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하는 하나고의 교사들, '송곳'은 어디 있나

[최순실-정유라 사건으로 다시 보는 하나고 사건③] 감사보고서 속 교사 관련 불법 지적사항

등록 2016.12.13 11:38수정 2016.12.13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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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하나쯤은 뚫고 나온다. 다음 한 발이 절벽일지도 모른다는 공포 속에서도 제 스스로도 자신을 어쩌지 못해서 껍데기 밖으로 기어이 한 걸음 내딛고 마는 그런, 송곳 같은 인간이..."(드라마 <송곳>의 대사 중에서)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TV 드라마에 노동운동가로 나오는 주인공이 하는 대사이다. 그러나, 하나고에는 그 송곳이 나오지 않는다. 왜? 어쩌면 자신들의 처지에 대한 자각이 없을 수도 있고, 어쩌면 정말로 하나고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모를 수도 있다.

서울시교육청 감사보고서에 나온 교사들 관련 불법 지적 사항들을 살펴보면서 그 이유를 따져보려 한다.

회의에 참가하지도 않은 이들까지 교직원 실명 신문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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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8월 29일 조선일보 외 4개 신문에 실린 광고. ‘하나고 교직원 일동’으로 실명 광고가 실렸는데, 왜 자기 이름이 거기 올랐는지 듣지도 못한 이들의 이름까지 실렸다. 3천만원이 넘는 광고비는 이름이 실린 교사들이 낸 것이 아니라 학교돈으로 지출했다. ⓒ 김행수 캡쳐


하나고의 부정 관련 기사들이 실리자 2105년 8월 28일, 이사장, 교감, 행정실장, 부장교사 7명이 참석한 '언론 보도 관련 대책 간부회의'가 열린다. 여기서 이사장이 교직원의 입장을 표명하는 신문 광고를 제안한 다음 날 5개 신문에 전격적으로 광고가 실리게 된 것이다.

3000만 원이 넘는 엄청난 광고비를 교사들이 모금을 해서 낼 수도 없었고 그럴 계획도 없이 교직원들의 명의만 빌린 것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결국 신문광고 명의는 하나고 교직원들이지만 비용은 학교회계로 전출한 법인회계에서 지불됐다.

더 웃기는 것은, 광고에 이름이 실린 교직원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면서 동의를 받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물리적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에 같은 날 오후 4시경 교직원 회의를 소집해 '신문 광고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개인적으로 문자를 보내라'는 걸로 동의 의사를 대체했다.

기간제교사들, 용역직원들의 이름까지 모두 실렸다. 회의에 참석도 하지 않은 교직원들, 특히 광고기 실리는지도 모르는 이들의 이름이 최소 15명이나 된다. 본인의 동의 없이 신문 광고에 다른 사람의 이름을 도용한 것은 명백한 개인정보법 위반이고 정보인권 침해다.

이사장이 학교 간부회의에 참가하여 신문 광고를 지시한 것은 사립학교법 위반, 교직원들의 이름으로 실린 광고니까 교직원들이 지불해야 하는 데 학교회계나 법인회계로 광고비를 지불하였으므로 횡령죄, 교직원들의 명시적 동의를 받지 않았으므로 개인정보법 위반 등의 법적 논란을 피할 수 없다. 그러나, 하나고의 누구 하나 이를 따지고 들었다는 소식이 없다.

이사장의 지시로 이루어진 광고라는 것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 어느 교사가, 어느 직원이, 특히 어느 기간제교사들이 자기 이름은 빼달라고 할 수 있을까? 이건 '갑질 중의 갑질'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힘들다.

홈페이지에 교사의 사진, 출신 대학, 메일 등 신상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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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고 홈페이지 교사 소개란. 개교 이후 2015년까지 학교 홈페이지에 교사의 사진, 이름은 물론 민감한 개인정보인 메일, 전화번호, 심지어 졸업대학과 학력까지 올려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하고 있었다. 이게 과연 교육적인가? 왜 교사들은 제대로 항의도 못하고 이를 따를 수밖에 없었을까? ⓒ 하나고 폼페이지 캡쳐


하나고의 개인정보 공개를 통한 인권 침해 논란은 또 있다. 서울시교육청이 감사에 들어간 당시 하나고 홈페이지에는 선생님 소개란이 있었다. 여기에는 교사들의 이름과 사진은 물론 전화번호, 나아가 메일과 출신 대학교 등 학력과 경력까지 모두 적혀 있다.

교사의 이름은 당연히 공개하지만 사진이나 메일, 특히 출신 대학을 공개하고 있는 학교는 없다. 메일이나 출신대학, 사진 등은 공개가 금지되어 있는 민감한 개인정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교사들의 졸업 대학을 학생들에게 공개하는 것은 비교육적이다.

물론 필요에 의해 학생이나 학부모에게 본인이 직접, 또는 동의 하에 공개하는 것은 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교육청의 하나고 감사 결과에 의하면 하나고가 이를 홈페이지에 공개하면서 교사들에게 명시적인 동의를 받았다는 어떤 증거도 없었다. 그래서 기관 경고를 받았다.

개교 이래 계속적으로 교사들의 인적 사항을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하고 있는데도 교사들은 거부하지 못하고 있었다. 학교와 교사들 사이의 '갑을관계'를 짐작하게 하는 사례다.

9시간 근무? 기본적인 노동기본권 침해

교사를 포함하여 대한민국 노동자, 문명국가라고 하는 대부분의 나라들에서 8시간 노동제는 노동자의 가장 기본적인 인권 중의 하나이다. 특별한 경우에 연장근로를 할 수는 있지만 말 그대로 특별한 경우이지 일상적으로 매일매일 연장근로를 시키는 것은 명백한 불법이다.

점심시간에도 급식지도를 하거나 상담, 교내 순찰, 오후 수업 준비 등을 하는 교사 업무의 특성상 점심시간도 근무시간에 포함된다. 그런데 하나고 교사들은 매일 9시간의 근무를 하고 있었다. 개교 이래 계속 9시간 근무를 해왔는데, 교사 누구도 이의 제기를 하지 못했다. 이 역시 학교와 교사들의 갑을 관계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증거이다.

교사들이 선의로 매일 1시간을 더 근무할 수야 있겠지만, 결코 미담 사례라고 할 수는 없다. 인류 역사에서 수많은 투쟁으로 이룬 8시간 근무라는 기본권도 지키지 못하는 교사들이 학생들의 인권을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비판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하나고 일정표에 의하면 학생들은 평일뿐 아니라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밤 11시 30분까지 자율학습을 하고 있다.

하나고 교사들이 학교와 갑을관계에 놓여있기 때문에 약간의 불의에 침묵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하는 것으로는 부족해 보인다. 하나고가 교사들에게 다른 학교에서 주지 않는 특혜도 많기 때문이다. 교사들이 받은 혜택 중 일부는 명백히 불법이다. 교사들이 과연 이것을 몰랐을까?

교사들이 불법으로 받은 학생지도수당이 6억6000만 원

하나고는 기숙학교다. 당연히 사감 인건비를 포함한 기숙사비를 수익자 부담경비로 따로 낸다. 기숙사 생활은 기본적으로 교사들과 별도로 채용된 8~10명의 사감들이 지도 관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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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고 교사들은 자율학습지도에 대한 초과근무수당을 받으면서 기숙사학생지도수당이라는 명목으로 학생기숙사비에서 매달 수십만원의 수당을 따로 받고 있었다. 교육청 감사 자료에 의하면, 하나고 교사들이 이사회 의결도 없었고, 수당지급 근거 규정도 없고, 특별히 지도하는 것도 없으면서 매달 이렇게 부당하게 받아간 돈이 6억6천만원에 이른다. 그만큼 학생들은 부당하게 더 많은 부담을 한 것이다. ⓒ 서울교육청


하나고 교사들도 일반 학교의 야간자율학습 지도와 비슷하게 평일 방과후 '자기 주도학습1(19:00∼21:00)' 시간과 주말 오전 시간(기상∼12:00)에 주로 면학실이라는 곳에서 학생들의 자율학습 감독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데, 별도의 초과근무수당을 받고 있었다.

그런데, 감사보고서에 의하면 하나고 교사들은 자율학습 지도수당(초과근무수당) 외에 '학생지도수당'이라는 별도의 수당을 받고 있었다. 초과근무수당을 이중으로, 별도 항목으로 지급받는 것은 명백한 불법이다. 담임교사는 2013학년 이전 월 40만 원, 2014년 이후 월 40만 원, 부장교사는 월 30만 원, 비담임교사에게 월 20만 원을 직위에 따라서 지급받았다.

방학 2개월을 제외한 10개월 동안 이렇게 학생지도수당이 지출되었는데, 서울시교육청은 이를 명백한 불법이라고 지적했다. 2011년부터 감사가 이루어지던 당시 2015년 8월까지 지급된 학생지도수당 총액이 6억6000만 원이 넘는다. 금액도 엄청나다. 학생들이 부담하지 않아도 되는 돈을 이만큼이나 추가로 부담했다는 의미이다. 감사 보고서에는 하나고의 어느 교사 한 명 이를 거부하거나 문제 제기 했다는 기록이 없다.

이사장 격려 수당을 학교회계에서 지급하는 것도 불법

교사들은 현행 법령에 따라 교직원보수규정상 명확한 지급 근거 없이는 어떤 명목으로도 학교 예산으로 수당 성격의 돈을 받을 수 없다. 올해 시행된 김영란법과 상관 없이 그러하다. 교사가 1원이라도 학교로부터 더 돈을 받기 위해서는 법령 상에 명확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하나고는 일반 학교에는 없는 '진학지도에 대한 이사장 격려금'이라는 명목으로 고3 담임들에게 1인당 150만 원의 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한 학년 8학급이니 해마다 1200만 원이 이사장 격려금으로 지출되고 있는 것이다. 이사장 격려금이라는 이름만 놓고 보면 이사장 개인이 교사들에게 지급하는 것 같지만 그것도 아닌 듯하다. 학교 공금으로 지급하고 있었다.

법인회계에서 '이사장 격려금'으로 교사들에게 수당을 주는 것이 적절한가에 대한 논란이 제기된다. 특히, 2014년의 경우 학교회계에서 지급된 이사장 격려금은 명백한 불법이다. 사립학교법 상 학교회계는 사용 용도가 엄격하게 정해져 있으며, 근거 없이 이를 다른 용처에 사용할 경우 횡령으로 형사 처벌을 받게 되어 있다.

즉, 하나고의 이사장 격려금으로 학교회계에서 지불된 교사들의 진학지도 수당은 횡령으로 형사 처벌까지 받을 수 있는 사안이 될 수도 있다.

교장의 쌈짓돈이 되어버린 학교장 업무추진비

학교장이 직무수행과 관련되어 사용할 수 있는 '경조사비'는 <사립학교 학교회계 예산편성 및 결산지침>에 따른다. 이 지침은 학교장 경조사비의 지급 대상과 범위를 엄격하게 정하고 있는데, 당해 학교 상근 교직원과 유관기관(단체) 인사의 결혼 또는 사망에 한하여 지급할 수 있으며, 금액은 건당 5만 원의 범위에서 집행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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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고 교장은 법적으로 지출할 수 없는 사적 경조사비, 예를 들면 언론사 기자, 용역업체 사장, 다른 학교 교장 등의 개인적 경조사비를 학교 공금인 업무추진비에서 불법적으로 지출해 왔다. 이렇게 교장 쌈지돈처럼 쓴 불법 경조사비가 900만원이나 된다. 서울교육청은 이런 불법 사실을 적발하고 이를 회수하도록 했다. 이 교장은 이후에 아무런 징계를 받지 않았다. ⓒ 서울교육청(편집)


그런데, 하나고 교장은 학교장 업무추진비 지급 대상이 아닌데도 공금으로 지급하거나, 한도를 초과하여 지출한 것이 감사에서 적발되어 900만 원에 이르는 회수 명령을 받았다.

대표적으로 교장은 용역업체와 하나금융의 각종 계열사 관계자들, 동아일보와 월간조선 등 기자, 고려대 총장 등 다른 학교장과 행정실장, 피자회사 대표 등 경조사비를 지급하는 것이 금지된 개인적 친분의 인사들에게 경조사비를 학교공금에서 지급한 경우가 무척 많았다.

학교장 업무추진비로 경조사비를 지불할 수 있는 하나고 교사들에게도 경조사비 한도를 초과해서 지출하고 있었다. 교사들에게 지급될 수 있는 경조사비의 한도는 5만 원인데 하나고 교사들에게는 대부분 15만 원씩 경조사비를 지급한 것으로 되어 있다.

학교장이 개인돈으로 경조사비를 내야 하는 곳에도 학교 공금을 자기 쌈짓돈처럼 사용한 것이다. 이렇게 부적절하게 집행된 업무추진비가 900만 원에 이른다. 이 교장은 이후에도 회수 명령만 받았지 현재까지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았다.

특히, 이 학교 행정실장과 팀장이 중학생들의 영어캠프 참가비로 워크숍을 빙자하여 제주도에 가서 골프를 치고 온 사실, 그것도 사설 업체 사장의 경비까지 공금으로 지불한 것과 캐나다에 다녀오면서 공금으로 교장에게 선물로 40만 원짜리 몽블랑 펜을 사다 준 것 등에 대해서 학교에서 아무런 징계를 하지 않고 있다.

교사 채용에 명백한 불법 있었다

하나고 교사들이 가장 많이, 심각하게 반성해야 하는 것이 불법 교사 채용에 대해서 모른 척 하고 있는 것이다. 이유야 어떻든 불법 교사 채용에 가담한 교사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 사립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사 중에 노무현 정부 당시이던 2005년에 사학법이 개정되었음을 모르는 교사는 없다고 봐야 한다. 당시 교사는 당연히 알 것이고, 교사가 아니라 학생이라 하더라도 연일 언론에서 사학법 개정과 관련해 쏟아지던 뉴스를 보지 못했을 리가 없다.

그 핵심 개정 내용 중 하나가 교사 공개 채용이라는 점을 몰랐다면 99% 거짓말이다. 아무리 신문을 보지 않고, 사회에 관심이 없는 교사라고 하더라도 이걸 모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당시에 몰랐더라도 다른 사립학교 정교사 채용에 한번이라도 응시해 본 사람은 알 수밖에 없으며, 친구 중에 사립학교 교사가 한 명이라도 있다면 그를 통해서라도 모를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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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채용 관련 하나고 이사회회의록(2009.4.21). 이 회의록에 의하면 김승유 이사장을 비롯하여 이태준 교장 등이 모두가 '교사 채용은 공개 전형을 해야 하며, 기간제교사를 공개 전형 없이 정교사로 전환하면 안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다른 이사회회의록에도 기간제교사를 공개 전형 없이 정교사로 채용했음이 여러 차례 나온다. 그런데 검찰은 교사 채용 불법이 없었단다. ⓒ 하나고


그런데 하나고에서는 2011년부터 최소 10명이 공개 전형 없이 정교사로 채용됐다. 명백한 불법이다. 이사장도, 교장도 알았고, 인사위원장인 교감도 모를 리가 없다. 하나고 이사회회의록에 분명히 나와 있다. 몰랐다면 이사장 자격도, 교장, 교감 자격도 없다는 비판에 직면한다. 인사위원들인 교사들도 알고 있고, 뽑힌 교사들도, 그렇게 채용되는 것을 본 다른 교사들도 당연히 알고 있었다. 상식이다.

하나고가 교사를 뽑을 때 기간제교사와 정교사를 구분하지 않고 채용하는 것도 불법이며, 기간제 교사로 몇 년을 근무시킨 후 정교사로 전환하는 것 역시 현행법 상 명백한 불법이다. 교사 검증을 위하여 그럴 수도 있지 않느냐라고 강변하는 사람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것이다.

현행법 위반이다. 현재 우리 교육법은 수습교사제를 인정하지도 않으며, 법적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기간제 교사를 채용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다. 더 큰 이유는, 안 그래도 심각한 비정규직 문제를 교육계까지 확대하는 것이 과연 교육적인 것이냐 하는 것이며, 우리 제자들이 살아갈 세상을 그렇게 만들어야하겠느냐는 의문에 교사는 답하기 어렵다.

몇 년간 근무를 시켜 본 후 검증된 교사를 정교사로 채용하는 것이 무엇이 나쁘냐고 하는 것은 '선의를 가장하고 있지만 가장 악의'적인 논리'다. 가진 자의 '검증된 교사를 뽑아야 한다는 선의(?)'가 검증의 대상이 된 약자인 기간제교사에게는 희망 고문이고 족쇄가 된다. 정교사가 되기 위해 임용권자의 눈치를 보며 하는 교육이 정녕 학생을 위한 교육일까?

비록 검찰에서는 교사 채용에 불법이 없었다고 하지만 이는 기본적인 사실 관계에도 어긋난다. 하나고의 교사 채용 불법은 채용 공고문, 이사회 회의록에도 나오고, 하나고 교사들의 내부 증언과 교육청 보고 공문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하나고 교사들이 가장 잘 알 것이다. 교사 임용이 취소되지 않는 것이 다행이라고 해야할 상황이다.

이렇게 교사 채용이 불법으로 이루어지는 근본 원인 중의 하나가 '교원인사위원회의 부실'이다. 교원인사위원회는 이사장과 학교장의 인사 전횡을 견제하기 위하여 사립학교법에 의하여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한 법정 기구이다. 교원 신규 채용을 위해서는 반드시 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하고, 전형 방법에 대한 것도 반드시 인사위원회 심의를 통하여 정해야 한다.

2013년 이전에는 아예 인사위원회 회의록도 쓰지 않아 인사위원회 심의를 했는지조차 알 수 없다. 공개 채용을 하지 않고 기간제교사를 정교사로 특별채용 하는 것에 대해서도 인사위원회는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았다. 인사위원회 규정에는 있지만 실제로 부장교사를 인사위원회에서 추천했다는 기록도 없다.

심지어는 병가, 출장 등의 이유로 인사위원회 회의에 참가하지도 않은 위원이 회의에 참가한 것처럼 사인이 되어 있는 경우까지 있었다. 인사위원회 자체에 대해서 심각한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나마 올해 4월에는 이전에 있던 인사위원회 규정을 더 나쁜 쪽으로 개악하였다. 하나고의 교원인사위는 이사장이나 교장의 인사 전횡을 견제하는 심의기구가 아니라 인사권자의 결정을 정당화시켜주는 형식적 자문기구 정도밖에 안 돼 보인다.

하나고 교사들의 이중적 처지, 침묵이 미화될 수 없다

하나고 교사들이 처한 상황은 이중적이다. 우선 학교와의 관계에서 약자인 '을'의 입장이므로 학교에 반대 의견을 내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다. 하나고뿐 아니라 모든 학교가 그렇다.

그래도 하나고 교사들은 다른 학교 교사들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더 좋은 대우를 받고 있다는 면에서 또 다른 처지에 놓여 있다. 대표적으로 전국 단위 자율형사립고라는 학교의 명성에서 나오는 자부심이 그렇고, 지금껏 받아왔던 학생지도 수당과 진학지도 이사장 격려금과 등 금전적 혜택 또한 여기에 속한다.

그러나, 어떤 지위가 강하든 불법이 합법이 될 수는 없다. 침묵이 미덕으로 미화될 수도 없다. 하나고 교사들도 다른 학교 교사들과 똑같이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육자들이다. 그래서, 적어도 교사들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불법에 대해서는 목소리를 내야 한다.

그 시작이 전 교사의 해고에 대해서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정말로 해고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면 해고가 정당하다고 서명 운동이라도 해야 하고, 해고가 부당하다면 탄원이라도 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전 교사에 대한 호불호는 그 다음이다. 하나고 교사들의 반론이 있기를 기대한다.

[관련 기사]
하나고 교사 해임이 '보복 징계'인 이유
하나고 입시 부정 무혐의 처분, 검찰은 재수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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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육에 관심이 많고 한국 사회와 민족 문제 등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합니다. 글을 읽는 것도 좋아하지만 가끔씩은 세상 사는 이야기, 아이들 이야기를 세상과 나누고 싶어 글도 써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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