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 박정희 기념사업 부위원장? 뭣이 중헌디?"

인천 야권, 인천시장 향해 쓴소리... "시정에 전념하라"

등록 2016.11.04 11:13수정 2016.11.04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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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복 인천시장. 사진은 지난 6월 10일 세종포럼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는 모습. ⓒ 세종포럼


유정복 인천시장이 '박정희 탄생 100돌 기념사업추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과 국민의당 인천시당은 지난 3일 "저의가 의심된다" "시정에 전념할 때다"라면서 유 시장을 비판했다.

'박정희 탄생 100돌 기념사업 추진위'는 지난 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발족식을 개최했다. 유정복 시장은 부위원장이지만 이날 중국 출장 중이었다.

추진위(정홍원 추진위원장, 전 박근혜 정부 국무총리)에는 12.12 신군부 쿠데타와 5.18광주학살을 자행한 전두환과 노태우가 고문으로 참여했고,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기춘 전 비서실장도 고문으로 참여했다.

추진위는 "지금과 같은 어려운 시기에 박정희 대통령의 혜안과 열정을 본받아 현실을 극복해야 한다" "박 전 대통령은 이순신 장군과 세종대왕을 합친 정도의 위인이다"라면서 광화문에 "박정희 동상 건립을 강력히 추진하겠다"라고 밝혔다.

유정복 시장이 부위원장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인천 야권은 일제히 유 시장을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박남춘 위원장)은 3일 "광화문광장에 박정희 동상을 건립을 추진하는 저의가 의심스럽고, 유 시장이 부위원장을 맡은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더민주 인천시당은 "광화문 광장은 시민들이 자유롭게 의사를 표출할 수 있는 광장이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이후 권력은 권력자를 보호하고 시민의 목소리를 억압하는 공간으로 악용했다. 이명박 정부 때 '명박산성'을 쌓았고, 지난해 백남기 농민은 이곳에서 물대포를 맞고 쓰러졌다"라면서 "자유의 공간을 억압해 놓고, 거기에 독재자 '박정희 동상'을 설립하겠다는 저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책임론으로 하야와 퇴진요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박정희 동상을 광화문광장에 세우는 것은 "더욱 저의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더민주 시당은 "추진위에 속한 주요 인사들이 대부분 '친박' 실세들로 구성됐다는 것만 보더라도, 추진위가 시도한 '박정희 동상 건립'은 박근혜 대통령을 지키기 위한 '박근혜 산성 쌓기'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라면서 "유정복 시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과 큰 인연도 없는 인천의 시장으로서, 왜 굳이 부위원장을 맡았는지 즉시 해명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국민의당 인천시당(문병호 위원장) 또한 3일 성명을 내어 유 시장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국민의당 인천시당은 "유 시장이 기념사업에 관심을 갖는 것은 가치관에 따른 일이라고 해도, 300만 명 도시의 살림살이를 책임지고 있는 시장이 시정에는 전념하지 않고 정치적 논란이 분분한 일에 신경 쓸 겨를이 있는 지 묻고 싶다"라고 쏘아 붙였다.

국민의당 시당은 또 "박근혜는 자기 아버지 박정희를 미화하는 각종 기념사업을 과도하게 진행해 빈축을 사고 있을 뿐더러 국론마저 분열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심지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국정이 파탄지경에 이르렀다"라며 "국민들은 뉴스를 보며 눈과 귀를 의심할 정도로 분노하고 있다. 박정희 동상을 세우는 일이 지금 절망에 빠진 국민들에게 보여줄 일인가"라고 개탄했다.

그런 뒤 국민의당 시당은 유 시장이 시정에 전념할 것을 촉구했다. 시당은 "인천은 지속되는 인천2호선 사고와 검단스마트시티 사업 무산에 따른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라며 "시민들은 지금 시장에게 '뮛이 중헌디?'를 묻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박정희 탄생 100돌 기념사업 추진위'가 서울 광화문광장에 박정희 동상을 세우겠다고 한데 대해, 서울시는 동상 건립을 원칙적으로 불허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뉴스1> 3일 치 보도에 따르면 서울시 관계자는 "광화문광장에 박 전 대통령 동상 설치는 불가하다. 광화문광장의 이순신 장군 동상과 세종대왕 동상은 내부 논의와 시민 합의에 의해 만들어졌다. 박 전 대통령 동상을 세우려면 시민의 절대적인 지지와 합의가 있어야 가능한데 현재 상태로는 불가능하다"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유정복 #5.16쿠데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광화문광장 #박정희 기념사업추진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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