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는 아시아의 베니스, 그 명성 되살리겠다"

[인터뷰] 강인규 나주시장이 '영산강 프로젝트' 추진하는 까닭

등록 2017.01.23 09:39수정 2017.01.24 09:37
3
원고료로 응원
a

"나주는 아시아의 베니스였다"며 영산강 역사문화도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강인규 전남 나주시장. ⓒ 이주빈


오는 2018년은 '전라도'라는 지명이 생겨난 지 꼭 천년이 되는 해다. 1018년 고려 현종은 전주의 전(全)과 나주의 라(羅)를 합해 '전라도(全羅道)'라고 이름 지었다. 정도(定道) 천년을 맞이하고 있는 전남도와 전북도, 광주광역시는 다양한 기념사업들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전라도 정도의 한 축이었던 나주시는 '새로운 천년의 시작'이라며 '영산강 역사문화도시 조성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 <오마이뉴스>는 20일 오후 강인규 나주시장을 만나 인터뷰했다.  

강 시장은 "고대 나주의 회진포는 국제 포구로, 겨울철에 남중국 상해와 영파 등에서 출발한 배들이 흑산도를 경유하여 회진포로 들어오는 것이 일반 항로였다"라면서 "당시 나주는 동아시아 각국과 교류하면서 이탈리아의 베니스와 같은 교역과 소통의 거점이었다"라고 설명했다.

강 시장은 "이 명성을 되살리기 위해 영산강 역사문화도시 조성 프로젝트를 국책사업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라면서 "추진의 당위성을 입증하기 위해 영산강 유역 고대문화 유적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영산강 역사문화도시 조성 프로젝트의 사업방향에 대해 "경주, 부여, 공주, 익산, 고령, 김해 등을 벤치마킹하겠다"라는 말로 대신했다. 즉 이들 지역과 같이 나주를 비롯한 영산강 유역 8개 지자체도 역사문화관광 테마도시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끝으로 강 시장은 "동아시아 교류와 협력의 거점이었던 나주가 살아나야 호남이 부흥하고, 호남이 역사의 전면에 있어야 동아시아의 평화와 공존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며 "나주가 한반도와 동아시아를 향해 뿜어내는 새로운 문명의 빛이 되도록 2018년을 나주의 새로운 천년이 시작되는 전환점으로 만들겠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나주시가 전라도 정도 천년을 맞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특히 시장께서는 고대 나주는 이탈리아의 베니스 같은 곳이었다고 역설하는데 어떤 의미인가요.
"나주 다시면 회진포는 울산항과 경기도 평택 남양항과 함께 신라 3대 포구 중 하나로 남해안 지역의 대표적인 국제 항구로 명성을 떨쳤습니다. 당시 회진포는 국제 포구로 겨울철에 남중국 상해와 영파 등에서 출발한 배들이 흑산도를 경유하여 회진포로 들어오는 것이 일반 항로였습니다.

정도전의 '삼봉집'에는 개경과 평양에서만 개최되었던 고려의 팔관회가 나주에서도 열렸다는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고대 나주는 동아시아 각국과 교류하면서 이탈리아의 베니스와 같은 교역과 소통의 거점으로 각광받아 온 것입니다. 신라 때의 회진 포구의 번영했던 당시의 상황을 보며 학자들은 '나주가 또 다른 천하의 중심'이었다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현재는 광주가 호남의 중심도시지만, 전 근대 시기에는 나주가 호남을 대표하는 아시아 교류와 소통의 중심도시였습니다. 나주는 남도의 젖줄인 영산강을 끼고 있어 풍부한 물적 자원을 확보하였고, 일본ㆍ중국 등 아시아와 활발하게 소통하는 거점으로서 역할을 했던 것입니다."

- 백제와 신라, 가야 등의 옛 수도가 자리했던 지역과 비교하면, 나주는 고도(古都)로서의 위상이 타 지역에 비해 조금 떨어지지 않나 하는 지적도 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나주는 바다를 통해 넓은 세계와 교류하고 소통하면서 선진 문물의 교류 창구와 재창조의 발신기지 역할을 휼륭하게 수행한 도시입니다. 영산강 하구언둑이 생기는 등 여러 가지 요인으로 세계와 소통하던 서남해의 바닷길이 막히면서 나주가 수도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변방 지역으로 취급받았을 뿐입니다.

21세가는 신 해양시대입니다. 열린 바닷길과 통하던 영산강은 그 자체로 바다였습니다. 우리는 이를 '영산내해'라 부릅니다. 영산강이 끼고 흐르는, 영산강 유역을 함께 공유하고 있는 담양, 장성, 화순, 목포 무안, 함평, 나주, 영암이 모두 주인공인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그동안 잠들어 있던 영산강의 역사와 문화를 바탕으로 지역발전 전략을 수립해서 새로운 천년을 만들어가는 기회가 온 것입니다. 우리 나주시가 선도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영산강 역사 문화도시 조성 프로젝트'가 바로 그것입니다."

"대선공간 활용해 국책사업으로 만들어야"

a

영산강의 일출.... 2018년이면 전라도 정도 천년을 맞이한다. 전주와 함께 전라도의 한 축이었던 나주가 새로운 천년을 준비하고 있다. ⓒ 남진우


- 영산강 역사문화도시를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의 방향과 내용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영산강 역사문화도시 사업을 쉽게 설명해드리면 경주, 부여, 공주, 익산, 고령, 김해를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 지역들은 유려한 역사자산을 테마로 만들어서 역사문화관광의 테마지역으로 발돋움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우리 영산강 유역엔 이와 비견되는 유려한 역사문화유적이 풍부함에도 여러 가지 이유로 그동안 추진되지 못했습니다.

우리 나주는 '고분의 도시'로 불릴 정도입니다. 복암리 고분은 마한부터 백제까지 아우르는 무덤으로 '아파트형 고분'으로 불리고 있고, 국보 제295호 금동관이 출토된 반남면 신촌리 일대의 고분들은 국가 사적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이들 유적 외에 나주를 비롯한 영산강 유역의 곳곳에 산재한 고대사회의 유적에서는 삼국과 가야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 심지어 서역에서 들여온 유물들이 출토되고 있습니다. 이 자산들을 경주와 부여, 고령과 김해처럼 되살려내자는 것입니다.

영산강 역사문화도시 조성 프로젝트의 당위성을 입증하기 위해 영산강 유역 고대문화 유적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도 추진할 계획입니다. 현재 부여, 공주, 익산 지역의 백제문화 유적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지만, 한강 유역은 빠져있기에 연계해서 준비해 나간다면 충분히 가능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사업을 추진한 경주 등의 성과를 벤치마킹하면서 나주뿐만 아니라 영산강을 공유하는 8개 시.군과 연계하여 함께 추진해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시킬 생각입니다."

- 영산강 역사문화도시 프로젝트는 사업성격과 규모 면으로 봤을 때 국가사업 혹은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협력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올 해는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하는 대선이 치러지는 시기이므로, 차기 정부 50대 혹은 100대 국정 아젠다에 영산강 역사문화도시 조성 사업이 포함될 수 있도록 대선 공간을 잘 활용해 국책사업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현재 우리 호남 지역은 5ㆍ18 정신 계승과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발맞춘 산업구조 재편, 사회적 불평등 해소와 청년 실업문제 등을 중요한 관심사항으로 보고 있습니다.

여기에 저의 의견을 덧붙인다면, 21세기는 문화가 성장 동력이 되는 시대입니다. 아직까지 원석처럼 가공되지 않은 남도의 문화유산을 콘텐츠로 새로운 관광 트렌드를 구축해 간다면 중앙정부 예산도 충분히 지원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지역을 지키고 살아가는 우리들이 주체가 되어 현실을 극복하는 고민을 하고 해결책을 찾아야 합니다. 다른 사람이 우리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는 의존적 자세로는 지역발전을 이룰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방자치시대에는 중앙정부에서 하향식으로 기획하고 추진하는 사업보다는 지역이 주체가 되어 지역의 자원을 발굴하는 상향식 사업이 훨씬 더 의미가 크다고 할 것입니다."

-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얘기가 있으면 해주시죠.
"영산강 역사문화도시 조성사업은 영산강 주변 모든 시ㆍ군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올해는 반남면 신촌리 고분군에서 출토된 '국보 295호 금동관'이 세상에 나온 지 백 년이 되는 해입니다. 저는 취임과 동시에 마한의 역사와 문화를 복원하는 다양한 사업을 진행해 왔고, 2017년 올해는 마한문화 국제 심포지엄 개최, 마한의 역사를 널리 알리는 교과서 제작, 만화 제작 등의 의미 있는 사업들을 추진 중에 있습니다. 올해로 3번째 맞는 마한 축제를 좀 더 내실있게 준비하여 모두가 함께 즐기고 교류하는 역사 축제로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천년 목사고을의 중심 거점인 나주 읍성권의 역사문화 자원을 활용하여 역사와 문화가 살아있는 매력적인 관광 거점으로 만들겠습니다. 나주읍성 4대문 마지막 복원사업인 북망문 준공, 문체부 폐산업시설 문화재생 사업 마무리, 문화 특화지역 조성사업 추진, 문화재 주변 특별 관리구역 사업, 나주목 객사 금성관 주변지역 연못과 정자 복원 등 읍성권 전체를 아우르는 역사 문화도시로서의 위상을 정립해 나가겠습니다.

저를 비롯한 나주시민은 동아시아 역사 속에서 빛났던 나주의 역사 문화의 전통을 활용하여 새로운 천년을 열고자 합니다. 우리 나주 혁신도시로 이전한 한전을 비롯한 여러 기관들이 내는 빛과 에너지는 새로운 천년으로 도약하는 빛과 에너지입니다. 동아시아 교류와 협력의 거점이었던 나주가 살아나야 호남이 부흥하고, 호남이 역사의 전면에 있어야 동아시아의 평화와 공존의 시대가 열릴 것입니다. 나주가 한반도와 동아시아를 향해 뿜어내는 새로운 문명의 빛이 되도록 2018년을 나주의 새로운 천년이 시작되는 전환점으로 만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댓글3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이버 채널에서 오마이뉴스를 구독하세요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오마이뉴스 장지혜 기자 입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기보다는 세상으로 바람을 날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AD

AD

인기기사

  1. 1 조국 잡으려다 사면초가... 독이 된 윤석열의 입
  2. 2 '윤석열 저거 죽여야겠다' 방향 잃은 김경진의 해석
  3. 3 케이팝 팬들 왜 이러는 거지? 세계 언론이 바빠졌다
  4. 4 [단독입수] 뺨 때리고 경찰 부른 유치원장, 영상에 다 찍혔다
  5. 5 '한국은 빼고 가자' - '내가 결정'... 세계 두 정상의 속내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