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덴마크 공동 인생학교 만들자"

조희연·이재정 교육감, 덴마크 인사들과 의기투합

등록 2016.10.27 14:01수정 2016.10.28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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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 영등포 하자센터에서 열린 '오디세이학교·꿈의학교·꿈틀리인생학교 덴마크 행복교육과의 대화' 포럼에서 오연호 꿈틀리인생학교 이사장,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트로엘스 보링 에프터스콜레연합회장(왼쪽부터)이 '행복교육'에 대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안홍기


국·영·수와 적자생존을 가르치는 교육에서 벗어나 인생을 배우는 교육을 만들기 위해, 덴마크와 한국이 공동으로 에프터스콜레를 설립해 더 좋은 모델을 만들자는 제안이 나왔다. 서울시교육감과 경기도교육감, 덴마크 에프터스콜레연합회장이 의기투합했다.

26일 서울 영등포 하자센터에서 열린 '오디세이학교·꿈의학교·꿈틀리인생학교 덴마크 행복교육과의 대화'는 뢰케 라스무센 덴마크 총리의 방한에 함께 한 에프터스콜레연합회 관계자들을 초청해 한국형 인생학교의 방향에 대한 조언을 듣고 실험사례를 공유했다. 한국에서 교육혁신을 주도하는 서울시와 경기도의 교육감들이 참여한 자리였다.

트로엘스 보링 에프터스콜레연합회장은 하루 전 서울의 한 고등학교를 방문한 경험을 얘기하면서 "충격을 받았다"라고 전했다.

"한 학생에게 일과를 물어봤는데, 하루에 4~6시간을 잔 뒤 학교에 가고, 학교를 마치면 학원을 간다. 그 뒤 집에 가서 TV를 보고 페이스북 등 스마트폰을 쓴다고 했다. 그러면 '친구들과의 시간은 언제 보내느냐'고 물어봤더니 '학교에서 같이 지내는 게 전부'라고 했다.

16~17세 남자 아이라면, 여학생을 좇아다니거나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 않느냐고 물어보니 그 학생은 아무 대답을 하지 못했다. 내 경우엔 여학생을 좇아 다닌 일이 가장 중요했고 내 삶에 있어 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다. 그 나이에 가장 중요한 게 그런 것 아닌가. 아이들은 공부도 해야 하지만 자신의 삶을 살아야 한다. 아이들도 인생을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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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 영등포 하자센터에서 열린 '오디세이학교·꿈의학교·꿈틀리인생학교 덴마크 행복교육과의 대화' 포럼에서 트로엘스 보링 에프터스콜레연합회장이 에프터스콜레의 '행복교육'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 안홍기


트로엘스 회장은 "교육을 위한 삶이 아니라 삶을 위한 교육이 돼야 한다. 열심히 공부해야겠지만 동시에 자신의 삶을 사랑하게 만드는 교육이 돼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갖고 의견을 표명할 수 있는 학생, 자신을 사랑하면서도 타인과 협력하며, 누군가를 돌볼 줄 아는 사람이 되도록 하는 교육이 필요하고, 이를 통해서 행복한 사람, 행복한 사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수너 코버로 에프터스콜레연합회 사무국장은 "에프터스콜레에선 단순한 일이지만 매우 중요한 교육이 이뤄진다"라고 밝혔다. 음악, 축구, 미술 등 다양한 분야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에프터스콜레 245개가 있지만 공통점은 '좋은 시민이 되는 교육'이라고 설명했다. "음식 준비, 집안 청소 등 공동생활을 통해 공동체에 기여하는 법을 배우고 이를 통해 행복감을 얻는 경험을 하는 것"이 아주 중요한 교육이라는 것이다.

코버로 사무국장은 "학생이 행복해지면 결국 더 재미있게 더 많이 배우게 된다"며 "에프터스콜레에서 1년을 보낸 학생들이 고교에 진학하면 중퇴율도 가장 적고, 가장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도 에프터스콜레 출신 중에 나온다. 우리는 '에프터스콜레 1년 동안 자란 나이테가 공교육 7년의 나이테보다 두텁다'고 얘기한다"라고 소개했다. 

이날 포럼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나란히 참석했다. 이 교육감은 경기도교육청의 9시 등교를 내세우면서 "경기도 학생들은 9시 등교를 통해 인생이란 걸 좀 맛보고 있는 것 같다"라고 자랑했다. 이어 그는 "아침이 행복해졌다면 저녁도 좀 행복하게 해주자는 생각에서 내년 봄부터는 야자(야간자율학습)을 없애는 걸 추진하고 있다"라며 "인간적으로 생각해보라. 밤 11시까지 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는 것, 이것은 야만 아니냐"고 말했다.

이 교육감은 5~10월 중 총 9일의 자유시간을 보장하는 '계절방학'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야자 시간을 활용해 주제별로 운영될 예정인 대학 연계 교육과정 '예비대학'과 주말마다 창의적인 활동을 기획하고 벌이는 '꿈의 교실'을 소개했다.

조희연 교육감은 ▲ 질문이 있는 교실 ▲ 우정이 있는 학교 ▲ 삶을 가꾸는 교육 이 세 가지를 서울시교육청의 슬로건으로 소개했다. 이 중 '삶을 가꾸는 교육'이 에프터스콜레의 교육이념과 일치한다고 평가하면서 서울시교육청이 고교 1학년 과정으로 운영하는 오딧세이학교도 에프터스콜레를 모델로 한다고 소개했다. 

조 교육감은 기숙학교이며 정규교과과정이 아니어서 1년을 '꿇게 되는' 에프터스콜레에 덴마크 학생 20%가 입학하는데 학부모들이 이같이 쉽지 않은 결정을 하는 비결을 궁금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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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 영등포 하자센터에서 열린 '오디세이학교·꿈의학교·꿈틀리인생학교 덴마크 행복교육과의 대화' 포럼에서 수너 코버로 에프터스콜레연합회 사무국장의 즉석 요청에 따라 자리에서 일어나 노래를 부르고 있는 꿈틀리 인생학교 학생들. ⓒ 안홍기


"부모가 자녀교육 좌우하지만, '아이의 행복'에 대한 의무도 있다"

트로엘스 회장은 "덴마크에서도 부모들이 자녀에 대한 야심이 너무 큰 경우가 많고 지나친 경쟁이 문제가 될 때가 있다"라며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행복감을 갖고 자라날 수 있도록 해줄 의무와 책임이 있다는 걸 부모들이 알아야 한다. 학교에 하루 종일 있는 게 아이에게 좋지 않다는 건 너무 잘 알지 않느냐.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중요한 것 같다"라고 답했다.

이재정 교육감은 "학부모가 교육의 모든 것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하지만 학부모도 함께 참여할 수 있다면 학교의 변화를 이끌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 교육감은 꿈의 학교에서 학부모와 학생이 함께 참여하는 골프스쿨, 뮤지컬스쿨을 해본 경험을 예로 들면서 "학부모들도 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트로엘스 회장은 "교육감님들이 하고 계신 일들이 정말 좋다. 꿈의 학교와 같이 지역사회와 적극 연계하는 교육은 덴마크 에프터스콜레도 나아갈 방향이라고 생각하고 한국에서 필요로 하는 일들을 우리도 적극적으로 돕고 싶다"고 했다. 그는 한국과 덴마크의 공동 에프터스콜레를 만들어 교류를 하면 서로 배울 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 교육감은 "꿈의 학교와 에프터스콜레가 교류를 하고 덴마크와 한국이 공동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면 학생들에게 굉장히 좋은 격려가 될 것"이라고 화답했고, 조 교육감도 찬성하면서 "덴마크처럼 정부가 에프터스콜레 학비를 지원한다면 더 좋은 교육을 만드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포럼에선 에프터스콜레를 한국에 첫 도입한 사례인 강화도 꿈틀리 인생학교의 사례 외에도 서울시교육청의 오딧세이학교, 경기도교육청의 꿈의교실의 운영 사례가 소개됐다. 에프터스콜레를 본 딴 민간 교육이지만 꿈틀리 인생학교와는 운영과 지향에서 차이점이 있는 '꽃다운 친구들', '열일곱 인생학교'도 소개돼 한국에서도 이미 다양한 형태의 에프터스콜레가 시도되고 있다는 걸 보여줬다.

서울시교육청·경기도교육청·오마이뉴스가 주최화고 하자센터(서울시립청소년직업체험센터)와 오마이뉴스 공동 주관으로 열린 이 행사엔 300명이 넘는 학부모·학생, 교육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행사장이 250석 규모라 사전신청을 받고 좌석을 할당했지만, 초대받지 못한 이들은 보조의자에 앉아 포럼에 참석했다.

오연호 꿈틀리 인생학교 이사장(오마이뉴스 대표)의 사회로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4시간 넘게 진행됐지만, 새로운 교육에 대한 한국 사회의 열망을 반영하듯 조는 사람 없이 열의에 찬 분위기가 유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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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 영등포 하자센터에서 열린 '오디세이학교·꿈의학교·꿈틀리인생학교 덴마크 행복교육과의 대화' 포럼에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행복교육'에 대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안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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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 영등포 하자센터에서 열린 '오디세이학교·꿈의학교·꿈틀리인생학교 덴마크 행복교육과의 대화' 포럼에서 수너 코버로 에프터스콜레연합회 사무국장이 에프터스콜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안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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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 영등포 하자센터에서 열린 '오디세이학교·꿈의학교·꿈틀리인생학교 덴마크 행복교육과의 대화' 포럼 참석자들이 강연에 박수를 치며 화답하고 있다. ⓒ 안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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