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담화범' 박근혜, 반드시 내려오게 될 것"

3일, 박근혜 퇴진 5차 부산시국대회... 20만 명 모여

등록 2016.12.04 10:43수정 2016.12.04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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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퇴진 5차 부산시국대회 ⓒ 비주류사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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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퇴진 5차 부산시국대회 ⓒ 비주류사진관


'박근혜 퇴진 5차 부산시국대회'가 12월 첫 주말인 3일, 서면 중앙대로에서 열렸다.

포근한 날씨 속에서 열린 5차 시국대회는 박근혜의 3차 담화에 분노한 여론을 반영하듯 큰 규모로 진행됐다. 주최 측은 지난 주보다 많은 4개의 대형 스크린을 세웠고 사상 최대 규모인 20만 인파가 서면교차로부터 범내골 쪽 광무교까지 가득 들어찼다.

오후 4시부터 진행된 사전행사로 박근혜 퇴진 교수·연구자 시국대회, 알바노조 시국대회, 청소년 시국대회, 부산지역 청년결사대와 각 정당들의 연설회 등이 이어졌다. 시사잡지인 <시사인>은 부산 시민들과 함께하는 거리 편집국을 열었다.

오후 6시에 시작한 5차 부산시국대회에선 교수, 변호사, 사드배치에 맞서 싸우고 있는 '성주, 김천, 원불교 3자 투쟁위원회' 등이 규탄 발언을 이어갔다. 고등학생과 청년들도 발언에 나섰고, 6월 정신을 계승하고자 만든 박종철 합창단의 노래와 보건의료노조 부산대지부의 몸짓, 스카밴드인 스카웨이스커스 등의 공연도 함께했다.

오후 7시 50분께부터는 두 개의 대열로 나눠 행진을 시작했다.

지난 주와 마찬가지로 민주노총 대오는 중앙대로를 따라 범내골교차로 - 현대백화점을 지나 문현교차로로 향했으며, 다른 시민들은 전포대로를 따라 문현금융단지를 지나 문현교차로로 향했다. 행렬의 선두가 문현교차로에 도착한지 약 30분이 지나서야 후미가 들국화의 '행진'을 '퇴진'으로 바꿔 부르며 도착했다.

문현교차로 육교 위에서 '박근혜는 즉각 퇴진하라'는 문구가 적힌 대형 펼침막이 내려왔고 새누리당의 마크와 당명이 적힌 대형 펼침막을 찢는 퍼포먼스도 진행했다.


주변의 아파트에서는 지난주보다 더 많은 주민들이 베란다에서 휴대전화의 조명을 켜고 마무리 집회에 함께했다.

참가자들은 문현교차로에서 6월 항쟁의 의미를 되새기며 '광야에서'를 불렀고 단원고 학생들이 수학여행지에서 부르고자 했던 노래 '거위의 꿈'도 함께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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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부산민중연대 이원규 ⓒ 이윤경


"오늘도 민주주의 역사의 한 페이지를 쓰고 계신 여러분들을 만나 정말 반갑고 고맙다"는 말로 대회의 시작을 알린 부산민중연대 이원규씨는 박근혜의 3차 대국민담화를 "나는 잘못이 없지만 너희들이 내려 오라고 하니 국회가 결정하라"는 한 문장으로 정리했다.

이원규씨는 "박근혜와 새누리당의 행태는 세계사에도 유례가 없었던 항쟁을 펼치고 있는 위대한 국민들과 한번 해보겠다는 것인데, 촛불이 먼저 꺼지나 박근혜와 새누리 일당이 먼저 꺼지나 한번 해보자"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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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박종철 합창단 ⓒ 이윤경


중장년층으로 이루어진 박종철 합창단은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우리의 소원은 퇴진'으로 개사해 불렀고 레미제라블의 Do you hear the people sing(두 유 히얼 더 피플 싱)을 번안한 '민중의 노래'로 큰 박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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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 동아대 의대 교수 한명석, 변호사 정상규,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 공동위원장 김종경, 청년 권오민 ⓒ 이윤경


시국대회 전 9개 대학의 교수·연구자들과 시국선언을 한 한명석 교수는 "10년 만에 거리에서 시위에 참석한다. 이런 현실이 안타깝다"며 "수많은 국민들의 요구에도 내려오기는 커녕 기만으로 버티고 있는 박근혜의 행태는 참으로 한심하다"고 말했다. "자진해서 내려오지 않는다면 끌고 내려오는 수밖에 없다"고 말한 뒤 시국선언문을 낭독했다.

정상규 변호사는 "박근혜를 뇌물죄로 처벌해야 한다. 전두환과 노태우 전 대통령이 비자금 사건으로 재판을 받을 때 법원은 '대통령의 직무는 포괄적이므로 대통령에게 금품을 공여하면 뇌물공여죄가 성립한다. 대통령이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여부는 범죄 성립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고 말했다. 또한 "담배세는 올리면서 재벌의 세금은 올리지 못하는 새누리당은 재벌과 공생관계"라고 질타했다.

사드배치에 맞서 싸우고 있는 '성주, 김천, 원불교 3자 투쟁위원회' 중 김천시민대책위의 김종경 공동위원장은 "박근혜는 대통령이라는 직위를 가업으로 알고 있으며 청와대를 자신의 집이라 여긴다. 이런 망상에 사로잡혀 대한민국을 이렇게 만들었다"고 비판하며 "통합진보당 해산, 세월호 참사, 개성공단 폐쇄, 역사교과서 국정화, 한일 '위안부' 협상도 모자라 군사정보보호협정까지 체결했다. 국가주권을 포기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김종경 위원장은 "사드는 미국을 위한 대중국 견제용 무기일 뿐이며 북핵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김천과 성주, 원불교가 함께 사드배치를 막기 위해 싸우고 있으며 많은 연대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새누리당 부산시당에 '공범이당'이라는 현판을 부착해 유튜브 조회수 10만을 넘기며 큰 화제를 낳은 일명 '새누리당 현판식'에 참여한 청년 권오민씨는 "3차 담화문 이후 국민들은 박근혜를 '연쇄담화범'이라 부른다. 18년 정치사에서 단 한번도 사익을 취한 적 없다는 말이 역겨웠다"고 말했다. 또한 "최순실은 방아쇠에 불과하다. 박근혜는 반드시 내려오게 될 것이며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한 공범이자 부역자 새누리당은 해체해야 한다"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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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전국보건의료노동조합 부산대병원지부 ⓒ 이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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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 한국조형예술고등학교 학생들 ⓒ 이윤경


한국조형예고 학생들은 "박근혜와 최순실이 권력을 남용해 국민을 속이고 희롱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분노를 참을 수 없어 이 자리에 서게 됐다. 잘못된 국가권력과 맞섰던 역사의 현장에는 언제나 학생들이 있었다"고 말하며 시국선언문을 낭독했다. 이어서 "진정한 민주주의를 꿈꾸는 많은 학교들이 시국선언에 참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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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정권 퇴진 부산운동본부 공동대표단이 함께 무대에 올랐다. ⓒ 이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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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 박근혜정권 퇴진 부산운동본부 공동대표 이청산 ⓒ 이윤경


이청산 박근혜정권 퇴진 부산운동본부 공동대표는 "박근혜는 국민들의 요구를 정면으로 거부했다. 새누리당이 탄핵에 동참하지 않는다면 민주주의 파괴 행위의 공범으로 심판받을 것"이라 경고했다. 이청산 대표는 "'박근혜 즉각 퇴진'이 민심이며 이 민심을 거스르는 모든 세력은 국민의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부산 시민이 먼저 나서서 우리의 뜻을 보여주자"며 "토요일 저녁 7시에는 불을 끄자. 평일에는 함께 행동하자. 현수막과 버튼을 달고 스티커를 붙이자. 운동본부의 홍보물을 퍼 나르자. 우리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반드시 이긴다"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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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공연 스카웨이커스 ⓒ 이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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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진 ⓒ 이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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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 앞을 지나고 있는 행진단 ⓒ 비주류사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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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현교차로에 들어서는 5차 부산시국대회 참가자들 ⓒ 비주류사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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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렬로 있을때는 몰랐던 서로의 모습으로 확인하며 환호하고 있는 5차 시국대회 참가자들 ⓒ 이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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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야에서'와 '거위의 꿈'을 부르는 참가자들 ⓒ 이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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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는 즉각 퇴진하라! 육교에서 내려온 펼침막 ⓒ 이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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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해체를 간절히 원하는 손들 ⓒ 이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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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해체된 새누리당 펼침막 ⓒ 장영식


6차 시국대회는 12월 10일(토) 오후 6시, 서면 중앙대로에서 열릴 예정이다.

#박근혜_퇴진 #부산시국대회 #민주노총부산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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