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2만' 신도시에서도 촛불 "이젠 욕도 안 나와"

[현장] 충남 내포 신도시 주민들, '박근혜 퇴진' 2차 주말 집회 열어

등록 2016.12.03 22:59수정 2016.12.03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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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화 봉송이 아니다. 충남 내포시 신도시 주민이 '박근혜 퇴진 횃불을 밝히고 있다. ⓒ 이재환


작지만 강한 '신생 촛불'이다. 3일 충남 내포신도시 주민 60여 명은 내포신도시 효성아파트 앞 공원에 모여 "박근혜를 즉시 구속하고 재산을 몰수하라"며 '박근혜 퇴진 2차 주말 촛불집회'를 열었다. 주말마다 열리는 서울 광화문 집회에 일일이 참석하기가 어려운 일부 국민들은 지방에서나마 촛불과 횃불을 들고 '박근혜 퇴진'을 외치고 있다.

그래서 일까. 내포신도시에서 열린 주말 집회에는 서울 광화문 집회에 참석하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는 목소리가 많았다. 내포 주민 최종욱씨는 이렇게 전했다.  

"광화문에 가지 못해 아쉽다. 하지만 내포에서도 촛불집회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오게 되어 기쁘다. 마음속에서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을 수가 없다. 이제는 더 이상 욕도 안 나온다. 박근혜와 공범인 새누리당도 함께 심판을 받아야 한다."

"이제는 욕도 안 나온다"

그동안 정치에 무관심했었다고 고백한 40대 남성도 "얼마전부터 헬조선이라는 말이 유행했다, 솔직히 이 말을 이해하지 못했었다"며 "하지만 요즘 나라가 돌아가는 꼴을 보면 이 말이 나온 이유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이 좀 더 두 눈을 부릅뜨고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국민들은 주말에 쉬지도 못한 채 '박근혜 퇴진'을 외치기 위해 가까운 광장으로 뛰쳐나오고 있다. 이날 내포 집회에는 인근 홍성과 홍동 주민들도 6~7명 정도 참석했다. 홍동주민 이동근씨는 "서울 광화문에 가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라며 "집에서 가까운 내포에 집회가 있다고 해서 일부러 들렀다"고 말했다. 홍동은 내포신도시에서 자동차로 25분 거리다.

홍동 주민 임소형씨도 "아이 엄마가 되고 나서 세상을 보는 눈이 바뀌었다"며 "지금은 세상이 너무나 엉망진창인 것 같아 어린 아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 포기하지 말고 촛불과 끝까지 함께하자"고 당부했다. 


홍성 주민 신인섭씨도 "박근혜 퇴진을 외치는데 장소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라며 "각자의 위치에서 촛불을 밝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충남도청청사가 위치해 있는 내포 신도시는 인구 2만의 작은 신생 도시이다. 충남 도청과 교육청 등이 자리 잡고 있는 만큼 지역 주민 중에는 공무원도 많다. 외지에서 이주해 온 주민들이 많다보니 주민간의 유대 관계 또한 아직은 느슨한 편이다.

이에 대해 내포주민 이주원씨는 "신생 도시이다 보니 주민들 간의 결속력이 떨어지는 측면도 있다"며 "주민 중에 공무원들이 많다 보니 촛불집회에 나오지는 못하는 경향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마음 한뜻으로 '박근혜 퇴진'을 외치는 함성 만큼은 여타 지역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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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포 신도시 주민과 인근의 홍성 및 홍동 주민 40여명이 내포신도시 효성아파트 앞 공원에 모여 박근혜 퇴진을 외쳤다. ⓒ 이재환


#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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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좋은 사람'이 '좋은 기자'가 된다고 믿습니다. 오마이뉴스 정치부에디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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