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공항 가는 버스 없어요" 거짓말이다

[8박 9일 베트남 여행기 ⑧ 마지막] 시내→공항 이동시 주의점... 제일 맛있었던 맥주는?

등록 2016.10.29 20:41수정 2016.10.29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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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북보다 부드럽고, 여행 에세이보다는 간결한 '묻고 답하는 여행기'. 남의 여행에서 가장 궁금한 가격 정보를 기본으로, 여행 가기 전 후루룩 읽을 수 있는 베트남 여행기를 몇 편에 걸쳐 작성합니다. - 기자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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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커피 체인점인 '하일랜드'의 아침세트. 반미와 커피로 이루어져 있다. ⓒ 박혜경


Q1. 아침은 뭐 먹었어?
커피 체인점인 하일랜드에서 파는 '아침 세트'를 먹었다. 반미(바게트 샌드위치)와 커피가 같이 나오는데, 썩 맛있지는 않다. 아침으로 맛있는 반미를 먹고 싶다면 반미 가게로 가는 게 낫다. 가까이 있어 편리하게 먹을 수 있다는 점만 빼면 하일랜드 반미를 추천하고 싶진 않다. 참고로, 난 먹어 보지 않았는데 하일랜드에서 파는 쌀국수도 나쁘지 않다고 하더라. (우리 시각에서 보면 카페에서 국수를 파는 게 좀 이상하긴 하지만) 궁금하면 한번 시도해보시라. ㅎㅎ


Q2. 호치민묘 갈 때 진짜 긴바지 입고 가야 해?
가이드북에 친절하게 긴바지를 입고 가라고 돼 있더라. 그래서 나는 27도 더위에 유일한 긴바지인 청바지를 입고 갔다(정말 너무 더웠다). 묘 근처에 도착해보니 베트남 사람들은 긴 바지에 단정하게 갖춰 입은 이들이 많았다. 그들만큼은 아니더라도 너무 여행자 같은 옷차림으로 가는 건 적절하지 않을 것 같다.

근데 복장보다 '줄'이 더 충격적이었다. 이날 호치민묘는 구경도 못하고 돌아섰다. 버스에서 내려 '줄의 끝'을 찾는 데에만 엄청난 시간이 걸렸다. 대로변과 골목 사이사이로 끊임없이 이어진 대기줄은 그 끝이 어디인지도 알 수 없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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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치민묘에 줄 선 사람들. 여기가 줄의 끝. 이 끝을 찾기 위해 대로변과 골목을 구비구비 한없이 걸었다. ⓒ 박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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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치민묘에 줄 선 사람들. 여기는 그래도 긴 줄 중 앞 쪽에 속한다. ⓒ 박혜경


Q3. 호치민 박물관은 어땠어?
호치민묘를 포기하고 간 곳이 박물관이었는데, 이곳도 베트남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다. 등 떠밀리듯이 입장해서 둘러보고 나온 느낌. 평소 호치민에 대해 관심이 있었던 이들에겐 좀 더 다른 감흥으로 다가왔겠지만, 나는 아니어서 조금 아쉬웠다.

Q4. 이날도 기념품 샀던데, 안 사와서 후회됐던 건 없어?
나는 주로 차와 커피를 사왔는데, 다시 간다면 소스류도 사오고 싶다. 아무래도 그 나라 특유의 맛과 향을 내는 데 소스가 중요하니까. 또 하나 밖에 사오지 않았던 '쓰어다 믹스'도 대량 구매(?)하고 싶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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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하노이 맥주 거리 낮 풍경. 낮은 낮만의 분위기가 있다. ⓒ 박혜경


Q5. 그간 마신 맥주 중 가장 맛있었던 건 뭐야?
정말 생각해보니 베트남에서는 거의 매일 맥주를 마셨다. 베트남 맥주부터 라오스 맥주까지 맛있다는 '맥주의 천국'이다 보니 금주하기란 쉽지 않았다. 베트남에서 유명한 333에서부터 비어사이공 스페셜까지 모두 마셔봤는데, 내 입맛엔 비어사이공 스페셜이 가장 맛있었다. 비어사이공은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스페셜이 붙은 게 더 맛이 좋다. 라오스 맥주인 '비어 라오'를 먹어보지 않은 분들에겐 이것도 추천한다(라오스도 맥주가 맛있기로 유명한 나라 중 하나이다).


Q6. 마지막 밤, 야시장에도 갔다며?
갔다. 언제 가도 재미있는 시장 구경. 간 김에 한국에 들어갈 때 입을 옷이 없어 반팔티 2장을 샀다. 한 장에 2500원이었는데 품질이 괜찮았다. 한 번 빤다고 목이 막 늘어나거나 물이 빠지는 그런 수준은 아니다. 나름 짱짱한 면 티였다. 배낭여행자들은 하나쯤 사 입어도 좋을 정도. 단 염색 상태가 안 좋은 것도 있으니 사기 전에 염색이 잘못된 부분은 없는지 한 번 체크하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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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하노이 밤 풍경. ⓒ 박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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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하노이 거리의 악사들. ⓒ 박혜경


Q7. 다음날 출국할 때 공항까지 뭐 타고 갔어?
베트남 항공의 '공항 미니 버스'를 이용했다. 베트남 항공 사무실 앞에서 출발하는데, 출발 시간이 미리 정해져 있으니 확인해보고 본인 스케줄에 맞는 걸 타면 된다. 머물렀던 숙소에서 베트남 항공 사무실 앞까지는 우버 택시를 이용해갔는데, 우버 택시라고 완전 안심(?)할 수는 없겠더라.

기사 아저씨가 내게 자꾸 길을 물어보았는데, 구글 지도를 켜서 확인하니 내가 가야 할 도착지를 지나 점점 멀어지고 있었다. '우리 잘못된 길로 가고 있는 것 같은데요' 했더니 다시 유턴을 해서 도착지로... 길을 모르는 건지 돌아간 건지 알 수 없지만, 우버 택시 역시 어디로 가고 있는지 체크해볼 필요가 있다.

Q8. 그렇게 도착한 사무실 앞에서 공항 미니 버스 못 탈 뻔했다며?
도착해서 짐을 내리자마자 웬 남자가 와서 이 미니 버스는 1시간 뒤에나 출발한다며 몇 시 비행기냐고 묻더라. 내가 알고 있기론 다음 미니 버스가 10~15분 뒤에 있어야 하는데, 전혀 다른 말을 했다.

여유가 있었던 나는 크게 당황하지 않았는데, 무덤덤한 나를 보고 그 남자가 더 당황하더라. 알고 보니 버스가 1시간 뒤에 출발한다는 건 거짓말이었다. 미니 버스가 아닌 택시를 이용하게 만들려는 거였다. 항공사 미니 버스 운전사가 있어도 이 상황을 제지하지 않는다. 알아서 잘 대처하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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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하노이 건물에 걸린 빨래들. 정겹다. ⓒ 박혜경


Q9. 한국으로 돌아오는 날 공항에서 또 환전을 했다며? 왜 그랬어?
미니 버스비까지 내고 나니 수중에 베트남 동이 얼마 남지 않았다. 공항에선 달러로 뭘 사먹을 생각이었는데, 출국 수속 전인 공항 밖에서는 베트남 동을 받더라. 햄버거를 먹으려고 했는데 달러는 안 된다고 해서 10$을 다시 환전했다(출국하는 날 뭘 먹으려고 다시 환전하다니... 이런 적은 나도 처음이다).

근데 공항 안에서는 반대로 달러로만 가격이 표시돼 있더라. 물론 출국 수속을 마친 뒤인 공항 안 햄버거 가게에서는 베트남 동도 받았는데 환율이 매우 안 좋았다. 베트남 동이 많다면 출국 수속 전, 달러를 쓸 거라면 출국 수속 후 밥을 먹으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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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공항에서 먹은 쌀국수. 이것마저 맛있다. ⓒ 박혜경


Q10. 그래서 얼마 썼어?
마지막 이틀치 가계부 공개!

4월 24일
- 하일랜드 커피 아침 세트 3만 9000동(한화 1950원)
- 호치민묘 버스 왕복 1만 4000동(700원)
- 호치민 박물관 입장료 4만 동(2000원)
- 점심 껌슨 47 BBQ 덮밥&콜라 6만 5000동(3250원)
- [기념품] 인티멕스 마트 차, 커피 73만 동(3만 6500원)
- 카페 지앙 에그커피 2만 동(1000원)
- 슈퍼에서 맥주, 과자, 물 5만 동(2500원)
- PHO10 쌀국수 5만 5000동(2750원)
- 야시장 티셔츠 2장 10만 동(5000원)
- 야시장 떡볶이 2만 동(1000원)
- Thang Long 호텔 싱글룸 17달러(약 1만 9000원)
∴ 총 113만 3000동 + 17달러 = 약 7만 5650원

4월 25일
- 하일랜드 커피 아침 세트 3만 9000동(한화 1950원)
- 숙소→미니버스 정류장 우버 택시 2만 1000동(1050원)
- 공항 가는 미니버스 4만 동(2000원)
- 공항 Big bowl 소고기 쌀국수 5만 동(2500원)
- 공항 버거킹 와퍼세트 17만 2000동(8600원)
∴ 총 32만 2000동(1만 6100원)
#베트남 여행 #베트남 #하노이 여행 #하노이 #베트남 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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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무지개가 가득한 세상을 그립니다. 오마이뉴스 박혜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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