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 오일장.."아줌마 싸게 드릴게...얼렁 오슈"

등록 2017.01.26 13:49수정 2017.01.26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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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홍성 오일장에서는 설을 앞두고 설 대목장이 열리고 있다. 홍성 오일장은 매월 1일, 6일에 열린다 ⓒ 신영근


"아저씨 이 낙지는 연허여~~~ 얼렁 오슈~~~"
"아줌마~ 이거 얼마유?"
"이거유? 이거 원래 5천원디 3천원만 주셔~ 아줌마 싸게 드릴게~"

충청도의 구수한 사투리가 들리는 이곳은 충남 홍성의 오일장이다. 어김없이 돌아오는 설날이다. 26일은 충남 서해안 지역에서 전통시장이 제일 크게 서는 홍성 오일장 날이면서 설 이틀을 앞두고 열리는 대목장이다. 설 명절을 맞아 장이 열리는 홍성 오일장을 돌아봤다.

충남 홍성 오일장은 매월 1일, 6일에 서는 전통시장이다. 필자의 어린 기억 속에도 5일에 한 번 서는 시장은 어머니 손을 잡고 다니던 곳으로 기억에 남는 곳이면서도, 사람 사는 정이 느껴지는 곳이기도 하다. 특히 오일장에서만 맛볼 수 있는 장터 국밥과 만두는 그중 제일로 기억에 남는 곳이다.

설날 이틀을 앞두고 열린 5일 대목장은 흔히 보는 마트 정찰제가 아니다. 오일장에서는 시끌벅적한 장터 분위기 그대로, 손님과 상인의 흥정으로 가격이 매겨지기도 한다.

또 오일장 터 좌판에는 시골 어르신들이 집에서 직접 키운 농작물을 가지고 나와서 팔기도 하고, 충남 서해안지역에서 상인이 몰리기도 한다. 온갖 채소류와 해물류, 그리고 각종 잡화가 가득 있어 시장은 풍성하고 인심은 넉넉하다. 설 대목장 분위기를 느끼기 충분하다.

26일 홍성 오일장에서는 설을 앞두고 설음식을 준비하기 위해 많은 손님이 찾고 있다 ⓒ 신영근


오일장이 있는 지방자치단체는 쇠퇴해가는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홍성도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서 청년들이 모여서 창업을 하기도 하고, 낡고 위험한 시설물을 개선하고 시장 내의 비 가림 시설을 하는 등 현대화 개선을 작업하기도 한다.

한겨울 강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는 이 날 대목장에서는 제사음식을 준비하기 위해서 많은 손님이 오일장을 찾았다. 변화된 전통시장에서 장을 보기 위해 매우 분주한 모습이다. 시장에 활기가 돌고 있었다.

이날 장을 보기 위해 언니와 같이 나온 노현정씨는 "시장에 나와보니 훈훈한 정이 있어 좋고 사람 사는 세상인 듯하다. 요즘 경제가 위축된다고 하는데 그래도 설날이라서 그런지 시장 분위기가 좋은 것 같고, 명절을 맞아서 설음식을 준비하고 필요한 물건을 사는 사람들을 보면서 저도 활력을 찾아가는 느낌을 받는다"며 "그런데 예전 설에 비하면 사람들 표정이 밝지 않고 근심과 걱정이 묻어나는 느낌을 받았다. 요즘 나라가 어수선하고 특히 최순실 국정농단에 대한 영향이 없지 않은 거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또한, 아내와 함께 시장에 나온 서아무개씨는 "오늘 시장에 사람도 많고 물건도 설 대목장이라서 그런지 풍성하다. 그런데 경제가 어렵고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다 보니 원래 시장에 나오면 까만 봉지에 양손 가득 물건을 사서 들고 다녀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며 "그래도 설날이니 만족스럽지는 못해도 가장 큰 명절에 조상님에게는 서운하지 않게 제사상을 올리려고 생각 중이다. 앞으로는 우리 경제가 잘 돌아가서 내년 명절에는 양손 가득히 까만 봉지를 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6일 홍성 오일장에서는 설을 앞두고 설음식을 준비하기 위해 물건값을 흥정하고 있다. ⓒ 신영근


경제가 어려워 더욱더 춥게만 느껴지는 설날이다. 최순실의 국정농단과 비선 실세 의혹으로 대통령이 탄핵당하여 나라가 어수선할 때 맞이한 설날이다. 시장을 찾는 이마다 양손 가득 설 물건을 장만하며 시장 내 국밥집에서 지친 허기를 달래는 이들도 많이 보였다.

5일마다 한 번씩 열리는 전통시장에서 새우젓 장사를 하는 상인 윤미숙씨는 "오늘부터 이제 설 연휴가 시작되는데 아직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지 않아 장사가 안돼 마음이 아프지만, 그래도 이제 서서히 많은 분이 시장을 찾는 것 같다"며 "아직은 잘 모르겠는데 시장을 찾는 분이 많이 계셨으면 좋겠고, 오일장에서 많은 분이 설음식을 준비하시고 훈훈한 설음식을 나누어 드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씨는 이어 "오일장에는 흔히 마트에서도 볼 수 없는 구색을 갖춘 물건들이 많다. 또, 오일장이 시중의 마트보다 30% 이상 싸기 때문에 앞으로도 5일 시장을 많이 찾아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유독 춥고 눈이 내린 올 설날은 소외당하고 외면받지 않는 이들이 없이 모두가 행복한 설날을 맞이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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