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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전 첫 승' 대표팀의 깔끔한 모의고사

[제4회 WBC] 쿠바와의 평가전에서 6-1 낙승, 장원준 4이닝 무실점 호투

17.02.25 17:15최종업데이트17.02.25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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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앞둔 한국야구가 쿠바를 상대로 깔끔한 모의고사를 치렀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한국야구대표팀은 25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쿠바와의 평가전에서 선발 장원준의 호투와 이대호의 결승타에 힘입어 6-1로 완승을 거뒀다. 오키나와 전지훈련 당시 요미우리 자이언츠, 요코하마 베이스타스에게 연패를 당한 한국은 중남미의 강호 쿠바를 상대로 기분 좋은 평가전 첫 승을 거뒀다.

물론 쿠바가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경기 결과에 너무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 하지만 전력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는 대표팀에서 이날 쿠바전의 결과와 내용이 긍정적인 요소가 많았던 점은 분명하다. 한국은 오는 26일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쿠바와 2차 평가전을 가질 예정이다.

이대호와 김태균의 적시타로 초반부터 경기 주도 

김인식 감독은 국내에서 치러진 첫 평가전을 맞아 기존에 구상했던 주전 라인업에 작은 변화를 줬다. 조모상을 당한 박석민 대신 허경민을 3루수로, 팔꿈치 상태가 좋지 않은 이용규 대신 민병헌을 중견수, 손아섭을 우익수로 선발 출전시킨 것이다. 반면에 김태균(지명타자), 최형우(좌익수), 이대호(1루수)로 구성된 중심 타선은 변화가 없었다. 이용규가 빠진 1번 자리는 서건창의 몫이었다.

쿠바는 25일 아침에 입국해 시차적응은커녕 가볍게 손발을 맞춰볼 시간도 없이 바로 경기를 치렀다. 쿠바는 요에니스 세스페데스(뉴욕 메츠), 호세 아브레유(시카고 화이트삭스), 야스마니 토마스(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등 주력 선수들이 대거 쿠바를 탈출하면서 전력이 다소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여전히 프레드릭 세페다, 알프레도 데스파이그네 같은 강타자들을 보유한 무시할 수 없는 팀이다.

일찌감치 이스라엘과의 첫 경기 선발로 낙점된 장원준은 쿠바와의 평가전에서도 가장 먼저 마운드에 올랐다. 장원준은 선두타자에게 안타를 허용하며 다소 불안하게 출발하는 듯했지만 후속타자를 땅볼, 내야플라이, 직선타로 처리하며 가볍게 이닝을 막았다. 특히 쿠바의 4번 타자 데스파이그네의 강습타구를 감각적으로 잡아내는 반사신경이 돋보였다.

공격에서는 중심타선의 힘이 빛났다. 한국은 1회 말 선두타자 서건창의 볼넷으로 얻은 무사1루의 기회에서 민병헌의 잘 맞은 타구가 1루 직선타 더블아웃으로 연결되면서 순식간에 주자가 사라졌다. 하지만 2사 후 김태균의 2루타와 최형우의 볼넷, 이대호의 우전 적시타가 차례로 이어지면서 가볍게 선취점을 따냈다.

대한민국의 중심타선은 2회에도 힘을 발휘했다. 한국은 '두산 3인방' 허경민, 김재호, 민병헌이 안타 2개와 볼넷 하나로 만든 2사 만루 기회에서 김태균이 중전 적시타를 터트리며 2점을 추가했다. 쿠바는 김태균의 타석에서 자국 리그 탈삼진 1위 요에니스 예라를 투입시켰지만 대한민국의 3번 타자 김태균을 넘지 못했다. 한국은 3회에도 '캡틴' 김재호의 적시타로 한 점을 더 추가했다.

한국은 4회 무사만루 기회가 무산됐지만 5회 민병헌의 적시타, 6회 손아섭의 홈런으로 점수를 차곡차곡 쌓아 나갔다. 마운드에서는 선발 장원준에 이어 임창민, 이대은, 이현승, 원종현이 차례로 이어 던지며 깔끔하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세 번째 투수 이대은이 유일한 실점을 기록했지만 다음 이닝을 삼자범퇴로 처리하면서 위력적인 구위를 뽐냈다.

대표팀 1선발 자격 증명한 꾸준함의 대명사 장원준

김인식 감독은 이번 대표팀이 소집된 후 일본팀과의 연습경기를 통해 장원준을 대회 첫 번째 선발 투수로 낙점했다. 지난 2013년 제3회 WBC에서 경찰 야구단 출신으로 대회에 참가했던 장원준으로서는 4년 만에 엄청난 출세(?)를 하게 된 셈이다. 일각에서는 롯데 자이언츠 시절 기복이 심한 투수의 대명사였던 장원준이 대표팀 1선발로 나서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장원준은 대회가 열릴 고척돔에서 열린 첫 번째 평가전에서 완벽한 호투를 펼치며 자신을 향한 의심의 눈초리를 씻어 버렸다. 쿠바전에서 선발로 등판한 장원준은 4이닝 동안 단 3개의 안타를 맞으며 무사사구 무실점을 기록하며 쿠바 타선을 거의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선두타자 로엘 산토스에게 안타를 허용하며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모 침대 광고 카피처럼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으로 후속 타자들에게 차례로 범타를 유도했다.

장원준은 4회 초 선두타자 세페다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했지만 쿠바의 4번 타자 데스파이그네에게 유격수 앞 병살타를 유도하며 위기에서 탈출했다. 물론 시차적응을 끝내지 못한 쿠바 선수들의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었다곤 하지만 장원준이 4이닝을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막은 것은 분명 이스라엘전을 기대케 할 수 있는 긍정적인 요소다. 그만큼 WBC를 앞두고 장원준이 몸을 잘 만들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타석에서는 3번 타자 김태균이 안타 2개와 볼넷 2개로 2타점 1득점을 기록하며 해결사 본능과 출루머신으로서의 능력을 동시에 발휘했다. 김태균은 이종범과 박찬호, 손민한, 이병규, 이승엽이 참가했던 제1회 WBC부터 허경민, 김태군, 심창민, 김하성 같은 90년대 생들이 참가하는 제4회 WBC까지 빠짐없이 참가하고 있는 명실상부한 한국 야구의 중심 선수다.

박석민의 조모상으로 3루로 선발 출전한 허경민 역시 안정된 수비와 함께 3안타를 기록하며 김인식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허경민은 주포지션인 3루뿐 아니라 내야 전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멀티요원으로 대표팀 내에서 활용 범위가 대단히 넓다. 대표팀의 주장 김재호 역시 1타점을 포함한 멀티히트로 좋은 타격감을 뽐냈고 손아섭은 6회 솔로홈런으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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