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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디지텍고 교장의 박 대통령 감싸기 이유 있다

[주장] 잇단 극우 편향 행보...사학법 개정안 논란 되돌아 봐야

등록 2017.02.15 10:00수정 2017.02.1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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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탄핵은) 지극히 정치적인 음모에 의해 언론, 국회, 검찰, 종북세력들에 의해 국가시스템 자체를 뒤엎어 보겠다는 불순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

"태블릿 피시가 최순실의 것이냐 아니냐 밝혀지지도 않았다. 언론의 주장에 피해를 보고 있는 피고 쪽에서 어떤 주장을 하고 있느냐에 대해 균형 있게 따져볼 줄 알아야 한다."

"10월 언론보도가 나며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12월에 대통령을 끌어내리는 엄중한 일을 국회가 처리했다. 아직 재판을 해서 죄가 되는지 아닌지도 확인하지 않은 채, 언론에 나온 주장을 갖고 그대로 탄핵을 밀어붙였다."

서울 용산에 위치한 디지텍 고등학교 곽일천 교장이 지난 7일 종업식 자리에서 한 말입니다. 참으로 놀랍고 어처구니없습니다. 매주 토요일 서울시청광장과 덕수궁 대한문 광장 일대에서 벌어지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집회에서나 나올 만한 발언이니까요. 이에 <한겨레>, JTBC <뉴스룸> 등 여러 언론은 일제히 곽 교장의 발언을 대서특필했고, 이어 거센 논란이 일었습니다.

곽 교장은 논란을 의식한 듯 13일 학교 홈페이지 게시판에 해명 글을 올렸습니다. 이 가운데 일부를 인용합니다.

서울 디지텍고 곽일천 교장은 지난 7일 종업식 자리에서 현 탄핵정국을 폄하하는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 서울 디지텍고 홈페이지


"대 토론회의 과정 및 토론회 직후 가진 추가 토론에서 학생들이 제기한 의견은 제가 우파나 박 대통령의 편을 드는데 이는 불공정하고 학교장이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은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되는 것은 아니냐고 했습니다. 이에 대해 저는 어느 편이나 누구에 대해 호불호를 말하는 것이 아닌 한 사회과학자로서, 그리고 학생들의 교육을 책임지는 교장으로서 학생들이 어느 한 쪽에 치우친 생각에 머물러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이를 균형 잡도록 해주는 교육의 기능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은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제 교육적 관점은 탄핵사건은 법적인 문제이고 법적 절차를 충실히 밟아 절차적 정당성을 가질 때 갈등관리의 기능을 발휘할 것이라는 점을 학생들에게 교육시키고 있습니다. 이는 정치적 사안을 다루고 있지만 교육적인 것이고 사회과학을 바르게 교육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자신의 발언은 교육자로서 학생들의 생각이 한 쪽에 치우치지 않도록 한 것이라는 말입니다. 얼핏 보면 그럴듯합니다. 그런데, 이 같은 해명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곽 교장이 먼저 한 쪽에 치우치지 않아야 합니다. 그러나 곽 교장의 행적은 오른쪽으로 치우쳤을 때가 많았습니다.

논란을 거듭했던 곽 교장의 극우 행보

2014년 6월 25일 이 학교는 점심 급식 때 학생들에게 감자와 식혜만 제공했습니다. 이때 곽 교장은 <오마이뉴스>에 "6·25전쟁(한국전쟁)을 기념해, 아이들에게 전쟁이 나면 이렇게 고생할 수 있다는 교육 차원에서 이런 메뉴를 내놓은 것"이라고 했습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지식보다는 이러한 체험을 통해 아이들이 더 많은 것을 생각하고 얻을 수 있다. 역사 교육을 좀 더 강조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는 주장까지 내놓았습니다. (관련 기사 : 한국전쟁 체험하라고... '찐 감자' 급식 논란)

곽 교장은 특히 역사 교육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나 봅니다. 2014년 1월 교학사가 낸 <한국사> 교과서를 추가 채택했으니까요. 2013년 나온 교학사의 <한국사> 교과서는 우익편향으로 논란이 됐고, 학생과 학부모는 물론 일선 교사들까지 반발했습니다. 서울 디지텍고는 이 교과서를 해를 넘겨 뒤늦게 채택한 것입니다.

곽 교장은 이때 "하나의 편향된 교과서만 보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에게 다양한 시선으로 균형 잡힌 역사교육을 하자는 결론을 얻었다. 먼저 교학사 교과서의 잘못된 부분을 인정하고 이것을 바로잡게 하여 수정한다면, 다른 교과서와 함께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관련 기사 : 서울디지텍고, 교학사 교과서 '뒷북' 채택... 왜?)

본인 스스로는 '다양한 시선'과 '균형 잡힌 교육'을 강조하고 있지만, 그가 보인 행적은 극우에 가까워 보입니다. 그래서인지 현 탄핵정국을 폄하하는 곽 교장의 발언은 당연한 귀결이라는 판단입니다.

종교 사학, 박 대통령에게 빚지고 있다 

여기서 탄핵정국을 바라보는 인식이 과연 곽 교장 한 사람에게 국한되는지 따져보고자 합니다. 서울 디지텍고의 설립 정신은 '민족의 소금이 되고, 인류의 빛이 되라'입니다. 어딘가 모르게 그리스도교의 냄새가 물씬 풍깁니다. 아니나 다를까, 곽 교장은 홈페이지에 게시한 인사말을 통해 이 학교가 "기독교(개신교) 정신에 입각해 이타적인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을 키워 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데 교육의 기본을 두고 있다"고 적었습니다.

개신교, 특히 보수 개신교는 박 대통령에게 우호적입니다. 박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도 보수 대형교회에서 왔다는 이들을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또 한 가지 주목해야 할 사실이 있습니다. 바로 사학재단과 박 대통령과의 관계입니다.

사립학교 재단은 박 대통령에게 빚을 지고 있습니다. 박 대통령은 지난 2005년 한나라당 대표 시절 노무현 정부가 추진하던 사립학교법 개정에 반대해 장외 투쟁을 벌였습니다. 당시 의석 과반을 차지하고 있던 열린우리당은 사학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는데, 한나라당은 이를 날치기라며 거세게 성토했습니다.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는 그해 12월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린 '사학법 원천무효 및 우리 아이 지키기 운동 범국민대회'에 참석해 이같이 외쳤습니다.

"여당이 한나라당의 사학법 개정안을 거부하고 느닷없이 자기들의 안을 날치기 처리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중략) 이것(사학법 개정안)은 한마디로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우리의 과거사를 부정하고 대한민국을 뿌리부터 뒤엎어 놓겠다는 것이다. 이 법이 시행되면 10년 후 우리 아이들이 어떤 생각을 가질까 무섭다."

당시 개정안의 핵심 뼈대는 학교법인 임원 간 친인척 비율을 1/3에서 1/4로 축소하는 한편, 학교법인 이사 중 1/3과 감사 2인 중 1인을 교수회·교사회·학부모회 등이 참여하는 사학 구성원 단체가 추천해 선임하는 '개방형 이사제' 도입이었습니다. 친인척 비율을 축소하고 개방형 이사제를 도입한 이유는 사학재단 비리가 이사장 일가의 전황에서 비롯된다고 진단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사학재단들은 보수 한나라당을 앞세워 거세게 반발했습니다. 개신교도 사학법 개정안 반대에 합세했습니다. 개신교계는 "개정 사학법은 영성을 불어넣고 창의성을 살리는 기독교 교육의 숨통을 끊으려는 악법으로 정부 여당은 이 같은 법을 만든 데 책임을 지고 심판을 받아야 할 것"이라 주장하면서, 서울시청 광장에서 대규모 기도회를 열기도 했습니다. 가톨릭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고 김수환 추기경은 사학법 개정안 통과에 대해 "정말 걱정되는 것은 나라다. 목적이 학교 비리 척결에만 있는 것 같지 않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습니다. 이후 가톨릭계는 학교 폐쇄도 불사하겠다고 나섰습니다.

개신교와 가톨릭이 사학법 개정안에 극력 반대한 이유를 찾기는 쉽습니다. 종교단체들은 사립 학교를 다수 운영하고 있는데, 사학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종교단체의 기득권이 제한될 것으로 우려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런 종교 사학들에게 박 대통령은 구세주나 다름없는 존재였던 것입니다.

서울 디지텍고 곽일천 교장이 박 대통령과 어떤 관련을 맺고 있는지 일일이 파악하기는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곽 교장의 배경이 '개신교'와 '사학재단'임을 감안해 볼 때, 박 대통령에게 우호적일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한 가지 더 추론을 덧붙인다면, 사학법 논쟁이 한창이던 2005년과 2006년 사이 박 대통령의 장외 투쟁에서 득을 본 종교 사학 고위층들이 여론을 의식해 곽 교장처럼 드러내지는 않고 있지만 심정적으로 우호적인, 이른바 '샤이 박근혜'는 아닐까요?

가장 위험한 지도자는 자국민의 생명을 경시하는 지도자입니다. 그리고 가장 위험한 교육자는 비뚤어진 생각을 품고 있고, 이 생각을 학생들에게 주입시키려 하는 교육자입니다. 이런 이유로 서울 디지텍고 학생들이 참으로 위험해 보입니다.
덧붙이는 글 미국 뉴욕에 위치한 한인매체 <뉴스M>에 동시 송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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