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한테 받은 은혜 갚으러 나왔다"

[현장] 탄기국 충남지부, 24일 천안에서 탄핵 반대집회 열어

등록 2017.02.24 16:36수정 2017.02.24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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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충남 천안시 아라리오 갤러리 앞에선 탄기국 충남지부 주최로 탄핵반대 집회가 열렸다. ⓒ 지유석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이 막바지로 가면서 탄핵에 반대하는 움직임도 거세지는 양상이다. 이런 움직임은 지역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24일 오후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 충남지부는 천안시 중심가인 아라리오 갤러리에서 탄핵 반대 집회를 열었다. 탄기국 충남지부의 탄핵반대 천안 집회는 지난 17일에 이어 두 번째다. 이날 집회엔 약 80명 가량의 시민들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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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탄기국 충남지부는 천안시 중심가인 아라리오 갤러리에서 탄핵 반대 집회를 열었다. ⓒ 지유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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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천안시 중심가인 아라리오 갤러리에서 탄기국 충남지부 주최로 탄핵 반대 집회가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탄핵 기각 구호를 외쳤다. ⓒ 지유석


참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탄핵무효', '국회해산', '고영태 구속' 등의 구호를 외쳤다. 참가자들 대부분은 50대 이상이었다. 기자가 6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성 둘에게 다가가 집회 참가 이유를 물었다. 이들은 기자의 질문에 응답을 꺼렸다. 이 중 한 여성이 이렇게 답했다.

"그냥 저기(탄기국 충남지부)에서 나오라고 해서 나왔다. 박 대통령 탄핵 여부는 관심없다. 그러나 박정희가 우리들 먹고 살게 해주지 않았나? 박정희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나왔다."

50대 중반으로 보이는 남성은 자신을 공무원이라고 소개했다. 기자가 "공무원이면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건 아닌가?"하고 물었다. 이러자 이 남성은 "신념에 따라 나왔다. 사진 찍혀서 얼굴 나와도 개의치 않는다"고 답했다. 어느 기관에서 일하는지 묻자 이 남성은 답변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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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천안시 중심가인 아라리오 갤러리에서 탄기국 충남지부 주최로 탄핵 반대 집회가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탄핵 기각 구호를 외쳤다. ⓒ 지유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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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천안시 중심가인 아라리오 갤러리에서 탄기국 충남지부 주최로 탄핵 반대 집회가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탄핵 기각 구호를 외쳤다. ⓒ 지유석


집회 참여자 가운데엔 '군대여 일어나라', '계엄령 뿐!'이란 구호가 적힌 손팻말을 걸고 있는 50대 후반 여성도 눈에 띄었다. 이 여성에게 다가가 "계엄령이 무슨 뜻인지 아느냐?"고 물었다. 이 여성은 선뜻 답을 내놓지 못했다. 그랬더니 함께 있던 여성이 다가와 "지금 사회가 너무 혼란해서 강하게 나와야 한다. 그래서 계엄령이 답"이라고 했다. 이어 또 다른 여성이 다가왔다. 이 여성은 기자에게 사뭇 격앙된 어조로 이렇게 말했다.

"지금 탄핵도 불법이고, 언론은 편파 보도를 일삼는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도 공정하게 이뤄지고 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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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천안시 중심가인 아라리오 갤러리에서 탄기국 충남지부 주최로 탄핵 반대 집회가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탄핵 기각 구호를 외쳤다. ⓒ 지유석


기자는 이 여성에게 "박근혜 정부의 법무부는 국회 탄핵이 적법하다는 의견서를 냈다. 그런데 왜 탄핵이 불법인가?"라고 되물었다. 그랬더니 이 여성은 즉각 태도가 돌변해 "당신 어디서 나왔냐?", "이렇게 묻는 의도가 무엇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기자를 향해 '개XX'란 욕설을 했다.


실랑이가 있자 몇몇 이들이 집회를 방해하지 말라고 했고, 결국 현장에서 철수해야 했다.

현장을 지나는 시민들은 대부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집회를 지켜보던 시민 A씨는 "이런다고 (박 대통령의) 죄가 사라지는 건 아닌데"하고 개탄해 했다.

마침 주변엔 천안 B고 학생 3명이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들의 표정엔 어이없다는 기색이 역력했다. 한 학생은 기자에게 "왜 나이든 어른들이 옳지 않은 행동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뜻을 전해왔다. 그러면서 이 학생은 이 같이 말했다.

"태극기를 이런데 쓰면 안 되는데."

박사모 충남지부는 다음 달 4일에도 탄핵반대 집회를 열 예정이다.
#탄기국 #탄핵무효 #박정희 #헌법재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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