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손맛, 허당 잡채

어렸을 때 어머니가 해주시던 잡채를 만들어봤습니다

등록 2017.01.19 15:49수정 2017.01.19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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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묵 잡채당면에 어묵만 썰어 넣어 허당잡채로 이름지었다. ⓒ 이상명


어릴 적 친정엄마가 해주시던 공갈잡채가 먹고 싶어졌어요. 당면에 진간장, 깨, 참기름만 넣고 조물조물 무쳐주셨는데 야식으로 혹은 간식으로 자주 해주셨지요.

세월이 흘러 제가 엄마의 나이가 되고, 엄마는 제가 어릴 적 외할머니 연세가 되셨네요. 젊은 시절부터 당뇨가 있으시더니 급기야 9년 전 당뇨성 망막병증으로 시력을 많이 잃으시고 힘들어하셨어요. 작년에는 당뇨족까지 와서 왼쪽 새끼발가락을 절단했습니다. 몸이 많이 안 좋아지시면서 거동을 못 하게 됐고, 예쁜 외손주들 보는 재미라며 아이들 얼굴을 쓰다듬어 주시기도 하셨지요.

당뇨, 참 무섭더군요. 당뇨신증까지 와서 당뇨합병증은 모두 생기셨어요. 격일로 혈액투석까지 받으시느라 아주 힘들어 하시는데 하나 있는 딸이 도움도 못 드리고 건강하던 엄마 모습만 그리워하네요. "엄마 어릴 적에 간식으로 할머니가 해주던 공갈잡채인데 엄마는 어묵도 잘라 넣었으니까 '허당 잡채' 로 하자"라고 했더니 아이들은 그저 재미있어하고 맛있게 먹네요.

오늘도 병원 투석실에 누워 기계로 소변을 걸러내시는 우리 엄마. 엄마, 오늘은 너무도 엄마가 그립네요. 오래오래 제 곁에 있어 주세요. 저녁에 엄마 좋아하시는 레드향 사들고 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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