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에 홀려 돼지족탕을 만들다

등록 2017.02.24 10:19수정 2017.02.26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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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천왕의 돼지족탕 ⓒ 이덕은


엮여도 겁나게 엮여부렀습니다. 족탕이라는 게 산모나 환자, 관절이 안 좋은 사람에게 좋은 보양식이라는 점을 빼고 입안이 쩍쩍 붙는 이색적인 식감을 제외한다면, 솔직히 맛으로는 그다지 매력적인 음식이 아닙니다.


그런 걸 뻔히 알면서도 운동하며 본 '백종원의 3대천왕' 속 돈족탕의 포스에 그냥 엮여버린 겁니다. '으음~ 저러케 하면 마시껫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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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족발 ⓒ 이덕은


그래서 당장 돼지족발을 샀는데 사고 나서는 이성을 아주 쪼꼼 되찾은지라 족탕의 민밋한 맛에서 좀 벗어나보려고 고기가 붙은 반골뼈도 함께 사서 하룻밤 물에 재워 피를 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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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신료 ⓒ 이덕은


그리고 잡내를 잡아줄 대파, 양파, 마늘, 통후추, 생강, 월계수 잎과 계피가루도 준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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끓이기 ⓒ 이덕은


족발과 반골뼈만으로 한번 끓여 물을 버린 후 위 재료들을 넣고 한없이 끓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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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족탕 ⓒ 이덕은


그럴 듯하지요? 그런데 계란지단, 은행, 대추, 부추가 들어가지 않아서일까요?


반골뼈 고기가 들어갔어도 맛은 '역시나'였습니다. 남은 양을 생각하면 한숨이 나지만 '혀에 감기는 맛 어쩌구~'를 되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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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족찌개 ⓒ 이덕은


그래서 몸부림을 쳐봅니다. 된장을 풀어 찌개나 전골 중간쯤으로 만들어 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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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족된장찌개 ⓒ 이덕은


그래서 맛이 좀 나아졌나요? 호박에 줄 친다고 수박 되는 게 아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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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탕국물 ⓒ 이덕은


역시 궁즉통(窮卽通)입니다.

처음 족탕을 만들고 냉장고에 보관하려고 식힌 족탕 국물입니다. 풀떡 같지요? 순수한 족탕으로 먹어도 마땅치 않고 된장을 풀어도 긴가민가이니 여기에서 길을 찾습니다. 족탕의 특징인 콜라겐 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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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족편 ⓒ 이덕은


뼈를 발라 껍질, 살 모조리 집어넣고 간장과 후추, 소금으로 양념해서 졸입니다.

그리고 굳힙니다. 그렇지요 족편입니다. 족편으로 만들어 놓으니 먹어서 없애줘야 하는 부담이 덜어지고 안주거리가 생겼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닥.다.리.로.가.는.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돼지족탕 #돼지족편 #백종원삼대천왕 #반골뼈 #보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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