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터널이 광산 갱도 통과? "위험하다"

서부내륙고속도로 노선, 천태리 주민 공청회 열렸지만...

등록 2016.12.28 17:12수정 2016.12.28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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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홍성군 장곡면 천태리 마을이다. 주민들은 마을 뒤로 보이는 천태산 너머로 고속도로 노선을 변경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 이재환


평택과 전북 익산을 잇는 제2 서해안(서부내륙) 고속도로에 대한 민원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28일, 충남 홍성군 장곡면 천태2리 주민들은 "고속도로 노선을 마을 뒤편의 천태산 너머로 변경해달라"고 요구했다.

천태산은 1996년도까지도 무연탄을 생산하던 광산이 있었다. 주민들은 곳곳에 갱도가 산재해 있는 천태산에 터널을 뚫는 개착 공사를 진행할 경우, 붕괴 사고 우려가 크다고 주장하고 있다.

"천태산에 광산이 있을 때 그곳을 감독하는 채광 전문가로 일했다"고 자신을 소개한 천태리 주민 이만규씨는 "갱도가 있는 산을 깎고 터널을 뚫는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고속도로 설계를 천태산 뒤쪽으로 변경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가 천태산 뒤편으로 노선을 변경하라고 주장하는 이유는 천태산 뒤편이 그나마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이만규씨는 "광산의 갱도는 광맥을 따라 파게 돼 있다"라면서 "천태산 뒤편은 광맥이 없어서 갱도를 파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갱도가 없는 쪽에 개착 공사를 하는 게 안전하다"라고 덧붙였다.

해당 고속도로 공사의 설계를 맡은 D엔지니어링 측은 28일 서부내륙고속도로 노선과 관련된 주민 공청회를 열었다. D업체는 공청회를 통해 마을 뒤편을 가로 지르는 노선, 천태산 능선부 통과 노선, 천태산 뒤편의 노전리(예산군)를 통과하는 노선 등 3가지 노선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하지한 업체 측에서 제시한 3개의 노선은 모두 주민들을 만족시키지 못했다. 특히 3안은 천태산 뒤편을 통과하는 노선임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의 호응을 얻지 못했다. 3안의 경우, 천태리와 가까운 예산군 노전리를 반으로 갈라놓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천태리의 한 주민은 "우리 마을만 이롭게 하자고 이웃 마을을 반으로 갈라놓을 수는 없다"라며 "노선을 천태산 뒤편으로 좀더 바짝 붙여서 노전리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천태리로 이사 온 지 2년이 됐다고 밝힌 마을주민 최경숙씨는 업체 측에 공사비 절감을 이유로 마을을 희생시키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최씨는 "경비 절감을 이유로 노선이 마을을 통과 하게 된다면 그것은 주민들에게는 큰 상처가 될 것"이라며 "경비가 아무리 많이 들더라도 주민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노선을 선택해 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당 노선의 설계를 맡은 D엔지니어링 업체 관계자는 "공청회는 고속도로 노선을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주민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노선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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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노선을 설계한 D업체 직원이 서부내륙고속도로 천태리 구간의 노선 변경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노선은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 이재환


#천태리 #장곡 #홍성 #서부내륙고속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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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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