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봄, 황사 걱정 덜 하셔도 됩니다

[주간 중국 소식] 황사 근원지에 큰 눈 내려... 초라한 덩샤오핑 사망 20주기 등

등록 2017.02.23 10:37수정 2017.02.23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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롄화산 덩샤오핑 동상 1997년 사망한지 20주년을 맞은 덩샤오핑 ⓒ 조창완


-조용한 덩샤오핑 사망 20주기
지난 2월 19일은 중국에서 나름대로 의미 있는 날이다. 1997년 덩샤오핑이 사망한 지 20주년이 되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너무 조용했다', '그래도 의미를 담았다' 등 이야기가 많다. 덩샤오핑 사망 20주기가 비교적 조용히 끝난 속사정은 무엇일까.

20주기 당일인 19일에 중국 정부는 대규모 기념행사를 개최하지 않았고 주요 관영 매체도 덩샤오핑의 업적을 조명하는 특집기사를 보도하지 않았다. 우리나라 9시 뉴스같이 중국 메인 뉴스로 매일 저녁 7시 CCTV에서 방송하는 신문롄보의 19일 아이템에는 관련 소식이 없었다. 당일 톱은 시진핑의 언론 방면 시찰 소식이었다. 다른 곳에서도 비슷했는데, 바이두 뉴스포털의 상단에는 관련 보도가 있었지만 조금 막연한 내용이었고, 공청단 계열의 북경청년보가 덩샤오핑 기사를 내보낸 게 그나마 눈에 띄지만 예상보다 조용했다.

다른 나라들은 중국을 이렇게 부자 나라로 만든 것에 덩샤오핑의 공이 크다고 보는데 이렇게 조용한 이유는 뭘까.

실제로 덩샤오핑이 문혁으로 붕괴되는 중국의 권력을 장악해, 죽을 때까지 중국 경제 부흥을 만든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상하게 중국 사람들은 덩샤오핑에 대한 존경이 마오쩌둥에 비해 현저하게 낮다. 마오쩌둥을 기리는 수많은 동상이 있고, 심지어는 돈에도 그의 모습을 담아 존경을 표한다. 하지만 덩샤오핑에 대한 추모를 찾아볼 수 있는 곳은 고향인 쓰촨성 광안이나 그가 특구로 조성한 선전의 중심부 옌화산에 있는 동상 정도다.

이런 분위기는 덩샤오핑을 보는 지도자 시진핑의 속내가 작용한 것이 아닌가 싶다. 당장 3월에는 다음 상무위원회의 논의를 시작하는 양회가 시작된다. 이 시점에서 덩샤오핑의 부각은 시진핑에게 좋을 리 없다. 또 덩샤오핑 시대에 시진핑의 아버지 시중쉰의 정치적 위치도 시진핑의 덩샤오핑관에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시중쉰은 중국 당대 정치가 가운데 상당히 원칙론자였다. 원칙에 벗어나면 타협을 싫어했다. 시중쉰은 덩샤오핑의 지시로 광둥의 개혁개방을 주도해 성공했지만, 훗날 원칙을 지킨다며 1993년 이후에는 직위를 맡지 않다가 2002년에 사망했다. 시진핑은 아버지가 덩샤오핑이 정도를 벗어나지 않았을까 걱정하는 것을 봤다. 그게 이번 20주기를 대하는 태도에 영향을 미친 게 아닐까.

그런데 이날 만감이 교차한 사람이 한 명 있을 것 같다. 20년 전 세계 최초로 덩샤오핑 사망보도를 한 문일현 기자다. 문일현 기자는 당시 중앙일보 베이징 특파원이었는데, 덩샤오핑이 사망한 병원 등에 취재원을 잘 심어 세계적인 특종을 했다. 문 기자는 김대중 정부가 시작된 1999년 언론대책 문건 파동으로 논란에 선 후 퇴직했다. 지금은 베이징에서 정법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중국 전문가 기고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네이멍구 쿠푸치 사막의 방풍림 20년전부터 한국이나 일본 우호 단체가 주도해 심은 방풍림 가운데 하나인데, 바람을 막아 미세먼지를 키운다는 이유로 수난을 받기 시작했다 ⓒ 조창완


-올해 황사 걱정 안 해도 된다

중국 중앙기상대가 19일에 23일까지 중국 북부에 대규모 폭설이나 비, 그리고 기온 하강이 있다고 발표했다. 이미 상당량의 눈이 내렸다. 이 기간에 이런 기후가 나타나면 황사의 가능성은 현저하게 줄어들고, 우리나라도 황사가 올 확률은 현저하게 줄어든다.

기자는 2000년부터 황사를 연구해 해마다 예측보도를 내놨다. 상당히 정확했다. 기자의 경험에 따르면 일단 황사가 오기 위해서는 황사 근원지의 강수량이 적거나 일조량이 많아 상황이 나빠야 한다. 2월이면 부는 편서풍을 타고 이 흙먼지가 날아가는 게 황사다. 그런데 3~4년 단위로 2월 말에 황사 근원지 지역에 큰 폭설이나 비가 오는데, 이럴 경우 황사는 거의 오지 않는다. 일단 황사근원지를 덮어주고, 물기가 있어 풀이나 나무의 싹이 빨리 트기 때문이다. 거기에 이 시기에 부는 바람도 많이 약해져서 황사가 올 확률은 많이 줄었다.

우리나라 황사의 60%는 중국 네이멍구 마오우스나 쿠푸치 사막, 훈찬타커 사막에서 온다. 앞 두 곳은 우리나라에서 직경 1500킬로미터 내외라 강풍이 불어 이틀이면 서울에 올 수 있고, 북쪽에 있는 훈찬타커 사막은 하루에도 올 수 있다. 상대적으로 몽골 지역은 한국에서 지역도 멀어서 영향이 적다. 그리고 이번 강설대가 몽골까지 퍼져 있어서 더욱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다.

반면에 부정적인 뉴스도 있다. 최근 네이멍구를 취재하러 다녀온 지인은 네이멍구 지역의 방풍림의 벌목을 대대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나무가 중국 화북지방의 바람을 막아 미세먼지를 악화시킨다는 이유인데, 이 경우 미세먼지의 한국 유입 가능성은 늘고, 황사의 위험도 늘어나서 문제가 될 수 있다.

방풍림이 바람을 막는 거야 당연한 효과다. 문제는 중국 정부가 방풍림에서 미세먼지의 원인을 찾는다는 것은 언 발에 오줌 누기라는 것이다. 방풍림을 제거하면 봄철 황사의 위험이 커가고, 나무가 주는 효과를 누리지 못하는데, 당장 닥친 미세먼지 대책으로 이런 정책을 쓰는 게 문제다.

이런 조치가 시행된다면 우리 정부도 현상 파악을 해야 한다. 관련해서 한국의 영향 등 다양한 연구를 해야만 향후 현상도 예측하고, 대책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산동성을 지나는 남수북조 공정 창지앙 물을 황허로 올리는 남수북조 공정의 산동성을 지나는 구간. 이 물은 동핑후로 들어가 황허로 올라간다. ⓒ 조창완


-심각해지는 중국 음용수 문제

중국 상수도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중국 정부가 중국 전역의 음용수 품질 조사를 했는데, 상수도원의 오염 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르포 매체 펑파이가 보도했다. 이번 조사는 중국 전역 1333곳을 조사했는데 그중 지표수는 995곳이고, 지하수는 338곳이었다. 그중 네이멍구나 저지앙성 등 중국 24성 98곳의 상수원 요염 상태가 심각하다고 발표했다.

이 중에는 베이징이나 충칭 같은 대도시도 포함되어 있다. 1333곳 가운데, 98곳이니 7.3%다. 적은 수치처럼 보이지만 인구로 보면 1억 명이 최악의 음용수를 마신다고 볼 수 있다. 다른 상수원도 사정이 조금 나을 뿐이다.

중국은 나라의 지형이 명확하다. 남고북조, 서고동저다. 중국 동쪽은 완전히 낮은 구릉이고, 서쪽은 높다. 크게 본다면 창지앙 아래는 물 걱정이 덜하다. 산도 있고, 강수량도 많다. 아예 북쪽인 헤이롱지앙이나 지린, 랴오닝도 산이 많아 괜찮다. 하지만 네이멍구 동북부에 있는 따싱안링 산맥 아래는 산도 적고, 강수량도 낮아 물이 나쁠 수밖에 없다. 거기에 공업화로 인해 수자원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여행자들이 호텔 방에서 샤워만 해봐도 그 느낌이 확연히 다를 정도다.

문제는 물 대책이라는 게 쉽게 나올 수 없다는 데 있다. 온난화로 인해 중국의 강수량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난다. 남방은 홍수로 괴롭고, 정작 물이 필요한 화북이나 화중, 네이멍구는 오히려 강수가 줄어든다. 그래서 시작한 어마어마한 작업이 남수북조다. 상중하류 3곳에서 창지앙 물을 황허로 올리는 안인데, 상당 부분 실현됐지만 성과는 많지 않아 보인다.

일단 황허의 하상계수가 높아 강의 기능을 상실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물을 이동하는 수로의 기능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그래서 중간에 있는 산동 동핑후 등의 호수에 물을 저장하고, 도시로 직접 움직이는 방식인데 수질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중국 정부로서는 일단 수질 개선에 공을 들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한계는 있고, 민간이 이런 인식을 벗어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결국 부유층은 음용수로 먹는 샘물에 의지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중국 물산업은 큰 잠재력을 갖고 있다. 실제로 음용수는 물론이고 공업용수의 가격도 한국에 비해 낮지 않다. 때문에 중국으로서는 한국의 물자원이나 물 정화기술에 대한 관심이 있다. 이런 부분에서 합작할 가능성도 있다. 남북이 좋은 관계라면 북한의 수자원을 개발하게 하면 중국 시장에서 성과를 볼 수도 있는데, 지금은 요원해 보인다.

-중국여유국 5A급 여행지 20곳 추가

여행 좋아하는 이들이 가볼 수 있는 중국 여행지가 더 추가됐다. 중국 국가여유국이 이번에 20곳의 국가 5A급여행지(级旅游景区)를 추가로 발표했다. 자연경관이 빼어난 곳도 있고, 인문환경도 빼어난 곳도 있어 여행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좋은 가이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국가여유국은 A다섯 개부터 한 개까지 지정해 여행지를 관리한다.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지만 당연히 높을수록 좋고, 그중 5A가 최고다. 기존 5A여행지는 247개가 있었는데, 이번에 20개가 더 늘었다. 5A는 교통, 가이드, 위생 등 전반을 검토한 후 지정하는데, 지난해 8월에는 만리장성의 동쪽 끝으로 불리는 허베이성 산하이관 등 3곳이 탈락해 충격을 주기도 했다. 베이징의 경우 5A급 여행지가 7곳인데, 자금성, 이화원, 천단공원, 공왕부, 명13릉, 만리장성, 올림픽공원만이 이 등급을 받았다.

이번에 추가로 선정된 곳은 자연경관이 풍부한 지역이 많다. 하북성 바오딩의 바이스산(白石山)을 비롯해 네이멍구 씽안의 아얼산차이허(阿尔山·柴河), 랴오닝 안산의 치엔산풍경지역(千山景区), 쓰촨 깐즈주의 하이로우고우(海螺沟景区) 등 9개 정도가 빼어난 풍경으로 선정됐다.

다음은 고성 등 인문유적이다. 허베이성 한단의 광부고성(广府古城), 산시 신저우의 옌먼관(雁门关), 지앙쑤 창저우의 춘추엄성(春秋淹城旅游区), 산동 칭저우의 칭저우고성(青州古城), 구이저우 구이양의 화시청암고전(花溪青岩古镇)과 칭하이 동양시의 후주토족고토원(互助土族故土园旅游区)도 포함됐다. 이곳은 옛 마을이나 역사 유적이다. 이밖에도 지린 창춘시 세계조각공원(世界雕塑公园)이나 산동 웨이하이 화샤청(华夏城景区) 등 테마여행 시설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여행객들이 편하게 가볼 수 있는 여행지로는 창춘 세계조각공원이나 웨이하이 화샤청가 있다. 다만 조악하게 느껴질 수 있다. 반면에 저지앙 지아싱(嘉兴)에 있는 시탕(西塘古镇)은 상하이에서 항저우 가는 길에 쉽게 들릴 수 있는 여행지고, 아주 분위기도 좋다. 구이린 씨후샹산(四湖·象山景区)도 괜찮다. 구이린은 장자지에 등이 유명하기 전에 가장 유명한 풍경 여행지였는데, 지금은 많이 밀렸지만 다시 정비되면서 괜찮아졌다.

<추가된 5A 여행지 20곳>
1。河北省邯郸市广府古城景区
2。河北省保定市白石山景区
3。山西省忻州市雁门关景区
4。内蒙古自治区兴安盟阿尔山·柴河旅游景区
5。辽宁省鞍山市千山景区
6。吉林省长春市世界雕塑公园景区
7。江苏省常州市春秋淹城旅游区
8。浙江省嘉兴市西塘古镇旅游景区
9。浙江省衢州市江郎山。廿八都旅游区
10。江西省抚州市大觉山景区
11。江西省上饶市龟峰景区
12。山东省青州市青州古城景区
13。山东省威海市威海华夏城景区
14。河南省永城市芒砀山汉文化旅游景区
15。广西自治区桂林市两江四湖·象山景区
16。重庆市云阳龙缸景区
17。四川省甘孜州海螺沟景区
18。贵州省贵阳市花溪青岩古镇景区
19。青海省海东市互助土族故土园旅游区
20。新疆生产建设兵团第十师白沙湖景区
덧붙이는 글 <이 내용은 국민라디오 민동기 뉴스바(http://www.podbbang.com/ch/6645)에서 매주 화요일 방송하는 <달콤한 중국>의 뉴스 버전입니다. 팟빵에 가시면 방송으로 만날 수 있습니다>
#덩샤오핑 #황사 #상수원 #남수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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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케이아이테크놀로지 상무. 저서 <삶이 고달프면 헤세를 만나라>, <신중년이 온다>, <노마드 라이프>, <달콤한 중국> 등 17권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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