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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스케 우승자 김영근 "저는 스타성이 없죠... 말도 못하고"

[인터뷰] '슈퍼스타K 2016' 김영근-이지은, 포기하지 않았고 끝내 이뤘다

16.12.09 18:31최종업데이트16.12.09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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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월의 대장정을 끝내는 결승전이 바로 어젯밤에 있었다.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김영근과 이지은은 벌써 차분한 모습이었다. 조금 들떠있지 않을까 예상했지만 TV에서 보던 그대로 조용조용했다. 하지만 겉으로 그렇게 보일 뿐 "아직 실감이 안 나고 어벙벙한 상태"라고 고백했다. 9일 오후 서울 상암동 CJ E&M에서 Mnet <슈퍼스타K 2016> 우승자 김영근과 준우승자 이지은의 공동인터뷰가 열렸다. 8개월의 대장정을 마친 소감과 향후 계획 등을 들어봤다.

최고의 듀엣 무대부터 결승까지, 두 사람의 인연

9일 오후 서울 상암 CJ E&M에서 Mnet <슈퍼스타K 2016>의 우승자 김영근과 준우승자 이지은의 공동인터뷰가 열렸다. ⓒ Mnet


김영근과 이지은은 3라운드 2 vs. 2 배틀에서 함께했다. 이문세의 '사랑 그렇게 보내네'를 듀엣으로 불렀고 심사위원과 시청자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이 노래는 이들에게 주어질 영광에 앞선 '복선'이 아니었나 싶다. 두 사람은 "경연이 아니라 듀엣무대를 하는 기분이었다"며 "서로 이야기를 많이 나누면서 잘 통한다고 느꼈다"고 소감을 전했다.

베스트 무대를 묻는 질문에도 두 사람은 이 곡을 꼽았다. 김영근은 "'사랑 그렇게 보내네'를 부를 때 스스로 가장 집중도가 높았다"며 "누나(이지은)는 파워 있는 보컬이고 저는 잔잔한 보컬이라 이 곡이 우리에게 어울릴까 고민했지만 막상 해보니 어울려서 기뻤다"고 했다. 반면 가장 아쉬웠던 무대로는 TOP10 경연에서 선보인 '행복의 나라로'를 꼽으며 "그렇게 많은 사람 앞에 서는 게 처음이라 집중이 영 안 됐다"며 "스스로에게 실망했다"고 털어놨다.

이지은 역시 가장 좋았던 무대로 '사랑 그렇게 보내네'를 꼽으며 "노래연습만 한 게 아니라 서로 대화하며 알아가는 과정이 있어서 좋은 결과가 있었다"며 김영근에게 감사를 전했다. 반면 아쉬웠던 무대로는 그 역시 TOP10 경연무대였던 김현식의 '떠나가버렸네'를 꼽았다. 옛날 곡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고민이 너무 많았던 탓에 잘 하지 못했다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두 사람은 서로의 스타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김영근이 먼저 답했다. "저는 스타성이 많이 없죠. 말도 못하고. 누나는 귀엽고 말도 잘하고 잘 웃고 얼굴도 예뻐서 스타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이지은이 이어 답했다. "일단 영근이는 얼굴이 잘 생겼어요. 영근이는 딱 보면 스타 같아요. 말을 잘 못하는 것도 (좋은 쪽으로) 한 몫 하는 것 같고요."

칠전팔기, 떨어져도 포기하지 않았다

어제(8일) 오후 결승전에서 승부가 가려졌으며 우승자 김영근에게는 상금 5억원과 가수 데뷔 기회가 주어졌다. ⓒ Mnet


두 사람은 <슈퍼스타K>의 앞선 시즌들에서 탈락을 반복했다. 심지어 둘 다 예선에서 계속 떨어졌다. 하지만 오뚝이처럼 매년 문을 두드려왔고 결국 이번 시즌에서 주인공이 됐다. <슈퍼스타K>란 드라마에 가장 잘 어울리는 주연배우가 아닐 수 없다. 포기하지 않는 도전으로 끝내 원하는 것을 이뤘으니 말이다.

김영근은 "<슈스케>에 출근하는 것처럼 지원했다"며 "떨어지는 게 많이 익숙해져서 괜찮았다"고 덤덤히 말했다. 큰 형이 차 고치는 일을 하는데, <슈스케>가 안 되면 형에게 그 일을 배울 생각이었다고도 한다.

이들의 칠전팔기 사례는 화제성 부족 탓에 끊임없이 존재이유를 질문 받는 <슈스케>에게 희망을 준 듯했다. <슈스케>가 지속 돼야하는 이유에 김영근은 "저희 같은 일반인이 도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며 "저한테 <슈스케>는 노래뿐 아니라 마음가짐도 다르게 만들어줬다"고 했다. 이지은은 "저도 예선에서 계속 떨어졌는데, 저희가 실력이 좋아서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저처럼 운이 안 따라줘서 떨어진 일반인 참가자들이 많은데 그분들이 계속 도전하려면 이 프로그램이 계속 유지돼야 하지 않을까요?" 되물었다. 이지은은 "<슈스케>란 꼬리표가 고맙다"고 말했다.

원하는 소속사? 앞으로의 계획은...

준우승자 이지은이 인터뷰 질문에 답하고 있다. ⓒ Mnet


8개월간 엄격한 '오디션 라이프'를 버텨온 이들은 이제 자유의 몸이 됐다. 지금, 무슨 일을 가장 하고 싶을까. 이들이 꺼낸 답변을 들으니 너무 소박해서 미소가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친구들이 저 없을 때 저 대신 집에 가서 부모님과 자고 매주 방청도 와줬어요. 오늘도 집에 가면 부모님과 친구들이 있는데 함께 맛있는 집밥을 먹지 않을까요? 친구들이랑 같이 술도 마시고 피시방에 가서 게임도 하고 싶고요. 집 앞에서 소소하게 보낼 생각입니다." (이지은)

"<슈스케>하면서 제작진께 반납한 휴대폰을 너무 받고 싶었어요. 다 끝나고 받았는데 메시지가 많이 와 있더라고요. 동네 가서 같이 사는 형이랑 친구랑 세 명이서 돌아다니다가 피시방 가서 게임도 하고 싶어요. 제가 20살 때 친구를 잘못만나서 게임에 빠져서 시간낭비를 좀 많이 했어요." (김영근)

어눌한 말투로 솔직하게 답하는 두 사람은 이제 미래를 계획할 일 앞에 서 있다. 러브콜을 많이 받았을 텐데 본인이 가고 싶은 소속사는 어디일까. 이지은은 "<슈스케>하면서 외부와 접촉할 기회가 없어서 저에게 러브콜이 왔는지는 모르겠다"며 "가고 싶은 기획사는 너무 많지만 저는 기획사의 이름보다는 저를 잘 파악해주시고 제 음악을 좋아해주시는 곳과 함께 하고 싶다"며 소신있게 답했다. 이어 김영근은 "감사하게도 제게 연락이 온다면..."하고 잠시 생각에 빠지더니 "저는 기획사에 대해 잘 몰라서..."라며 답할 말을 찾지 못했다. 그러면서 "잘 모르기 때문에 만나서 이야기를 많이 해보고 결정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두 사람은 3라운드에서 이문세의 곡 '사랑 그렇게 보내네'를 불렀다. ⓒ Mnet


"제가 할머니가 되어서도 계속 노래하고 있다면 그때 '사랑 그렇게 보내네'를 영근이와 함께 불러보고 싶어요. 그렇게 하려면 계속 음악을 하다가 만나야 하니까 열심히 하고 싶습니다." (이지은)

마음속에 품고 있는 '꿈의 무대'를 묻는 질문에 이지은은 위와 같이 답했다. 이지은은 "길가다가 흘러나오는 음악에 '어? 이지은 아니야?' 하고 사람들이 말할 수 있도록 목소리만 듣고도 알 수 있는 가수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한 "결심한 게 있는데, 제 말과 노래가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김영근은 "앞으로 작사도 많이 해보고 싶다"며 "사람들을 위로하는 음악을 들려주고 싶다"고 밝혔다. 향후계획도 더없이 소박했다.

"준비한 게 아직 없는데요. 일단 전에 준비했던 공연을 친구들이랑 하고 싶고요. 형이 드럼을 치는데 형이랑 예전에 같이 밴드를 했거든요. 형과 밴드도 다시 하고 싶어요." (김영근)

"저도 향후 계획은 없고요. 다시 보스턴에 공부를 하러 갈 예정이었는데 이렇게(준우승) 돼서 아무 생각이 없어요 지금. 저에게 앞으로 무슨 일이 더 일어날지 모르겠지만 제가 음악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거니까 좋고 잘하고 싶어요." (이지은)

우승자 김영근. ⓒ Mnet


준우승자 이지은. ⓒ Mnet


수수하고 소탈한 매력의 김영근-이지은. ⓒ Mnet



김영근 이지은 슈퍼스타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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