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헌법재판관씩이나 하느냐"
대통령측, 이정미 권한대행에게 막말

[대통령 탄핵 심판 15차 변론] 대통령쪽 김평우 변호사, 재판 도중 막말·소란

등록 2017.02.20 14:25수정 2017.02.20 18:59
194
원고료로 응원
a

김평우 변호사,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에 '막말' 20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15차 변론에서 박 대통령측 김평우 변호사가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에게 막말을 하는 등 소란을 벌였다. (왼쪽) 20일 15차 변론을 주재하는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오른쪽) 18일 서울 덕수궁앞에서 열린 탄핵기각 총궐기대회에 참석한 김평우 변호사. ⓒ 사진공동취재단/남소연


대통령 대리인단 김평우 변호사가 20일 대통령 탄핵 심판 15차 변론에서 이정미 헌법재판소 권한대행에게 서류를 든 손으로 삿대질을 하며 "그럴 거면, 왜 헌법재판관씩이나 하느냐", "왜 함부로 재판을 진행하느냐"라고 말하며 소란을 벌였다. 

김평우 변호사는 이날 변론 막바지에 "(구두) 변론을 준비했다"며 일어났다. 이정미 권한대행이 여러 차례 "어떤 내용에 대해 말할 게 있느냐"면서 발언의 취지를 물었지만, 그는 "당뇨가 있다", "음식을 먹어야 하는데 시간을 줄 수 있느냐"라고 동문서답했다.

이정미 권한대행은 양쪽 대리인들이 발언의 취지를 언급한 뒤 재판장의 허가를 받아 발언한다는 이번 탄핵 심판의 원칙에 따라, 변론의 취지를 말하지 않는 김 변호사의 발언을 제지하려 했다.

하지만 김 변호사는 변론의 취지를 말하지 않고 "점심을 못 먹더라도 꼭 (구두 변론을) 해야겠다"며 고집을 부렸다. 이정미 권한대행이 한숨을 쉬며 "재판 진행은 저희(재판부)가 하는 거다"라고 말했지만, 김 변호사는 막무가내로 "12시에 변론을 꼭 끝내야 한다는 법칙이 있느냐. 그럴 거면 왜 헌법재판관씩이나 하느냐"라고 항의했다.

김 변호사가 계속 일어선 채 항의하자 이정미 권한대행을 포함한 재판부는 그대로 퇴정했다.

변론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대통령 대리인단 이중환 변호사는 김 변호사를 두둔했다. 그는 "변호인이 변론을 하겠다는데, 이를 제지하는 재판부에도 문제가 있다"며 "(공정성에) 상당히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정미 권한대행과 김평우 변호사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대통령 변호사 "왜 (재판 진행) 함부로 진행하나"

a

탄핵심판 변론 도중 '막말' 한 김평우 변호사 20일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15차 변론에 박 대통령 측 변호인인 김평우 전 대한변협 회장(오른쪽)이 입장하고 있다. 이날 김 변호사는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에게 "그럴 거면, 왜 헌법재판관씩이나 하느냐" "왜 함부로 재판을 진행하느냐"라며 막말을 했다. ⓒ 사진공동취재단


a

탄핵심판 15차 변론기일인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대통령 변호인으로 참석한 이동흡 전 헌재 재판관과 이중환 변호사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 그러면 오늘 변론절차는 이것으로 마치고...
김평우 변호사 : 잠시만, 잠시만. 저는 제가 변론을 준비했고요.

이정미 : 어떤 내용입니까.
김평우 : 그리고 준비서면을 얘기하셨으니까.

이정미 : 어떤 내용입니까.
김평우 : 변론을 준비했으니까. 지금 시간이 낮 12시가 넘었는데요. 제가 조금 당뇨가 있습니다.

이정미 : 네.
김평우 : 그래서 시간을 조금 주시면.

이정미 : 어떤 내용에 대해서 말씀하실 게 있습니까.
김평우 : 제가 말씀을 드릴게요. 제가 조금 어지럼증이 있어서 음식을 먹어야겠는데, 그 시간을 조금 주실 수 있는지 여쭤보겠습니다.

이정미 : 그러시다면 그 부분은 다음번에 하시는 것으로 하시고.
김평우 : 아닙니다. 저는 오늘 하겠습니다.

이정미 : 오늘 꼭 하셔야 하는 이유는 뭔가요.
김평우 : 저는 오늘 꼭 하겠습니다. 준비를 해왔으니까. 그러면 제가 점심을 못 먹더라도 지금부터 변론을 하겠습니다.

이정미 : (한숨) 그러면 저희 재판부에서는 다음번에 변론을
김평우 : (계속 종이를 주섬주섬 펼침)

이정미 : 변호사님, 재판 진행은 저희가 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저희가 다음번에 충분히 기회를 드릴 테니까, 오늘 변론은 이것으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김평우 : 다음이 언제입니까.
이정미 : 22일입니다.

김평우 : 저는 오늘 하겠습니다. 오늘 준비 다 해왔는데.
이정미 : 기일은 저희가 정하는 것입니다.

김평우 : 오늘 하겠다는데. 질문을 하겠다는데 왜 그러십니까.
이정미 : 오늘 변론은 이것으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a

태극기집회 참석한 김평우-서석구 변호사 박근혜 대통령 변호인단 김평우 변호사(오른쪽)와 서석구 변호사가 18일 서울 대한문 앞에서 열린 제13차 탄핵기각 총궐기 국민대회에서 연단에 올라 탄핵무효를 주장하고 있다. ⓒ 남소연




김평우 : 지금 하겠다는데 왜 변론을 막으십니까.
이정미 : 다음 기일에 충분히 기회를 드립니다. 굳이 오늘 하셔야 될 건 아니고요. 2월 22일 수요일 오전 10시에 이곳 대심판정에서 속행하도록 하겠습니다.

김평우 : 준비를 다 해왔는데.
이정미 : 다음 변론기일은 오전에, 다음번에 하시면 되고요. 지금 12시가 되지 않았습니까.

김평우 : 지금까지 12시에 변론을 꼭 끝내야 된다는 법칙이 있습니까. 그럴 거면, 왜 헌법재판관씩이나 해요.

이정미 : 다음 기일은 22일에 진행합니다.
김평우 : 왜 함부로 진행하고 그래요.

(재판부 퇴정)
#김평우 #이정미 #헌법재판소 #대통령 #대리인단
댓글194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매일매일 냉탕과 온탕을 오갑니다.

이 기자의 최신기사 이 정도면 마약, 한국은 잠잠

AD

AD

AD

인기기사

  1. 1 검찰 급했나...'휴대폰 통째 저장', 엉터리 보도자료 배포
  2. 2 재판부 질문에 당황한 군인...해병대 수사외압 사건의 퍼즐
  3. 3 [단독] 윤석열 장모 "100억 잔고증명 위조, 또 있다" 법정 증언
  4. 4 "명품백 가짜" "파 뿌리 875원" 이수정님 왜 이러세요
  5. 5 '휴대폰 통째 저장' 논란... 2시간도 못간 검찰 해명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