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40일 휴가... 중국 인구 규모 실감한 이 축제

중국 최대 명절, 춘절에 열리는 '묘회' 탐방기

등록 2017.02.05 15:13수정 2017.02.05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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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큰 영토 만큼이나 다양한 문화를 가지고 있는데, 중국의 설날인 '춘절(春節)'을 보내는 모습 역시 각 지역마다 서로 다른 양상을 보인다.

더욱이 한국의 설날은 이미 지난 31일에 4일간의 짧은 휴가로 끝났지만, 중국의 춘절은 지난 1월 13일부터 오는 2월 21일까지 길게는 40일간 지속된다는 점에서 중국 춘절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수만 명 인산인해... '중국 인구 규모' 실감하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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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에 열리는 묘회 풍경. 묘회 마다 수만 명이 인산인해를 이룬다. ⓒ 임지연


그 가운데 베이징 시민들이 춘절을 보내는 방식은 '묘회(庙会)'로 불리는 베이징 일대의 전통 축제에 참여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묘회는 절 묘(庙), 모일 회(会)를 합친 단어로, 절 터에서 개최됐던 옛 장터가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오며 전통적인 모습의 대규모 축제로 발전한 형태다.

특히 베이징의 묘회는 베이징 거주 시민들이 오랜 시간 간직해 온 그들만의 춘절을 보내는 전통적인 행사 중 하나로 꼽힌다.

올해도 어김없이 베이징에 소재한 총 8곳의 국가급 국립 공원에서 지난 27일부터 묘희가 이어졌다. 이 가운데 베이징 북서쪽에 자리한 원명원(圓明園)에서 열리는 묘회를 찾았다. 원명원은 1709년 강희제(康熙帝) 건립한 이후 1860년까지 황제가 기거하며 정무를 처리하던 황궁이자, 황실 정원이다.

기자가 찾아간 1월 31일 오전 10시, 베이징 지하철 4호선 원명원역과 버스 717, 814, 105, 982, 594 등 28개의 버스 노선이 당도하는 원명원 입구에는 춘절을 맞아 개최되는 '묘회'를 구경하기 위해 찾아온 인파로 북적였다. 10위안(약 1700원)의 입장권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100미터 가량 긴 행렬을 기다려야 했다.

중국 정부는 춘절 기간 동안 고향을 찾아 베이징을 빠져나간 인파가 1500만 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그럼에도 인산인해를 이루는 긴 행렬을 보며 중국 인구의 규모를 가늠할 수 있었다.

인파 행렬을 따라 매표소에서 10위안의 입장요금을 지불하고 들어선 축제 현장에는 수백여  곳에 달하는 포장마차가 줄지어 있고, 각 포장마차에서는 갖가지 다양한 전통 음식을 즉석에서 만들어 판매하는 모습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가장 많이 판매되는 음식은 돼지 내장을 뜨거운 물에 끓여 중국식 향신료와 간장을 부어 먹는 돼지 내장 볶음, 갓 구운 대추 빵, 기름에 튀겨낸 부추가 들어간 만두, 사천식 매운 국수, 구운 밀가루 빵 속에 저민 양고기를 넣어 판매하는 전통 음식 등 총 100여 가지의 간식이 거리를 메웠다.

묘회를 찾은 시민들은 저 마다 한 손에는 길거리 음식을 손에 들고, 동서 약 1.6km, 남북 약 1.3km 규모의 원명원을 거닐며 다양한 전통 문화행사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이날 '묘회'에서는 총 57가지의 전통 문화 행사가 진행됐다. 주로 전통 악기를 활용한 악대들이 묘회 현장 곳곳에서 연주를 하고, 빙설 체험, 연날리기, 팽이돌리기 등을 무료로 체험할 수 있도록 제공했다.

베이징 각 지역에서 춘절 전통행사를 즐기기 위해 모여든 수만 명의 행인 탓에 어린 자녀와 함께 방문한 부모들은 자녀를 어깨에 들춰 업고 이동하는 모습이 쉽게 발견됐다.

등불 수십만 개 밝혀진 야경... 외국인에게도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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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에 열리는 묘회 풍경 ⓒ 임지연


이 같은 춘절의 대표적인 축제 '묘회'가 처음 베이징에 생겨난 것은 1천 년 전인 요나라 때로 알려져 있다.

당시에는 일종의 종교적인 제사였으나 이후 춘절 기간 동안 인근 거주 시민들이 모여 전통 악기와 오락을 즐기는 행사로 발전됐다는 것이 정설이다.

더욱이 베이징 내에서 개최되는 묘회는 법정 춘절 연휴 기간인 오는 2월 초까지 이어지는 7일 동안의 연휴를 가장 의미 있게 보낼 수 있는 축제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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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에 열리는 묘회 풍경. ⓒ 임지연


이날 시민들의 가장 큰 호응을 얻은 행사는 도로 양 쪽으로 설치된 상점 내부에서 직접 제조해 판매하는 전통 수·공예품 판매점이었다. 주로 바람개비, 죽방울, 연, 사탕인형 등 직접 만드는 과정을 시민들에게 공개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옆쪽 공터에서는 죽방울을 돌리는 시민과 골동품 도자기를 판매하는 상점, 청나라 시기 유통됐다는 동전을 판매하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전문 사진사가 대여해주는 청나라 때 전통 의복을 입고 기념 사진을 찍는 것도 묘회를 즐기는 방법 중 하나다.

이날 시민들은 묘회에 참가해 올 한해 가족들의 건강과 복을 기원하는데, 이를 위해 묘회가 개최된 원명원 내부에는 수만 개의 홍등과 바람개비, 벚꽃 등이 장식됐다. 시민들은 이곳에서 한 낮에는 묘회를 구경하고, 음식을 맛볼 수 있으며, 해가 진 저녁에는 등불 축제를 통해 수 십만 개의 등불이 밝혀진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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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에 열리는 묘회 풍경. 아이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 임지연


이날 묘회에는 특히 가족 단위로 찾아온 시민들이 상당했다. 원명원 입구에서 사설 가이드 업체를 고용해 묘회 행사의 의미 등 설명을 들으며 이동하는 이들도 쉽게 눈에 띄었다.

또 한 쪽에서는 관광버스를 대절해 타 지역에서 묘회를 즐기기 위해 찾은 수십여 명 단위의 단체 관람객들도 보였다.

묘회 개최 관계자들의 설명에 따르면, 매년 개최되는 묘회 행사장에는 라오쯔하오(老字號), 민속, 문화 공연 등을 관람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100만 명에 달하는 내외국인 관광객이 찾아온다. 실제로 이 날 묘회를 구경하는 인파 속에는 한국인은 물론 파란 눈의 서양인들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묘희가 베이징에서 춘절을 보내는 현지인들과 동화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 중 하나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날 묘회를 찾은 한국인 정민주(34)씨는 "베이징 거주 2년 만에 가족들과 함께 처음 '묘회'를 찾았다"면서 "설날 연휴 기간 동안 한국을 찾지 못한 아쉬움을 '묘회' 참여를 통해 베이징 전통 문화를 배우고 구경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달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묘회를 찾은 또 다른 시민 뤼샤오(24)는 "올 해에는 고향인 절강성을 찾는 대신 베이징에서 머무는 것을 택했다"면서 "베이징 시민들이 즐기는 묘회를 찾아 북적이는 분위기를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유익한 시간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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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에 열리는 묘회 풍경. 전통 의상을 입고 기념사진을 찍는 사람들. ⓒ 임지연


매년 진행되는 '묘회' 개막 시기와 입장요금은 각 개최지마다 상이하다. 올 해는 도연정공원, 지단공원, 룽탄공원, 베이징 대관원, 원명원, 조양공원 등에서 개최됐다. 입장료는 조양공원의 국제 풍정축제 묘회의 표 값이 5위안(약 840원)으로 가장 저렴하며 베이징 대관원 홍루묘회의의 입장요금이 40위안(약 6700원)으로 가장 비싸다. 나머지 묘회의 입장료는 10위안(약 1700원)으로 동일하다.

이에 앞서 정부는 지난 20~22일까지 총 3일 동안 베이징 시민들을 위해 묘회 입장권을 무료로 배포하기도 했다. 무료 입장권은 '문화베이징(文化北京)', '오늘 뭐하고 놀까(今天玩什么)' 등의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신청한 자를 대상으로 배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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