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망 피하던 미꾸라지 우병우, 결국 국민이 이겼다"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 365] 손혜원 의원실 김성회 보좌관

등록 2016.12.21 21:25수정 2016.12.21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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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망을 피해 다니던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결국 22일 청문회에 출석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실 청문회에 나오지 않은 사람은 우 전 수석 이외에도 많다. 하지만 우 전 수석은 자신이 아는 법의 허점을 이용해 국민의 공분을 샀다.

이에 정봉주, 정청래 전 의원과 안민석 의원이 우병우를 찾기 위해 현상금까지 내걸었다. '우파라치'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누리꾼들은 우 전 수석이 나타날 만한 곳에 가서 잠복하거나 우 전 수석의 흔적을 찾아 다른 누리꾼들과 공유했다. 증강현실 게임인 '포겟몬GO'와 흡사한 '우병우GO' 게임 같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여기에 숨은 주역이 있다. 바로 손혜원 의원실의 김성회 보과관이다. 김 보좌관은 자신의 텔레그램을 공개해 누리꾼들에게 직접 제보를 받는 등 우 전 수석 잡기에 애썼다. 우 전 수석이 청문회 출석 의사를 밝힌 현재, 그의 생각은 어떨까. 지난 19일 국회 의원회관 손혜원 의원실에서 김 보좌관을 만났다. 다음은 김 보좌관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

여기저기서 쏟아진 목격담, 우병우를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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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회 보좌관 ⓒ 김성회 보좌관 제공


-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22일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한다고 밝혔는데.
"처음에는 출석요구서조차 전달받지 않으려고 집에 꽂혀 있는 요구서를 들춰보지도 않았죠. 이게 불법은 아니지만 자기가 검사 생활을 오래 했으니 법망을 어떻게 피해가는지 잘 알아서 미꾸라지처럼 행동한 거지요. 사람들은 이것에 분노했어요. 그러면서 누구라고 할 것 없이 '우병우 잡기'를 시작한 거지요. 우 전 수석을 잡는다는 건 실제로 그를 체포하자는 의도보다, 그 사람에게 출석 요구서를 전달하자는 의도인 것 같아요. "

- 그런 활동들이 우 전 수석을 압박한 것 같아요.
"네. 전 국민의 관심이 여기 모였죠. 청문회에 출석 안 한 사람이 한두 명이 아니잖아요. 우 전 수석 본인의 입장에서는 자기에게만 과도한 관심을 쏠리는 것이 상당한 압박이었겠지요. 우 전 수석의 차량의 이동 경로나 목격담 등이 등장해서 시민과 언론이 뛰어다니며 우 전 수석 잡기에 동참했어요. 이 과정에서 잡힌다면, 본인으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사태가 됐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 아닌가 싶어요. 그래서 결국 출석하기로 마음을 돌린 듯합니다. 이건 어디까지나 국민의 승리라고 생각합니다."

- 말을 바꿀 가능성은 없을까요?
"그럴 수도 있죠. 그 사람은 나올 생각이 없어서 출석요구서도 받지 않은 거잖아요. 결국, 국민이 얼마나 압박하느냐에 달라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 보좌관님이 SNS를 공개해서 제보를 받았잖아요. 어떻게 시작하게 됐어요?
"그전에도 SNS를 통해 제보 메시지를 주시거나 지인들이 커뮤니티글을 전달해주는 경우가 있었어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위증을 잡아내는 데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한 동영상 또한 메신저로 제보를 받았습니다. 그런 과정을 겪으며 이분들과 직접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통로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보안상으로 확실하다고 생각되는 텔레그램을 공개했는데 예상외로 파장이 컸어요. 텔레그램 공개 글을 많이 공유해주시고, '좋아요'도 천 개가 넘게 눌렸습니다. 많은 분이 제 텔레그램 주소를 알게 되면서 이런저런 제보들이 들어왔습니다. 그 제보 중 하나가 우 전 수석의 장모 소유의 빌딩 앞에서 잠복하며 차량을 살피는 내용이었어요. 우 전 수석 장모 법인 소속 차량이 대거 왔다 갔다 하는 장면이 커뮤니티와 SNS에 퍼지게 된 게 결정적으로 영향을 끼치지 않았나 싶어요."

우병우도 국정농단 부역자 중 하나, 분노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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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 관계자들이 7일 오후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은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우 수석의 장모 김장자 삼남개발 회장의 자택 앞에서 '우 전수석의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 국정조사 출석거부 및 체포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가운데 경찰들이 기자회견 주변에서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고 있다. ⓒ 최윤석


- 출석 안 한 사람이 많은데 왜 유독 우병우 수석을 잡으려 했을까요?
"다른 사람들은 실제로 집을 비웠거나, 출석요구서 받고도 안 나왔어요. 하지만 우 전 수석은 출석요구서 자체를 아예 수령하지 않는 방식으로 법망을 피했잖아요. 누가 봐도 그런 인상을 줬기 때문에 국민이 더 분노하지 않았나 생각해요.

그리고 이 사건의 연원을 집어보면 정윤회 문건이 있어요. 우 전 수석도 이 문제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그때 십상시의 문제를 폭로한 보고서를 작성했던 직원을 처벌한 게 아니라 그들을 처벌했다면 나라가 이 지경이 됐을까요? 전 그런 점에서 우 전 수석도 (국정농단) 부역자 중 한 사람이라고 봅니다. 우 전 수석이 이 문제를 중간에 고칠 기회를 빼앗아 간 사람이라는 걸 국민들은 알고 있어요. 그래서 더 크게 분노하는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 이 사건을 통해 느끼는 점도 있을 것 같아요.
"10년 전 누리꾼이라고 하면 특정한 부류의 사람들, 특히 인터넷 활용 능한 사람들을 통칭하는 말이었어요. 그러나 2016년 현재는 개개인이 한두 종류 이상의 인터넷 커뮤니티나 본인의 SNS를 사용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특정한 사람을 누리꾼이라고 묶을 수 없는 거죠. 지금은 모든 사람이 인터넷으로 소통해요.

그래서 지금 저희가 특정 누리꾼들의 제보를 받는다기보다, 각 분야 전문가들의 제보를 받고 있는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주식 운용과 관련된 문제가 있으면 증권사 펀드 매니저들이 저희에게 연락을 하고, 김영재 원장과 관련한 의혹이 나오면 성형외과나 정신과 의사가 직접 연락을 하죠. 게시판에 글을 적어 놓으면 제가 공개한 텔레그램을 통해 굉장한 양질의 정보들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검증은 저희가 철저히 해야지만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생겼다는 점에서 굉장히 가치 있는 일이라고 봐요. 그래서 손혜원 의원은 청문회를 이후에 직접적인 소통의 중요성을 많이 느껴서 아예 별도의 휴대폰을 만들었어요. 전화, 카톡, 텔레그램, 이메일 등 각종 수단으로 누리꾼과 소통하죠. 누리꾼 소통 전용으로 사용하려고 계획을 세우고 있어요."

누리꾼과 소통할 수 있는 휴대폰 따로 개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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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향하는 모형 감옥 17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즉각퇴진 공범처벌, 적폐청산의 날 - 8차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 우병우 전 민정수석, 김기춘 전 비서실장, 황교안 총리, 비선실세 최순실, 안종범 전 경제수석, 정호성 전 비서관이 갇힌 모형 감옥을 끌고 청와대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 권우성


- 이후에도 긍정적인 결과를 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는 이번 청문회를 통해 실시간 소통이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고 봤어요. 네티즌들이 의원에게 직접 카톡을 보내며 소통했잖아요. 이런 것이 전면적으로 확대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금까지는 의견이 있으면 의원 사무실로 전화하는 패턴이었어요. 이것이 변화해서 이젠 여러 가지 경로를 통해 의원에게 직접 이야기가 전해지잖아요. 청문회뿐만 아니라 법안이나 정책을 만들 때, 또는 국감을 준비할 때도 국민의 직접적 참여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한국은 대의제 민주주의잖아요. 그러나 이런 과정을 보면 직접민주주의도 어느 정도 가미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는 탄핵이 직접민주주의의 가장 결정적 장면이라고 생각해요. 누리꾼과 우리가 함께한 소통은 형식적으로 직접적이지만, 대의민주주의 틀에서 유지되는 것 같아요. 왜냐면 결국 저희가 의사를 전달하고 법안을 만드니까요. 다만 저희에게 들어오는 통로가 많아지고 넓어졌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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