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에서 사고 당해도 배상 청구할 수 없는 이유

[주장] 유신 헌법의 잔재와 방산 비리, 뿌리 뽑아야

등록 2016.12.15 16:58수정 2016.12.16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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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13일 울산대학교병원에서 군부대 폭발 사고로 다친 장병이 얼굴에 붕대를 감고 치료를 받고 있다. 이날 오전 울산시 북구 신현동의 군부대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해 장병 24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2016.12.13 ⓒ 연합뉴스


또 군부대 사고다. 13일 울산의 한 군부대에서 폭발사고가 일어나 28명의 현역군인들이 다쳤다. 이들의 나이는 20~23세로 알려지고 있다. 이 중 한 명은 다리골절, 한 명은 전신화상의 중상을 입었고, 나머지 병사들도 화상과 고막파열 등의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군은 사건이 발생하자 탄약관리병이 연습용 수류탄 1500~1600발을 해체하고 그 안에 남아 있던 화약을 폭발사고 지점에 모아두었다며 폭발 원인을 밝혔다. 그러자 탄약관리병이 탄약 관리부사관이나 상급 간부의 지시 없이 어처구니 없는 폭발물 관리를 했겠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군은 14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대대장이 폭발물 소진 지시를 했고 이 지시에 따라 소대장 등이 폭음탄 1600여 개를 해체하고 안에 있던 화약을 바닥에 버렸다'고 사고 경위를 밝혔다.

중상당한 사고부상 병사...보상은 제대로 이뤄질까?

군사고가 발생하면 가장 억울한 일을 겪는 사람은 피해를 당한 부상 병사들이다. 작년 8월 북한의 DMZ 목함지뢰 도발 사건에서 지뢰 폭발로 두 명의 군인이 중상을 입은 바 있다. 이들은 김정원 하사(당시)와 하재헌 하사(당시)로, 김 하사는 우측 발목이 절단되고, 하 하사는 우측 무릎 위, 좌측 무릎 아래가 절단되는 심각한 중상을 입었다.

그런데 부상이 워낙 심각하여 민간병원에서 치료받던 하 하사가 치료비를 자비로 부담해야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분이 일었다. 군인이 부상으로 민간병원에서 치료를 할 경우, 입원이 30일이 넘어서면 30일이 지난 시점부터는 부상 당한 군인이 그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법 때문이었다.

언론과 누리꾼들의 성토가 연일 이어지자 그제야 국방부는 대응에 나선다. 국방부는 하 하사의 치료비를 전액부담한다고 발표하고, 국방부 고시로 진료비 초과한도를 넘는 금액도 지원할 수 있는 '공무상특수요양비 산정기준'을 발표한다.

그런데 이 기준에는 맹점이 있다. 첫 번째, 새로운 산정기준이 마련되기 전에 다친 병사에 대해서는 소급적용이 되지 않는다. 이러한 문제로 눈물을 흘린 것이 곽아무개 중사와 그의 가족들이었다. 2014년 6월 지뢰를 밟고 다친 곽 중사의 경우 치료비의 상당부분을 자비로 부담해야 했다. 이에 대한 논란이 여기저기서 일자 국방부는 태도를 바꿔 곽 중사의 치료비를 전액 부담하겠다고 밝혔지만 치료비 모금 문제 등 관련 의혹이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았다.

두 번째 맹점은 일반병사에 대해서는 완전히 무시한다는 것이다. 국방부는 작년 9월 16일 고시를 통해 앞서 말한 '공무상특수요양비 산정기준'을 발령했다. 하지만 대상이 '공무상 질병 또는 부상을 입은 하사 이상 군인'으로 한정되어 있다. 이번 울산 군부대 폭발 사고에서 중상을 입은 최소 두 명의 병사들의 경우 하사 이상의 간부군인이 아니기 때문에 만약 민간 병원에서 장기 입원이라도 한다면 추가되는 막대한 비용을 중상을 당한 병사들과 가족들이 부담해야 한다.

헌법 29조 2항과 국가배상법 2조 1항 고쳐야

매번 이러한 군부대 사고가 발생하면 갈등이 생기는 보상문제의 근본 원인은 유신군사독재정권의 잔재가 가득 드리운 헌법 29조 2항과 국가배상법 2조 1항에 있다. 1차 사법파동의 원인이기도 한 이중배상 문제다.

당시 박정희 군사 정권은 젊은이들을 베트남 파병으로 내몬다. 베트남 파병 군인들이 국가에 배상청구를 하지 못하도록 아예 못 박아 버린 이중배상금지조항은 당시 위헌법률 심사권을 가진 대법원에 의해 위헌 판결을 받는다. 이에 박정희는 김기춘이 입안한 유신헌법(7차개헌)을 통해 대법관에 대한 재임용을 하지 않고 보복성 쇄신인사를 단행하는 사법유린을 한다. 그리고 헌법 속에 이중배상을 금지하는 조항을 넣는다.

결국 군인이 국가를 위한 활동 중 피해를 입더라도 국가는 보상금만 지급하면 다른 책임을 모면한다. 2004년, 노무현 정부는 군인연금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보상금을 대폭 상향 조정하는 일종의 우회적 보상 제도를 마련한 바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피해보상 문제의 원인인 헌법과 그 부속법률이 살아 있는 한 이러한 문제는 계속 불거질 수밖에 없다. 만약 헌법이 개정되는 경우가 생기게 된다면 이 부분은 반드시 고쳐져야 할 것이다.

언론, 울산 군부대 폭발사고 전말 계속 취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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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6월 16일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방산비리는 '생계형 비리'라는 말로 빈축을 샀던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2015년 10월 8일 국방부와 방위사업청 등을 대상으로 한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미국 정부의 전투기 핵심기술 이전 거부와 관련해 김성찬 새누리당 의원이 공개한 사업 계약서 내용을 살펴보고 있다. ⓒ 남소연


2015년 6월 16일,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방산비리를 '생계형 비리'로 표현하여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이에 정미경 당시 새누리당 의원(전 국회의원)은 "통영함 비리로 나간 돈이 1600억 원"이라며 질타했다.

국방부가 2012년까지 7조 1천억 원을 들여 완료하였다는 병영 현대화 사업도 부실하다는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7조 원이 넘는 천문학적 금액이 정말 수십만 장병의 군 생활에 도움이 되는 곳에 쓰였는지 논란이 일었다.

군 비리, 특히 방산비리 등은 심각한 문제다. 매년 불거져 나오지만 그때 뿐이다. 밝혀지지 않는 비리들이 더 많을 것이다. 이로 인해 국고에서 세어나가는 돈은 엄청나다. 이러한 비리만 바로잡아도 우리 군인들에 대한 보상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13일 울산 군부대 폭발사고로 수십 명의 젊은 장병들이 부상당했다. 이래서 우리 아들들을 믿고 군대에 보낼 수 있느냐는 불만이 나온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국정이 혼란하다. 모든 이들의 이목이 쏠려 있다. 하지만 수십 명 병사들이 폭발사고로 부상을 입은 것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언론과 여론의 뜨거운 눈초리가 없다면 군은 늘 그랬던 것처럼 이번 사건도 유야무야 넘기려 들 것이다. 사건의 원인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부상 당한 병사들의 처우와 보상 부분에 대해서도 언론은 계속 취재를 이어나가야 한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최주호 시민기자의 오마이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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