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통영·고성 지난해 체불임금, 2015년 비해 270% 증가

조선소하청노동자살리기대책위, 통영고용노동지청 정보공개 자료 분석

등록 2017.01.31 10:49수정 2017.01.31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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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소가 밀집해 있는 경남 거제·통영·고성지역은 지난 한 해 노동자들의 체불임금과 체당금(替當金)이 급격하게 늘어났다. 국가로부터 대신 받는 체당금 기간이 너무 길어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거제통영고성 조선소 하청노동자 살리기대책위'(아래 대책위)는 31일 낸 자료를 통해 이같이 지적했다. 대책위는 고용노동부 통영지청에 했던 행정정보공개를 통해 체불임금과 체당금을 분석했다.

체불임금이 늘어났다. 통영고용노동지청 체불임금 신고 현황을 보면, 2015년 전체 218억원에 5331명이었고, 2016년에는 581억원에 1만 3114명이었다.

한 해 사이 신고된 노동자수는 약 2.5배, 체불임금액은 2.7배 가량 늘어났다. 1인당 평균 체불임금액은 2015년 410만원에서 2016년 444만원으로 8% 가량 증가했다. 신고되지 않은 체불임금까지 포함하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른 지역과 비교해 보면 거제·통영·고성 지역이 월등히 높다. 민주노총이 고용노동부에서 받은 2016년 '전국 체불임금 총액'은 1조 4286억원으로 전년도(2015년 1조 2992억)에 비해 10% 가량 증가했다.

이 자료에 의하면, 서울과 광주, 전북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은 체불임금액이 증가했으며 그 증가폭은 10~20% 정도다. 그런데 경남은 약 48% 가량 증가했다.

이같은 체불임금 증가율과 비교하면, 거제·통영·고성 지역에서 체불임금이 270%(2.7배) 증가한 것으로, 이는 다른 지역에 비해 얼마나 높은 것인지를 알 수 있다.


조선업이 밀집한 울산(13% 증가)과 전남(32% 증가)과 비교해도 거제·통영·고성 지역의 체불임금 증가율이 월등히 높다. 그리고 거제·통영·고성 지역의 체불임금액은 경남 전체의 약 40%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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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통영고성지역 2016년 체불임금 현황(통영고용노동지청 자료). ⓒ 이김춘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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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통영고성지역 2016년 체당금 현황(통영고용노동지청 자료). ⓒ 이김춘택


체당금도 늘어났다. 체당금은 '임금채권보장제'에 의해 노동자가 기업 도산 등을 이유로 임금이나 퇴직금을 받지 못할 경우 근로복지공단이 사업주를 대신하여 일정한 한도 내에서 우선적으로 지급해주는 돈을 말한다.

거제·통영·고성 지역 체당금은 2015년 2085명에 86억원이었지만, 2016년에는 6510명에 296억원으로 늘어났다. 노동자수는 3.1배, 신청액은 3.4배 증가한 규모다.

체당금 신청액 증가율(3.4배)이 체불임금 증가율(2.7배)보다 더 높다. 대책위는 "이는 조선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하청업체 폐업을 통한 체불임금 발생이 늘어난 결과로 볼 수 있다. 하청업체 폐업을 통한 체불임금은 곧 체당금 신청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라 했다.

대책위는 "하청업체 폐업의 가장 큰 원인이 원청 조선소의 이른바 '기성금 후려치기'에 있다"며 "그러므로 하청노동자 체불임금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원청 조선소와 하청업체 사이의 불공정 거래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

체당금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이들은 "국가로부터 체당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고 해도 그 기간이 너무 긴 것 또한 문제"라며 "한 달 월급을 받아 생계를 꾸려가는 대부분의 노동자들에게는 하루라도 빨리 체당금이 지급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대책위는 "보통 체당금을 지급받으려면 1년은 기다려야 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실제 체당금 신청에서 지급까지 얼마나 오래 걸리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며 "추가로 관련 자료를 행정정보공개 신청해 분석하고 대책을 촉구할 예정"이라 했다.
#체불임금 #체당금 #통영고용노동지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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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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