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 마음을 치유하는 자판기

등록 2016.11.01 08:36수정 2016.11.01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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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대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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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절기엔 들쑥날쑥한 날씨 탓에 감시 조심해야 하죠. 자칫 방심해 감기 기운이 스멀스멀 온몸을 휘감기라도 하면 주사도 맞고 약도 지어 먹어야 합니다. 그런데 마음에 찾아오는 감기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정신없이 쏟아지는 업무와 들쭉날쭉한 기분 탓에 몸도 맘도 가누지 못하는 상태로 몇 주가 지나가고 있을 무렵.

"내가 보기엔 너, '과민성 멘탈장애'야."

불쑥, 친구가 작은 종이 상자를 내밉니다. '마음약방'이라고 적힌 상자를 열어보니 영화처방, 그림처방, 도서처방, 요리레시피, 대학로 산책지도가 쏟아져 나옵니다. 그리고 작은 거울 하나도 같이 들어 있네요. 갑작스런 선물에 마음 한가득, 난로에 손을 쬐듯 따뜻해집니다.

'마음약방'은 서울문화재단에서 시행하는 '도시게릴라 프로젝트'라고 하네요. '삭막한 도시에서 살아가는 시민들에게 문화서비스를 통해 뜻밖의 즐거움을 주자는 취지의 공공문화 캠페인'이라고 소개합니다.

흔히 볼 수 있는 자판기를 이용해 그냥 지나쳐 버릴 수 있는 마음의 병을 돌아보는 기회를 주는 건데요. 어떻게 이용할 수 있는지 궁금하시죠?


먼저 마음약방 자판기를 찾습니다. 1호점은 서울시민청 활짝라운지에, 2호점 대학로 서울연극센터에 있습니다. 그리고 자판기에 500원을 기부하고, 20여 가지 마음의 병 중에서 처방이 필요한 증상을 고르면 됩니다.

상사병, 분노조절장치 실종, 열정 페이즈, 가족남남 신드롬, 용기 부전, 예민성 경쟁 과다증, 급여 상실증, 외톨이 바이러스, 꿈 소멸증, 자존감바닥 증후군, 작심3ill-ness, 과민성 멘탈장애, 미래막막증, 유행성 스마트폰 중독, 경력발달장애, 스펙티쉬 강박증, 월요병 말기, 급성 연애세포 소멸증, 피터팬 증후군, 아르바이트라우마, 상실 후유증

고르는 동안 재밌게 붙여진 이름을 보며 왠지 나만 혼자 힘든 게 아닌 거 같아 위로받게 되네요. 고르셨나요? 그런 다음 마음이 지친 나에게, 친구에게, 가족에게 선물하면 됩니다.

선물 받은 손거울에 제 얼굴을 비춰 보니 금세 웃고 있네요. 만지작만지작 주머니 속 500원이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가 될 수 있답니다. 지금 '마음약방'의 문을 두드려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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