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장 만난 적 없다" 문명고 교장, '거짓말' 논란

<오마이뉴스>와 21일 통화에선 "이사장 만나니 '밀고나가는 게 맞네' 말씀해"

등록 2017.02.23 18:04수정 2017.02.23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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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교과서 연구학교 강행을 23일 공개 선언한 김태동 경북 문명고 교장이 '거짓말' 논란에 휩싸였다. 이 학교 홍택정 재단 이사장과의 '만남과 대화' 여부를 놓고서다.

절대 만나지도 않고 대화도 안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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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고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21일 오전 학교 내 이사장실 앞에서 집회를 갖고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철회와 이사장 및 교장의 사과를 요구했다. ⓒ 조정훈


이날 오전 김 교장은 교장실을 찾아온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다. 이 자리에서 기자들은 '홍 이사장의 연구학교 신청 개입 여부'를 캐묻기 위해 김 교장에게 "이사장하고는 어떤 말씀을 주고받았느냐"고 물었다.

<뉴스민>의 동영상을 보면 김 교장은 "전혀 말한 건 없다"고 잡아뗐다. 이날 오전 김 교장은 <경향신문>과 한 인터뷰에서도 이를 부인했다. 다음은 질문 응답 내용이다.

"(연구학교) 이사장 뜻인가?"
"아니다. 이사장은 말한 것 없다."

비슷한 시각 <연합뉴스> 기자에게는 "이사장을 만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정리하면 이날 오전 김 교장은 홍 이사장과의 '만남과 대화' 사실 두 가지를 모두 부인했다. 그의 말은 사실일까?


하지만 이틀 전인 지난 21일 김 교장은 이사장을 만났던 사실을 시인한 바 있다. <오마이뉴스>는 당일 오전 김 교장과 20분 50초 동안 전화 인터뷰를 가졌다. 다음은 그 내용 가운데 일부다(첫 보도 "국정교과서 밀고 나가라" 이사장 말에 역사교사 교체? )

"(연구학교 관련) 이사장을 만난 거 아니냐?"
"사전에 만난 바는 없다. 되고 나서는 '하필 우리밖에 없노. 그러면 이왕 하는 김에 해보지' 이런 얘길 들었다."

"이사장한테 전화로 들었나?"
"뒤에는 한 번 봤다. 17일에 (학생들) 시위하면서 '한 번 보자' 해서 갔다. 추진하면서 한 번 봤다. 이사장이 '하필 한 학교뿐이냐' 역시 이런 말씀을 했다. (그리고) '이왕 (신청)한 김에 밀고나가는 게 맞네' 그렇게 말씀했다."

이날 김 교장은 이 말을 전한 뒤 "(이사장이) 직접 부담을 느끼는 것이 내가 느끼는 것하고 다르니까 그렇게 말씀했다"고 평가까지 덧붙였다. '재단과 학교' 중간에 끼어 있는 자신의 어려움을 기자에게 털어놓은 것으로 보인다.

당시 김 교장의 발언을 종합하면 김 교장은 황 이사장과의 '만남과 대화' 두 가지 모두를 시인했다. 이러던 김 교장이 이틀 만에 말을 번복하고 나선 것이다. 거짓말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립학교법 위반' 지적 나오자 태도 싹 바꾼 김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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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고 김태동 교장은 23일 학교에 출근했으나 당초 학생들에게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지정 철회에 대해 밝히겠다고 약속했지만 학생들을 만나지 않았다. ⓒ 조정훈


김 교장은 왜 이사장의 지시를 추측하게 한 자신의 발언 자체를 뒤집은 것일까.

현행 사립학교법은 '재단임원이 학사행정에 관하여 교장의 권한을 침해했을 때는 임원 취임 승인을 취소'하도록 하는 등 재단의 학사 개입을 금지하고 있다. 황 이사장과 벌인 연구학교 관련 대화 내용을 공개하는 순간 사립학교법 위반 논란에 휘말리게 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 교장의 해명을 듣기 위해 23일 오후 여러 차례 전화를 걸고 문자도 남겼지만, 김 교장은 해명하지 않았다.
#국정교과서 #문명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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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오마이뉴스 장지혜 기자 입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기보다는 세상으로 바람을 날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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