 등은 불그스름한 색감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그러나 레시피는 글과 사진에 불과할 뿐, 실제로 만나볼 수 없음이 아쉬울 따름이다. 최근 각광받은 블루베리나 자몽 등에 비해 오미자는 산도가 지나치게 높아 피자나 샐러드, 케이크 등 다양한 활용방안이 어렵다는 점은 통감하지만, 식문화에 대한 발전이 없으면 장기적인 관광객 유치에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가령 오미자 동치미를 활용해 만든 새콤한 동치미국수랄지, 오미자 원액으로 색감을 더한 밀쌈(칠절판)에 오미자청 소스를 곁들인다거나 하여 메뉴화 시켜보는 건 어떨지. 

문경오미자의 활로

문경시는 1993년 자생작목인 오미자의 인공재배에 성공한 이래, 2005년부터 오미자 특구로 지정된(2006지정) 동로면을 중심으로 매년 9월중순 '문경오미자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그러나 접근성이 좋지 않다는 관광객들의 불편을 수렴하여, 2015년부터는 문경새재에서 '문경약돌한우∙오미자축제'를 열고 있다.

물론 동로면의 입장에서 축제 개최지의 이전은 '오미자 특구'라는 명성에 아쉬움이 남겠지만, 전기대비 판매량이 7배나 상승했다는 점은 지역차원에서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문경시는 지난 9월 열린 축제에 무려 1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을 유치했고, 열흘 간 67톤의 오미자를 판매하는 등 축제를 통해 나날이 성장 중이다.

최근 스타벅스에서 여름 한정상품으로 '문경오미자 피지오'를 선보였다. 4개월 간 무려 80만 잔이 판매됐고 '대한민국 베스트 신상품 대상'에서 농특산품 음료분야 대상(大賞)을 수상하기도 했다. 맛보지 못해 아쉽지만, 스타벅스 코리아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제품의 해외출시도 검토하고 있다고 하니, 문경오미자의 식음료시장 진출에 윤활유가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문경시는 '오미자테마공원'과 '문경오미자 농촌융복합 산업화지구 건립' 등 체험 및 관광산업화에 주력하고 있다. 나아가 신설될 중부내륙철도와 동서내륙철도가 폐역이 된 '문경역'을 되살릴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어, 인적∙물적 교류의 활성화가 예상된다. 이렇듯 문경오미자의 성장잠재력은 무궁무진해 보인다.

마치며

문경은 아름다움이 가득한 동네였다. 버스를 타고 오가는 와중에 만난 아름다운 풍광과, 길을 묻는 타지인에게 따뜻함을 전해준 어머님, 생산자협회의 두 분까지 말이다. 문경은 본질에 충실한 곳이라는 생각을 했다. 사람사는 공간, 그리고 자신의 강점을 살리기 위한 노력들이 감명 깊다.

때때로 어느 산지에 가보면, 특산물을 활용한 관광자원화에만 몰두하는 모습이 보인다. 내실은 아무것도 갖추지 않은 채 홍보와 수익성에만 주력하는 셈인데, 음식도 만들지 않고 손님을 초대하는 경우다. 이러한 관점에서 문경오미자의 사례는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무엇보다 재배와 가공의 연계가 탄탄하다는 것인데, 생산자협회와 가공업체가 강하게 연을 맺고 상호발전을 위해 힘쓰고 있다는 점을 예로 들 수 있다.

문경의 오미자는 중요하다. 경북지역은 문경을 필두로 국내 최대 오미자 산지로 발전했는데, 문경이 단양이나 예천 등 인근의 오미자 산지를 지탱하는 큰 축이기 때문이다. 기둥이 흔들리면 가지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현재 성장의 디딤돌을 앞에 두고 식문화 구축, 정품인증제도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지만, 부동의 1위로 우뚝 선 문경오미자의 성공사례를 통해 경북지역 전체적인 발전으로 나아가, '오미자!' 하면 경북이 떠오르는 날이 찾아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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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나라 ⓒ 변민우, 장혜림


점촌터미널에서 약 1시간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는 '오미나라 와인체험장' (문경버스터미널에서 가깝다). 이곳은 '오미자 와인'에 대한 모든 것을 담고있다. 누구에게나 열려 있으며, 다양한 체험과 시음코스를 운영 중이다. 단돈 10000원으로 다양한 와인을 맛보고 와인의 제조 및 탄생과정을 만나볼 수 있는 코스가 인기인데, 합리적인 가격에서 흥미로운 체험이 가능하다.

오미나라에서는 9월 말에 수확한 오미자를 착즙을 하여 발효시킨다. 산도가 높고 다양한 맛을 가진 오미자의 특성 때문에, 발료 후 최종적으로 오미자가 와인이 되기까지는 3년이라는 시간이 걸린다. 당연적으로 깊이가 녹아들 수 밖에 없는 술이다.

Q. 수많은 과일중에 오미자를 선택한 계기?
A. 이곳 문경의 고품질 오미자를 살려보고자 했고, 다채로운 풍미에 즙이 많아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처음에는 많은 시행착오를 겪는데, 오미(五味)를 살리기 위해 까다로운 연구과정을 거쳤다. 2008년에 연구를 시작해 2011년도 11월에 첫 제품이 출시 했는데, 와인의 본 고장 프랑스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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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나라 스틸와인 ⓒ 변민우, 장혜림


대략 1시간 체험프로그램이 끝나면 스틸와인과 스파클링와인, 도자기와 오크통에서 숙성된 브랜디 (증류주) 2종을 시음해볼 수 있다. 나는 와인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은 없으나, 분명히 처음 맛봄에도 불구하고 과채향이 부드럽고,, 산뜻한 여운이 남는다는 걸 느꼈다. 흔히 접하는 포도와인이 아닌 오미자로 만든 독특한 와인인 데다, 이종기 명인의 설명을 곁들이다 보면 깊은 풍미에 매료될 것이다. 문경을 찾을 기회가 있다면 한번쯤 체험 해봄 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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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촌고속버스터미널 ⓒ 변민우, 장혜림


오미자의 수확철은 8~10월까지이다. 수확이 늦으면 물러져 선도가 떨어지기에, 주렁주렁 맺힌 오미자를 눈으로 보긴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본격적인 수확이 끝난 지금, 질 좋은 오미자를 만날 수 있는 최고의 기회가 아닐까? 어딘가 기분 좋게 떠나기도 좋은 요즘. 하루가 다르게 추워지는 날씨에, 그대의 산뜻함을 책임질 오미자를 찾아 문경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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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ory Teller - 저작, 제작 ⓒ 변민우, 장혜림


* 참고
· 한신희, 김종엽 등, 「오미자」, 『한국원예학회 기타간행물』, 2013, pp.393-395
· 정선화, 「농식품 산업의 지역화 – 문경 오미자 상품사슬을 사례로」, 『지리학논총』 57호, 2011, pp.43-72
· 최영현, 「오미자 종자 정유에 의한 인체백혈병 U937세포 apoptosis 유도」, 『생명과학회지』 25권 2호, 2015, pp.249-255
· 강순아 등, 「오미자박 압착액을 첨가한 고추장의 항산화 및 면역 활성 효과」, 『한국식품영양과학회 학술대회발표집』, 2015, p.425
· 최지현 등, 「식품산업과 농업의 연계성 제고방안」, 『한국농촌경제연구원』, 2007
· 이화연, 2013, "오미자 주성분 씨앗이 寶庫", 수원일보 http://www.suwon.com/news/articleView.html?idxno=87537(2016.10.21)
덧붙이는 글 취재에 기꺼이 응해주신 문경오미자생산자협회 김학상, 이대휘님께 감사드립니다.
#EAT ITEM #문경 #오미자 #FOOD #FOOTORY TEL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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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글거리를 좋아하고 사람과 삶, 환경에 관심이 많습니다. (독립출판 저자, 스토리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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