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사상 최대 촛불 모여 "새누리당은 공범"

남구 삼산동 롯데백화점 앞에 1만5천여 명 모여... 6개 차선 점령

등록 2016.12.03 19:53수정 2016.12.0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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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3일 오후 4시부터 울산 남구 삼산동 롯데백화점 광장에서 열린 '박근혜정권 퇴진 4차 울산시민대회'에서 시민들이 박근혜 퇴진과 새누리당 해체를 외치고 있다 ⓒ 박석철


3일 오후 4시부터 울산 남구 삼산동 롯데백화점 광장에서 열린 '박근혜정권 퇴진 4차 울산시민대회'엔 당초 1만 명이 모여 도로 3차선을 차지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1만 5천여 명이 운집해 6차선을 촛불로 가득 메웠다.

이날 촛불집회 참가자들 중엔 40~50대 가장들이 많이 눈에 띄었고 가족단위 참가자가 많았다. 특히 이날 시국발언을 한 시민·학생·노동자는 하나같이 "새누리당도 공범이다"라며 새누리당 해체를 요구했다.

오후 6시 50분부터 진행된 거리행진도 3km가량 떨어진 새누리당 박맹우(울산 남구을) 의원 사무실까지 진행됐다. 행진에 나선 시민들은 새누리당 해체와 탄핵안 찬성을 촉구했다.

울산 최고 요지 삼산동 6개 차선 점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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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3일 오후 4시부터 울산 남구 삼산동 롯데백화점 광장에서 열린 '박근혜정권 퇴진 4차 울산시민대회'에서 6시가 되자 시민들이 넘쳐나 옆 6개 차선에도 시민들이 앉아 있다 ⓒ 박석철


이날 촛불집회는 오후 4시부터 시작됐다. 집회 시작 한 시간만에 롯데백화점 앞 광장이 참가자들로 꽉 찼고, 오후 6시 이후엔 밀려드는 시민들로 인해 3개 차선-5개 차선-6개 차선으로 집회 장소를 늘려 나갔다. 오후 6시 시가 넘어 통기타 가수 박정호와 가수 조PD가 노래할 때는 시민들이 함께 노래를 부르며 함성을 지르기도 했다.

이날 울산촛불집회 사회자는 야3당이 이날 새벽 낸 박근혜 탄핵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도록 힘을 모으자며 촛불집회에 참석한 울산 지역구 무소속 김종훈(동구) 윤종오(북구)의원을 소개했다. 사회자가 "이 두 국회의원이 탄핵안이 통과되는 데 앞장서 힘을 모을 수 있도록 하자"라고 말하자, 시민들은 촛불을 높이 들고 박수를 보냈다.

이날 촛불집회 역시 지난주처럼 학생들이 대거 발언대에 올랐다. 온산중학교 3학년 학생은 "처음 발언대에 올라 떨린다"면서 직접 쓴 글을 읽어 나갔다. 이 학생은 "뉴스와 인터넷 기사를 접하고 화가 나서 지난주 비가 오는데도 이곳 촛불집회에 참석한 후 오늘 또 나왔다"면서 "박 대통령은 행정수반으로서 지휘 감독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오랜 시간이 걸리고 걸림돌이 있어도 국민들이 민주주의를 찾아나가자"고 말했다.


한 여고생은 "박근혜 당신은 세월호 학생들을 죽음에 이르게 했다"면서 "명심하십시오, 당신이 무너뜨린 이 나라는 수많은 독립투사들이 지켜온 나라라는 것을, 학생들이여 억눌리지 말고 나와서 새로운 역사를 쓰자"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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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3일 오후 4시부터 울산 남구 삼산동 롯데백화점 광장에서 열린 '박근혜정권 퇴진 4차 울산시민대회'에서 (왼쪽부터)노옥희 전 민주노총 울산본부수석부본부장과 나연정 참교육학부모회 울산지부장이 피켓을 들고 시민들에게 국정교과서 실상을 알리고 있다 ⓒ 박석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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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3일 오후 4시부터 울산 남구 삼산동 롯데백화점 광장에서 열린 '박근혜정권 퇴진 4차 울산시민대회'에서 (왼쪽부터)서민태 초등학교 교사와 김형근 울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이 시민들에게 핵발전소 퇴출을 홍보하고 있다 ⓒ 박석철


약사고등학교 2학년 박성빈 학생은 "지금까지 정치에 관심이 없었다. 새누리당이 테러방지법을 올려도 그대로 있었다"면서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하나하나 밝혀질수록 보통사태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이 '촛불은 바람 불면 꺼진다'고 한 말에 큰 분노를 느꼈다. 매주 촛불집회에 참여하고 있고 오늘 발언까지 하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이 학생은 "순진한 노인을 속여 콘크리트 지지층을 만든 새누리당의 해체를 요구한다"면서 "존경하는 백범 김구 선생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소원은 독립'이라 했다. 나의 소원은 역시 박근혜 퇴진과 새누리당 해체"라고 강조했다.

중학교 3학년 여학생은 "연합고사를 2주일 앞두고 여기 나왔다"면서 "새누리당 의원은 촛불이 꺼진다고 했는데 꺼질 사람은 당신들이다"라며 "박 대통령님, 하야하겠습니다라는 소리가 그만큼 힘듭니까? 하야하십시오, 새누리당도 공범이나 해체하십시오"라고 외쳤다.

"새누리당 찍어 울산 장악하게 한 엄마아빠들 반성하자"

"(전임자를 위해)학교 복귀를 거부한 이유로 교육감으로부터 직권면직됐다"고 자신을 소개한 권정오 전교조 울산지부장은 "박 대통령이 '98년 정치에 입문한 후 지금까지 국가를 위해 일하고 사익을 추구한 적이 없다'고 한 것을 듣고 구토가 나왔다"면서 "우리는 지금부터 대통령이 뭐라고 하든지 촛불을 들자, 내려올 때까지 촛불을 들자"고 제안했다.

그는 또 "인터넷에서 <올바른 역사교과서>에 들어가면 국정 교과서 초안을 볼 수 있다"면서 "지금 교과서가 훌륭한데 왜 이런 교과서를 만들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의문을 표했다.

이어 "국정교과서 210쪽을 보면 1948년을 대한민국 수립이라고 해놨다. 이는 헌법에 명시된 1919년 3.1만세 이후 상해임시정부 정통성을 부정하는 것으로 1948년전까지의 친일매국행위 흔적을 없애려고 하는 것"이라면서 "이 국정 교과서는 박정희와 박근혜를 위한 신분세탁용 교과서다"라고 비판했다.

박유기 현대차노조 지부장은 "여기 학생들이 많이 왔는데, 부모에게 '선거 때 몇번 찍었나'라고 물어봐라. 아무도 1번 찍었다고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렇다면 왜 울산지역 21개 시의원과 시장, 구청장, 군수, 국회의원을 모두 새누리당이 장악했겠나, 엄마 아버지가 반성하자"고 말했다. 이어 "재벌을 배불리는 정권이 새누리당이다 해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울산촛불집회 #롯데백화점 #권정오 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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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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