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공약, 평양에 하는 소리"
반성 빠진 자유한국당 '도로 새누리당' 투어

[현장] "자체조사 지지율 20%" "바른정당은 틀린정당" 자화자찬, 비난 일색

등록 2017.02.14 21:29수정 2017.02.14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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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국민속으로 버스 출정식' 자유한국당 인명진 비대위원장, 정우택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14일 오후 여의도 국회본청앞에서 ‘책임과 미래, 국민속으로 버스 출정식’이 열렸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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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아니고 자유한국당 자유한국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과 정우택 원내대표 등이 14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경기종합노동복지회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경기도당 당원연수에서 새 당명과 로고가 적힌 손팻맛을 들고 "보수의 힘으로 나라를 바꿉시다"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남소연


[인명진] "최근 들어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이 급상승하고 있다. 당 자체 조사긴 하지만 20%에 육박하는 지지율을 회복했다. 국민께 무릎 꿇고 잘못했다고 빌었고, 국민들이 진심을 받아줬다."

[정우택] "당 지지율이 15.7%까지 올랐다. 두 달 사이 이렇게 안정화를 이룬 것은 여러분이 새누리... 아니 자유한국당을 지켜줬기 때문이다."

[이인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주장한) 군복무기간 1년 단축, 전시작전권 환수... 이게 (우리나라) 국민에게 하는 소린지, 평양에 하는 소린지 분간을 할 수가 없다."

[원유철] "탄핵이 기각되면 의원직 총사퇴한다는 바른정당은 '따로국밥당'이고 '틀린 정당'이다."

'반성 투어'로 알려진 자유한국당의 '전국 순회 버스 투어'는 반성 대신 자화자찬과 반대 진영을 향한 비난으로 채워졌다. 애당초 '반성·미래·책임 국민 속으로'였던 행사 이름도 '반성'자(字)를 뺀 '책임과 미래 국민 속으로'로 바뀌었다. 염동렬 전략기획부총장이 지난 8일 기자들에게 "버스를 띄워 이르면 국민을 만나 반성하고, 쓴소리도 듣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고 소개했던 취지 자체가 무색해진 것이다. 

인명진 징계 내린 3인에 "비대위원장 그만두면 용서 빌러 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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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 불끈 쥔 인명진 인명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4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경기종합노동복지회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경기도당 당원연수에 참석해 "보수의 힘으로 나라를 바꿉시다"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남소연


14일 첫 목적지인 경기도 수원에서는 인명진 비대위원장, 정우택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원유철, 이인제, 안상수, 김문수 등 당내 대권주자들이 총출동했다. 경기노동종합복지회관 대강당 600석 객석에 약 1000여 명이 참석, 자리에 앉지 못하고 돗자리를 깔아 바닥에 앉은 사람들도 더러 있었다.


이 자리에서 인 비대위원장은 자유한국당의 국민 지지가 급상승하고 있다고 치켜세우면서 "이제는 (당 의원들) 등을 떠밀어도 우리당을 안 나간다고 한다"고 자부했다. 당원권 정지 등 당 혁신을 내걸고 서청원, 최경환, 윤상현 의원 등에 단행한 징계는 "하지 못할 일을 했다"며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인 비대위원장은 이어 "당과 나라를 위해서 어쩔 수 없었던 일이다"라면서 "비대위원장을 마치는 날 그분들을 찾아가 용서를 빌겠다"고 말했다. 그는 더 나아가 "그분들의 희생과 아픔이 우리 당을 우뚝 세우는 일에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세 사람의 징계를 '희생'으로 해석했다.

또한 '탄핵 인용'은 "불행한 사태"라고 표현했다. 인 비대위원장은 "탄핵을 인용하는 불행한 사태가 오면 60일 안에 대선을 치러야 하는데, 바라는 상황은 아니지만 만반의 사태를 갖춰야 한다"면서 "대선 40일 전쯤에는 대통령 후보를 결정하는 전당대회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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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연수장에 등장한 태극기 14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경기종합노동복지회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경기도당 당원연수 '보수의 힘으로! 경기당원과 함께'에서 정우택 원내대표와 이현재 정책위의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애국가를 부르자, 한 당원이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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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태극기당으로 당명 바꾸라" 항의하는 시민 14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경기종합노동복지회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경기도당 당원연수장을 찾은 한 시민(뒷줄 가운데)이 "자유한국당은 태극기당으로 당명을 바꾸라"며 항의하고 있다. ⓒ 남소연


이날 현장에서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한 원색적인 비난도 쏟아졌다. 이인제 전 의원은 단상에 올라가 "(문 전 대표는) 당선이 되면 김정은한테 먼저 달려간다고 하고, 사드 배치를 반대한다고 하며, 군 복무기간을 1년 단축한다고 한다"면서 "국민의 마음이 (이 말에)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 짐작이 간다"고 말했다. 일부 당원들은 "문재인 빨갱이!" "빨갱이라서 그렇습니다!"라고 맞장구치기도 했다.

원유철 의원은 "민주당 대선주자들은 왜 대통령이 되려고 나왔는지 모르겠다"면서 "하는 말마다 국민을 분열 시키며, 촛불을 들고 혁명을 하자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우택 원내대표 또한 "(문 전 대표는) 사드 배치를 어떻게 할지 말하지 않고 있고, 북한에 유엔인권결의안을 물어보고 하자고 한다"면서 "자기 안보관에 대해 질문하는 언론에 재갈을 물린다"고 맹비난했다. 

행사에 앞서 개헌 특강을 맡은 이철우 의원은 "유력 후보가 뒤에 하자고 하니까 나서서 하려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대선 전 개헌에 동의하지 않는 문 전 대표를 겨냥한 발언이었다. 그는 이어 "(그) 유력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개헌 준비는) 옳게 할 수 없는데, 왜냐하면 그 사람 뒤에는 순실이보다 더 큰 조직이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 끝에 일부 당원들은 "김정은! 빨갱이!"를 외쳤다.

원유철 "탄핵 기각시 총사퇴한다는 바른정당, 정신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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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과 김문수 비대위원, 대선주자로 나선 원유철 안상수 이인제 의원이 14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경기종합노동복지회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경기도당 당원연수에 참석해 박수치고 있다. ⓒ 남소연


바른정당은 '배신 정당', '틀린 정당'으로 폄하했다. 특히 원유철 의원은 탄핵 기각 시 의원직 총사퇴를 결의한 바른정당에 "지역 유권자가 선택한 신성한 의원직을 미끼로 헌법재판소를 겁박하고 있다"면서 "바른정당은 정신이 없다"고 깎아내렸다. 객석에서는 "쓰레기정당!" "배신당!" "거짓정당" 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 전 의원은 자유한국당의 암울한 현 상황의 책임을 김무성 바른정당 고문에게 돌렸다. 그는 "(김 고문이) 금고에 있어야할 도장까지 들고 가서 영도 다리를 왔다 갔다 했더니 갑자기 (맑았던 자유한국당의) 하늘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른바 지난해 4.13 총선 당시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의 '옥새 파동'을 비꼰 말이다.

정 원내대표는 "비박당이 바른정당을 만들었다"면서 "새누리당에 제일 많은 공격을 하며 방향 감각도 없이 가고 있는데, 당에서 가장 많은 혜택을 받은 사람들이 당이 어렵게 되자 난파선에서 도망간 사람들로, (이들은) 역사가 심판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개정된 당명이 익숙하지 않아 발언자 대부분 "새누리당"을 연발해 폭소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한 당원은 대권주자들의 이름을 차례로 연호하다가 탈당한 김무성 바른정당 고문의 이름을 외치기도 했다. 분파 이후 급속도로 변한 당 상황에 당내 인사는 물론 당원까지 우왕좌왕하는 모습이었다.

이인제 전 의원은 지도부와 주자들이 계속 '새누리당' 실수를 이어가자 "이제 새누리당이라고 발언하는 간부님들에게는 만 원씩 벌금을 물리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그도 얼마 가지 않아 "우리 새누리당이..."라며 실수했다. 객석에서는 "만 원!"을 외쳤다. 원 의원도 같은 실수를 반복하자 "저는 벌금을 따불(두배)로 내겠다"며 겸연쩍게 웃었다.

한편 자유한국당의 전국 투어는 14일 국회에서 출정식을 연 뒤, 경기도 수원을 시작으로 같은 날 충남 천안, 오는 17일 부산, 19일 대구, 27일 강원 춘천·평창을 순회하는 일정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매 투어 때마다 당 지도부 모두가 함께 참여하는 것은 아니며, 당내 의원 중 희망자를 받아 행사를 진행한다. 
#인명진 #새누리당 #원유철 #자유한국당 #이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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