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승배기 장승은 살아있다

노량진2동 바르게살기 협의회, 지난 23일 '장승배기 장승제' 거행... 주민 300여 명 참가

등록 2016.10.24 17:50수정 2016.10.24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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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량진 장승배기 장승제 24일 오전 12시, 서울 동작구 노량진 장승배기 장승제가 열렸다. 글 김영배 기자/사진 황선원 제공 ⓒ 김영배


10월 하순. 중부 산악지역엔 단풍이 사람을 모이게 하지만, 풍광명미한 서울 한강나루 동작진 옛마을 노량진엔 '장승제'가 열려 사람들의 발길을 멈추게 했다.

지난 24일 정오부터 1시간 동안 서울 노량진 2동 '바르게 살기 협의회' 주최로 열린 제26회 '장승배기 장승제'에는 동작구 관내 각급 단체장과 지역의원들이 참석했다. 또한 해당 지역구 김병기 의원(더민주, 동작갑)과 부인 이예다(53)씨가 참석해 주민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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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량진 장승배기 장승제 농악놀이 24일, 서울 노량진 장승배기에서 거행된 장승제의 농악놀이. 글 김영배 기자/사진 황선원 ⓒ 김영배


'노량진동 바르기살기 협의회' 주관으로 개최된 이 행사는 유서깊은 전통행사로 자리매김 해 비좁은 도로상의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300명의 사람들이 모여 전통제례절차에 따라 진행되는 장승제를 구경했다. 담장하나로 붙어있는 동작도서관의 공부하는 학생들도 마침 구경에 동참해 생생한 전통문화 교육의 장이 되기도 했다.

서울지역을 넘어 전국적으로 유명한 노량진 장승배기의 유래는, 지금부터 240여 년전 조선 21대왕 영조의 아들인 사도세자가 뒤주속에 갇혀 죽은 후 그 아들(이산)이 정조로 등극하자마자  억울하게 죽은  아버지 사도세자를 너무도 애통해 하고, 그리워한 나머지 현재 수원에 있는 사도세자의 묘소인 영릉을 참배하러 다닌데서 기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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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승배기의 장승들... 24일, 서울 노량진 장승배기 장승제 제상. 글 김영배 기자/사진 황선원 ⓒ 김영배


그 당시 이 일대는 숲이 깊이 우거지고 인적이 뜸해 낮에도 맹수가 출몰하는 지역이어서 백성들이 두려워 지나다니기를 꺼려하는 점을 걱정한 정조가 이곳에다 장사 모양을 한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을 세우라는 어명을 내려 풍수적 지맥을 보하고 백성의 민심을 사로잡아 안심하고 길을 다니게 한데서 유래됐다고 전해진다.

이후로 이 노량진 장승배기는 전국의 뭇 장승을 다스리는 어른 장승으로써 대장 장승이 됐고, 이 길은 '장승배기'라는 지명이 붙게 됐다. 정조는 수원 참배길 행차 때마다 이 장승아래서 멈추어 쉬어갔다고 전한다.

일제 강점기에는 미신타파라는 미명아래 민족문화 말살정책으로 여기의 장승은 멸실되고, 지명만이 남아 공허하게 불리워지던 것을 1991년 10월 24일 '노량진 2동 바르게 살기 운동협의회'에서 전통문화 계승 차원으로 옛장승을 복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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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승배기 장승제에 대한 서울시 미래유산 표지 장승배기 장승에 대한 서울시가 부착한 미래유산 표지. 글 김영배 기자/사진 황선원. ⓒ 김영배


이후 서울시에서는 공동체적 풍습과 전통의 맥을 있는 고유의 미풍양속으로서의 그 가치를 인정해  2015년 12월 24일 '서울시 미래유산'으로 선정해 장승제를 길이 보존하는 길이 열리게 됐다.

다만 이번 행사를 통해 볼 때 보도상의 행사라서 참석 주민의 안전을 깊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주민 의견들이 있었다. 차후 장승제에선 장승의 위치를 조금 옮겨서 제를 지낼 장소를 확보했으면 하는 발언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협소한 길거리라서 그런지 통행에 지장을 주었고, 교통정체를 유발하는 등 안전에 문제가 없지 않았다. 일부주민은 대안으로 장승배기역 1번출구 '우리은행 앞 소공원'공간이 적합하다고 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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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승을 옮겼으면 하는 장소 현재 동작도서관 앞 길에 있는 장승을 옮겼으면 좋겠다고 주민들이 제시한 장소(장승배기역 1번출구 우리은행 맞은편 소공원). 글/사진 김영배 기자. ⓒ 김영배


만일 장승의 위치를 옮길 수가 없다면 장승제는 기존 위치에서 지내고, 먹거리 행사만이라도 마침 건너 맞은편 자이아파트 상가 앞 넓은 도로로 옮겨서 진행하면 좋을 것이란 의견도 있었다.

이날 행사의 안전봉사를 위해 현장에 함께한 김영배 서울시(동작구) 안전감시단장은, "안전감시단원들이  참가해서 제례행사의 안전을 보살피고, 음식을 나눠먹으면서 구민으로서의 우정을 쌓는 한마당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길거리에서의 불안정한 행사를 안전하게 마무리 할 수 있게 돼 기쁘다"라고 말했다.

한편 안전감시단의 황선원 고문은 "장승제 행사의 추진주체가 동단위 규모에서 동작구 차원, 나아가 서울시 차원의 행사로 확대·발전해 나갔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장승배기 장승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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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안전부 안전관찰위원 겸 안전보안관, 국민예산감시단, 국민안전진흥원/대한안전연합/서울시민파수군협회 고문, 한국안전방송신문, 위키트리, 내손안에서울 등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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