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의 의대생, 취업 우선 시대를 논하다

[책모임] 오찬호의 '진격의 대학교'를 읽고, 1장 취업사관학교

등록 2016.12.23 11:15수정 2016.12.23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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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게이트, 시국선언, 그리고 촛불정국까지 많은 시간이 스쳐지나갔다. 그리고, 거기에서 스쳐지나가는 인연이 될 뻔 했던 의대생 4명이 모여 책모임을 결성했다. 한명은 인제대학교 의과대학생, 그리고 다른 셋은 고신대학교 의과대학생이다.

이들이 모인 이유는 , 사회에 공감하는 의사가 되기 위해서이다. 이제 이 네 사람은 토론을 하고, 정치사회 분야의 책을 들고, 사람을 모으기 시작했다.

첫 시작은 바로 오찬호 저자의 '진격의 대학교' 1장 취업사관학교에 대한 발제.


의대생 A : 이 책을 읽으면서 충격을 많이 받았어요. 강의를 뒷거래로 사고판다니요. 처음 알았어요
의대생 B : 웃긴건, 새벽에 이들이 강의를 거래하는 걸 틈타서 새벽에 잠복해서 그 자리를 뺏어가는 친구들이 있다는 거지.
의대생 A : 놀라운데요..? 씁쓸하게 여러모로 똑똑한 친구들이 많네요.

[관련기사]  "경영통계학 10만원" 암표 팔 듯 수강신청 뒷거래(서울신문, 2016.8.12)

의대생 C : 저는 고등학교에서부터 현재 대학교까지 누군가에 의해 설계된 삶을 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재벌기업에 의한, 재벌기업을 위한 그런 인간제품 말이죠.
의대생 A : 맞아요. 대학 내의 모든 가치들은 기업이 제일 우선시하는 가치들을 제외하고는 쓸모없게 되는 것 같아요.
의대생 B : 가치 상실의 시대 인가..? 작년인가? 인제대에서는 학생 복지처를 없애고 학생 취업처를 만들었더라구. 이것이 단적인 예가 되겠군.

[관련기사] 인제대, 인성교육 '뒷전' 취업률 제고 '급급'(리더스경제신문, 2015.3.16) 

의대생 A : 네, 책에서는 학문도 사회성을 상실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어요. 학문의 상업화로 다양한 가치들이 사라지면서 학문 자체가 사회성을 상실한다면, 사회가 이런 대학에서 교육받고 있는 피교육자들에게 급변하는 상황에 대한 대처를 요구할 때, 과연 우리들이 헤쳐나갈 수 있을까 의문이 들어요.
의대생 B : 그렇지, 사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외국의 상황도 별반 다를바가 없더라고. 단지, 우리나라의 변화속도가 급격한 것 같은데, 이러한 변화들은 다른 사고를 할 수 없게 만들 것 같아. 예를들어 종북 프레임이 있겠어. 책에서도 말하지만, 비판만 하면 빨갱이, 종북이고, 집회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드러나는 것이 대표적이지.
 
의대생 A: 하지만, 촛불정국을 계기로 인식개선과 비판적 사고에 대한 새로운 가치에 대한 재평가가 일어난 것 같아요. 이 책이 박근혜 게이트 이전에 집필되어서 미래를 암울하게 바라볼 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결국 지금은 어떻게 나아가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계기가 생긴 것 같습니다.
의대생 C: 함부로 '옳다', '그르다'를 속단하는 것에 대한 반성도 생기고 있는 것 같아요. 다양한 가치가 소통의 과정을 거치지 못한 채 인터넷 댓글 상에 배설되는 행위들에 대한 비판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요. 제일 이슈가 된 '세월호의 7시간' 의 경우, 단순한 추모를 넘어 진상규명까지 나아가는 걸림돌이 되는 댓글들('노란리본이 지겹다',' 추모만 하자')을 쓴 것에 대한 네티즌 스스로의 반성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 바람직한 것 같습니다.

의대생 B : 맞아. 아, 혹시 이런 생각 안해봤나? 의대캠퍼스는 어떻게 보면 과거 1900년대에 취업사관학교에 가까웠지만, 현재는 다른 대학교보다 오히려 나아 보일 때도 있어. 예를 들면, 다른 대학엔 취미동아리보다 취업동아리가 대부분인 경우가 많은데, 우리는 취미동아리가 대부분이잖아? 과거와는 상반된 모습이지. 의과대학 분위기와 다른 종합대학의 분위기 지표를 비교해 본다면, 학문의 상업화지수가 나오지 않을까 싶을 정도야.. 허허
의대생 A, 의대생 C: 네 정말이네요..

의대생B : 다음주에는 2장에 대해 논의해보자. 대학이 영어를 숭배할 때.. 저자의 단어 선택이 시의적절하지 않나?
의대생 A : 네 그렇네요 , 생각해보니 대학교내에 토익학원이 직접 들어와서 강의를 하고 사업을 벌이는 모습이 연상되는데요?
의대생 B : 그래 그럼 다음주에 이 부분에 대해 심도있게 알아보도록 하자.

진격의 대학교 - 기업의 노예가 된 한국 대학의 자화상

오찬호 지음,
문학동네, 2015


#의대생 #책모임 #정치 #사회 #대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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