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우성 형은 내가 가야 할 길" 정우성-조인성의 평행이론

[기획] 둘을 한 작품에서 볼 수 있다니...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더 킹>

17.01.18 12:03최종업데이트17.01.18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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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재림 감독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포스팅한 배우 정우성과 조인성의 사진. ⓒ @jaerimhan


영화 <더 킹>을 두고 사회 풍자 혹은 검찰 권력의 부패함을 '오락적'으로 고발한 작품이라는 언론평들이 나오고 있다. 그만큼 상업영화로서 영화가 갖춘 미덕이 풍부하다는 하나의 증거일 수 있다. 18일 개봉한 <더 킹>을 어떻게 해석할지는 이제 관객의 몫이다. 관람 전에 이 작품에 함께 출연한 정우성과 조인성의 관계를 알고 보면 어떨까. 아는 만큼 보이는 법. 정우성과 조인성의 평행이론 몇 가지를 소개한다.

알려진 대로 <더 킹>에서 두 배우는 모두 검사다. 조인성이 맡은 박태수가 학창시절 일진 출신에 양아치 소릴 듣다가 우연한 계기에 검사가 되기로 마음먹은 경우라면, 정우성이 연기한 한강식은 애초에 이미 권력의 중심이 된 부장검사다. 초임검사로 지방에서 '나름' 제 역할을 하던 태수는 한강식을 만나며 권력에 눈을 뜨게 된다. 그 이후 한강식은 곧 박태식의 목표이자 꿈이 된다.

꿈을 키운 두 청년

배우 정우성과 조인성이 함께 출연한 영화 <더 킹>. 조인성은 정우성의 연기를 보고 배우가 될 결심을 했다고 한다. ⓒ NEW


실제로 조인성은 정우성의 연기를 보고 배우가 되기로 결심했다. 중학생 시절 TV로 접한 <아스팔트 사나이>에 빠진 것. 지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 자리에서 그는 "하나가 당시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로 드라마가 결방한 적이 있었다. 그때가 또렷하게 기억난다"며 조인성은 "(연예인을 좋아하는 것이었으니) 처음은 그냥 우성이 형처럼 멋있게 되고픈 마음이었고, 곧이어 관심 받고,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만큼 어린 마음에 강하게 각인된 셈이다(관련 기사: 배우 조인성 "중요한 판단 샤머니즘에 맡기고... 우스꽝스러워").

꿈에 대해 생각하던 때였다. 정우성은 한창 태권도장을 다니며 선수로 가능성을 타진하던 중이었다. 가정환경이 좋지 못해 도장에 다닐 형편이 아니었지만 관장의 배려로 조인성은 마음 놓고 운동에 매진할 수 있었다. "IMF 시절 힘들었을 때였는데 관장님을 만난 게 (운동을 열심히 하게 된) 계기였다"고 조인성이 설명했다.

광고모델 일을 하다 드라마 <학교3>로 데뷔한 조인성은 정우성과 같은 소속사였다. 그때를 정우성은 "(조인성이 데뷔 초라) 멀리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고 기억했다. 시간이 지나 다시 만난 것에 그는 "이렇게 <더 킹>이 계기가 돼서 조인성에 대한 궁금증을 풀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반가움을 표한 바 있다.

배우 정우성과 조인성, 이 '투 샷'만으로도 설레게 하는 힘이 있다. ⓒ NEW


<더 킹>에서 한강식은 태수에게 이것저것 가르치진 않지만 중요한 순간 정치인과 언론에 대처하는 요령을 손수 선보인다. "왜 요즘 젊은애들은 역사를 안 배우니?"라고 다그치며 "역사적으로 권력에 붙은 사람이 오래갔다"는 자기만의 역사 인식을 거침없이 주장하기도 한다. "독립군들은 기초생활 지원비에도 벌벌 떨지만 친일파들은 지금도 떵떵 거리며 잘 살고 있다는 게 그 증거"라며 그럴싸한 이유도 덧붙인다.

조인성은 데뷔 초 '정우성 닮은꼴'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이미지나 연기 스타일 면에서 일부 비슷한 지점이 엿보여서인데 조인성 역시 "우성이 형을 많이 따라했다"며 동경했던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조인성의 길

조인성은 정우성을 향해 "우성 형은 분명 제가 가야할 길"이라고 얘기했다. ⓒ NEW


<더 킹> 후반부 태수는 한강식과 결정적으로 다른 선택을 한다. 두 캐릭터가 갈리는 지점인데 실제 조인성은 어떨까? 이미 톱스타 반열이지만 여전히 조인성은 정우성에 대한 마음이 남다르다. "우성 형은 분명 제가 가야할 길"이라며 "역할이 크든 작든 잘 소화해서 자신만의 존재감을 보인다면 (작품 선택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어느덧 조인성도 서른 중반을 지나고 있다. 그를 따르고 좋아하는 후배들도 꽤 많다. 업계에서 '인성하면 역시 조인성'이라는 말이 돌 정도. 그의 집에 자주 동료들이 출몰한다는 이야기는 이미 여러 예능 프로에서 접할 수 있다.

"사람을 좋아한다. 제가 그만큼 외로움을 많이 타서"라고 겸손하게 말했지만 조인성은 한창 영화 작업이 안돼서 어려웠을 때 차태현 등에게 심리적으로 많은 위로를 받았던 때를 기억하고 있었다. 그만큼 자신 역시 누군가에게 힘이 될 수 있다면 주고 싶은 마음을 몸소 실천하는 중이다. 차태현을 필두로 배성우, 임주한, 송중기, 이광수, 김기방, 김우빈, 도경수 등. 현재 조인성과 함께 긴밀하게 소통하고 삶을 나누는 이들이다.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소중한 사람들임이 분명하다.

9년 만의 선보이는 영화다. 애써 불안감을 숨기지 않았던 조인성에게 사람 냄새가 물씬 났다. 작품의 성패를 떠나 그의 행보 하나하나가 반가운 이유다.

영화 <더킹>의 포스터. 두 배우의 만남만으로 화제가 되는 가운데, 과연 관객의 마음을 빼앗을 수 있을까. ⓒ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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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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