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자 "박근혜, 범죄자가 대통령 코스프레 한 것"

[현장] 부산대학교 강연회에서 진보정당의 신자유주의 정책 경고

등록 2016.11.23 20:36수정 2016.11.23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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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 시대의 민주주의'에 대한 주제로 지난 23일 부산대학교에서 열린 강연회에 참석한 박노자 교수는 '진보운동의 급진성 회복'을 강조했다. ⓒ 조규홍


"좌파정치가 계급투쟁의 화두로 돌아가지 않는다면 반(反)신자유주의적 분위기는 극우적 배타주의(트럼프 신드롬)로 흘러갈 위험성이 있다."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학 한국학 교수는 23일 부산대학교 강연에서 신자유주의를 막는 중요한 조건이 좌파 급진성의 회복이라고 주장했다.

유럽의 사회민주주의 정당(이하 사민당)들이 우파의 정책과 별반 차이를 보이지 않게 되면서 극우정당이 득세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하야 투쟁에 관련해서 박노자 교수는 "파업·동맹휴학·가두시위를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부산대학교 사회과학연구원·민주화교수협의회 주최로 열린 이날 강연회는 '신자유주의 시대의 민주주의'라는 주제로 박노자 교수를 초청해 진행됐다. 강연회에는 학생, 교수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 150여명이 참여해 현 시국과 미래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오고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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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 시대의 민주주의'에 대한 주제로 지난 23일 부산대학교에서 열린 강연회에 참석한 박노자 교수는 '진보운동의 급진성 회복'을 강조했다. ⓒ 조규홍


박노자 교수 설명에 따르면 신자유주의는 다수의 이익에 반하는 체제이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민주주의와 어울리기 힘들다. 따라서 신자유주의가 만연한 국가에서는 대의 민주주의의 외형은 남아 있지만 내용적 측면에서는 무용지물로 전락한다는 것이다. 이는 투표율과 정당 입당률 저하, 사회민주주의 퇴조로 나타난다. 실제로 미국 1952년 대선에서 투표율이 61%였던 것에 반해 2012년 대선에서는 57.5%로 떨어졌다. 또 영국의 총선 투표율은 1950년 83%에서 2015년 66%로 하락했다.

박노자 교수는 "사민당이라고 해도 신자유주의적 정책을 따라갔고 결국에는 비슷비슷한 정책 경쟁에서 인기를 잃게 됐다"며 "민중들의 투표 거부는 민심을 배반한 사민당에 대한 응징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신자유주의는 주요선진국을 제외한 대한민국과 비슷한 국가에서 신권위주의를 등장하게 했다. 박노자 교수는 "터키에서는 형식적 민주주의는 보존되나 표현·집회의 자유가 더 이상 보장 안 되고 사법을 가장한 탄압이 횡행한다"면서 "대한민국도 당시 의회 제3당인 통합진보당 강제해산, 전교조 법외노조 판결,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투옥의 사례로 봤을 때 노동에 대한 탄압 일변도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여기에 대한 대안으로 박노자 교수는 부유한 유럽국의 사례보다는 주변국들의 노동운동을 예로 들었다. 인도에서는 올해 9월 1억 5000만명이 참여한 총파업이 있었다. 또 1980년대 신자유주의 폐단을 먼저 겪은 엘살바도르, 베네수엘라는 1980년대 사회주의 혁명과 반미운동을 계승한 정당이 집권하고 있다.

그는 "신자유주의 정책에 오염된 사민당을 반면교사하고 중남미의 좌파정권 수립과 중국과 동남아시아의 노조가입률 증가, 급진적 개혁정당인 스페인의 포데모스 창당을 참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한민국이 사회민주주의 복지국가 모델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높은 노조 가입률과 강력한 온건 좌파정당이 필요하다"면서 "콜트악기 파업을 사례로 봤을 때 대한민국처럼 끈질기게 저항하는 나라는 없다. 실제로 러시아 노동계에서 한국의 투쟁을 주제로 세미나도 열리기 때문에 희망을 갖고 투쟁을 이어가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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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 시대의 민주주의'에 대한 주제로 지난 23일 부산대학교에서 열린 강연회에 참석한 박노자 교수는 '진보운동의 급진성 회복'을 강조했다. ⓒ 조규홍


한편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서 박노자 교수는 "범죄자가 대통령 코스프레를 한 것이다. 박근혜는 국정원이 개입한 부정선거로 당선됐으니 대통령 자리를 찬탈한 셈"이라며 "폭력·비폭력 시위 논란을 넘어서 더 많은 국민이 시위에 참여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그동안 허수아비 대통령이 시행했던 정책들을 전면 취소하는 운동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강연을 주최한 부산대학교 민주화교수협의회의 장동표 교수는 "이번 강연은 하수상한 시국에 우리가 본질에 대해서 깊이 알아보기 위해 기획됐다"며 "많은 사람들이 이 시대를 어떻게 읽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고민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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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 시대의 민주주의'에 대한 주제로 지난 23일 부산대학교에서 열린 강연회에 참석한 박노자 교수는 '진보운동의 급진성 회복'을 강조했다. ⓒ 조규홍


#박노자 #진보운동 #박근혜하야 #박근혜 #부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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