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나쁜 놈들' 발언 파문, 야3당 "사과하라"

우상호 "국민에게 사과하라", 박지원 "위트로 넘길 수 있는 것인데..."

등록 2017.01.19 10:11수정 2017.01.19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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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8일 오후 대구시 서구 한 식당에서 청년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 조정훈


[기사보강: 19일 낮 12시 50분]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나쁜 놈들' 발언과 관련해 19일 정치권 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 등 야3당에서 즉각 사과 및 해명 요구 등 날선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전날인 18일 대구를 찾은 반 전 총장은 청년회의소 임원들과 가진 식사가 끝난 뒤 동행한 참모진에게 "이 사람들이 와서 그것(위안부 문제)만 물어보니까 내가 마치 역사에 무슨 잘못을 한 것 같이… 나쁜 놈들이에요"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식사 당시 <오마이뉴스> 기자가 '위안부 문제에 대한 반 전 총장님의 진의가 뭔지' 물은 탓이다(관련기사: 반 전 총장님, 제가 그 질문을 한 나쁜 기자입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9일 '나쁜 놈들' 발언과 관련해 "국민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반 전 총장이 기자들에게 '나쁜 놈들'이라고 했다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국민이 유력한 대선후보로 판단하는 반 전 총장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본인 과거 말의 진의를 묻는 건 언론인의 당연한 의무"라며 "국민의 궁금증을 대신 물어준 기자에게 욕까지 한 것은 정치지도자로서 적절하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우 원내대표는 또 "대부분의 정치 지도자는 매일매일 기자들의 질문을 받는다.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이라면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서 자신의 발언을 소명하고 어떤 정치적 견해로 나라를 이끌 것인지를 충분히 밝혀야 한다. 이 문제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하라"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기동민 원내대변인도 오전 브리핑에서 "의혹 해명 요구는 대통령이 되려면 반드시 거쳐야할 과정"이라며 "해명을 요구하는 기자들에게 '나쁜 놈들'이라고 욕을 하는 것 자체가 대통령으로서의 자질이 없는 것이다. 비판과 견제가 민주주의를 떠받치는 기둥이라는 기본도 모르는 태도"라고 비판했다.


같은당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더 나아가 "반기문 전 총장의 막말과 욕설은 국민에게 한 것과 진배없다"며 "기자들 질문은 국민을 대신한 것인데, 여기에 신경질을 내고 막말을 하는 것은 매우 잘못된 처신"이라고 꼬집었다. "애초에 이 일은 반기문 총장의 잘못된 발언과 말바꾸기, 오락가락 태도로 인해서 빚어진 일"이라는 설명이다.

윤 대변인은 이날 "벌써부터 이렇게 국민을 함부로 여긴다면 나중에는 어떨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반기문 전 총장은 즉각 자신의 막말과 욕설을 공개적으로 사과하고, 위안부 합의에 대한 자신의 입장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밝혀 국민의 우려를 불식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당·정의당 "준비 안돼", "기회주의적" 비판, 위안부 할머니 별세 소식도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도 같은 날 오전 가톨릭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김성덕입니다> 인터뷰에서 "(반 전 총장의 행보와 관련해) 그러한 것들이 모두 기자들에 의거해서 국민의 감정을 받는 것"이라며 "사사건건 기자들에게 '놈'자를 붙인다든지 이런 것은 진짜 준비가 안 된 것이다. (앞서) 10일~20일이라도 적응기간을 가지고 준비를 했어야했다"고 지적했다.

정의당도 쓴 소리를 내놓았다. 한창민 대변인은 이날 구두논평으로 "그야말로 정말 반 전 총장의 기회주의적인 행태, 상황에 따라 위안부 합의를 긍정적으로 봤다가 아니라고 하는, 말바꾸기의 전형을 보여준 것"이라며 "대통령의 자질이 부족하다"라고 말했다. 정의당은 앞서 브리핑에서도 "'정치교체'를 외친 반 전 총장이었으나 지금껏 보여준 것은 민폐행보 등 '정치구태'였다"며 날선 비판을 했다.

2015년 12월 28일 한·일 외교장관이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최종적·불가역적으로 해결(윤병세 외교부 장관)", 합의한 데 대해 반기문 당시 UN사무총장은 "올바른 용단"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작년 1월 박 대통령과 한 신년 통화에서 "24년간 어려운 현안이던 위안부 문제에 대해 합의에 이른 것을 축하한다"며 "박 대통령께서 비전을 갖고 올바른 용단을 내린 데 대해 역사가 높게 평가할 것"이라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한편 이날 오전 중국 내 마지막 한국인 위안부 피해자이던 박차순 할머니가 별세한 소식이 알려졌다. 정의당은 관련해 "가슴에 한을 담고 떠나신 고인과 그 가족의 아픔에 대해 깊은 애도의 마음을 전한다"라며 "피해자들의 한을 풀어주는 방법은 진정성 있는 사죄뿐이다. 일방적인 한일 합의는 당연히 폐기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대변인에 따르면 2017년 1월 현재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 239명 중 생존자는 39명이다. 정의당은 관련해 "위안부 합의의 진실과 과정이 철저히 진상규명되고, 위안부합의가 전면 폐기될 때까지 계속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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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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