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대선주자들, '노란 리본 태극기' 들고 "박근혜 퇴진 만세"

문재인·이재명·심상정, 3.1절 촛불집회 참석

등록 2017.03.01 22:06수정 2017.03.02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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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광장에서 '노란리본 태극기' 든 문재인-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로 나선 문재인 전 대표와 이재명 성남시장이 제98주년 3.1절인 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석해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촛불과 '노란리본 태극기'를 들고 있다. ⓒ 남소연


3.1절을 맞아 촛불집회에 참석한 야당 대선주자들이 노란리본이 달린 태극기를 든 채 "박근혜 퇴진, 만세!"를 외쳤다. 광화문광장에는 대선주자들과 시민들의 "박근혜 퇴진 만세! 탄핵 인용 만세! 촛불시민 만세! 국민주권 만세!"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성남시장(이상 더불어민주당),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1일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퇴진 18차 범국민행동의 날' 촛불집회에 참석해 촛불을 밝혔다.

촛불집회가 시작된 오후 5시, 광화문 광장엔 굵은 비가 내리고 있었다. 문 전 대표와 이 시장은 흰 우비를 입은 채 나란히 광장 바닥에 앉았다. 한 손엔 LED촛불을, 다른 손엔 노란 리본이 달린 태극기를 들었다. 두 사람은 '국민의 힘으로 탄핵!'이라 적힌 피켓을 다리 위에 올린 채 "박근혜 탄핵"을 외쳤다.

이 시장과 문 전 대표는 흘러나오는 아리랑을 따라 부르며 촛불을 흔들었고, 집회 사회자의 선창에 따라 '18차 범국민행동의 다짐'을 낭독하기도 했다.

"18차 범국민행동의 다짐. 칠흑같은 역사의 어둠 속에서 이 나라를 지키고 정의를 세워온 것은 이 땅의 백성들이었다. 우리가 이 나라의 주인이기 때문이다. 오늘도 우리는 촛불을 들었다. 주권자의 이름으로 요구한다. 헌재는 탄핵을 인용하라. 박근혜를 즉각 구속하라. 촛불이 요구한다. 황교안은 퇴진하라. 특검을 무력화시키고 사드배치 강행하고 위안부합의 옹호하는 박근혜 체제의 방패막이 황교안은 퇴진하라. 적폐청산 가로막는 자유당 바른정당은 해체하라. 개혁입법 수수방관 국회는 각성하라. 3월 4일 다시 모이자. 촛불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진실은 행진한다. 정의는 승리한다. 우리가 승리한다."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이재명 파이팅", "문재인 파이팅"을 외치며 응원을 보냈다.

이재명 "구태 세력, 태극기·애국·안보·어버이까지 악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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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중 촛불집회 참석한 민주당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로 나선 문재인 전 대표와 이재명 성남시장, 최성 고양시장과 추미애 대표가 제98주년 3.1절인 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석해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촛불과 '노란리본 태극기'를 들고 있다. ⓒ 남소연


이날 문 전 대표와 이 시장은 촛불을 3.1운동에 빗대며 의미를 부여했다. 앞서 이 시장은 페이스북에 "촛불 혁명은 제2의 3.1운동입니다"라고 썼다. 그러면서 "촛불민심을 꺾기 위한 시도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자유당 시절 만연했던 '백색테러'가 다시 부활하고 있습니다"라며 "총칼 앞에서도 끝까지 비폭력과 평화를 고수했던 선열들의 정신을 되새깁시다"라고 적었다. 

최근 일부 보수집회 참가자가 노란 리본을 단 촛불집회 참가자에게 물리적 폭력을 행사한 것을 염두에 둔 표현이다.

이날 이 시장은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나 "태극기는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것이고 모든 국민들의 가슴 속에 있는 것인데, 태극기를 정략적인 목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다"라며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태극기도 애국도 안보도 하다못해 어버이까지도 다 부패한 구태·기득권 세력에 의해 악용당하는 측면이 많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 시장은 "누구나 가슴 속에 태극기가 있다. 태극기는 정략에 이용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낮 12시께 임시정부기념관 건립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3.1 만세 시위는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자는 것이고 지금 촛불집회는 무너진 나라를 다시 일으키자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문 전 대표는 "대한민국이 건국된 지 100년이 다 되도록 우리는 아직도 대한민국의 건국이념을, 3.1 독립운동의 정신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라며 "이번에야말로 촛불 혁명이 완성되어서 정말 국민이 주인이 되는 진정한 민주공화국을 제대로 만들어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촛불집회 참여소감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한편 안희정 충남지사는 충청도에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해 집회 참석을 취소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대선주자들도 집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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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영입한 유웅환 박사가 1일 광화문광장에서 진행된 '제18차 범국민대회'에 참석해 우의를 입은 채 서 있다. ⓒ 소중한


'제 18차 범국민대회'가 열린 1일, 광화문광장 세종대왕상 뒤 무대 앞에 더불어민주당이 자리를 잡았다. 추미애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의원들이 현장을 찾았고, 대선주자들도 속속 광장에 도착했다.

무대에 올라 주변을 살펴보던 기자의 눈에 한 사람이 눈에 들어왔다. 최근 문재인 전 대표가 영입한 유웅환 박사였다. 그는 하얀 우의를 입은 채 군중 사이에 서 있었다. 아직은 '정치권'이 어색한 듯, 당 사람들이 앉아 있는 대열 속으로 나서지 못하는 모양새였다.

유 박사에게 다가가 "(당 대열에) 들어가 앉지 않고 왜 여기 서 계시나"라고 물었다. 그는 "조금 어색해서 그렇다. 그냥 여기가 원래 (집회에 나오면 있는) 자리다"라고 웃으며 답했다.

유 박사는 지난 달 23일 영입 발표 기자회견에서 "10살 막내아들과 주말마다 광화문 광장에 나가 촛불을 들며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다"라고 말한 바 있다(관련기사 : 문재인, '4차 혁명' 아이콘으로 인텔 수석 매니저 영입).

이날 그는 "(영입된) 이후에 열린 두 차례 촛불집회(2월 25일, 3월 1일)에도 모두 참석했다"고 전했다. "지난주에는 아들과 함께 나왔는데 오늘은 비가 와 혼자 참석했다"는 설명도 빼놓지 않았다. 그에게 집회에 꾸준히 참석하는 이유를 물었다.

"광장에 나와 보면, 광장의 민심을 몸으로 느낄 수 있다. 우리가 꿈꾸고 있는 새로운 대한민국이 있잖나. 그걸 몸으로 느끼고, 그 꿈이 문 전 대표의 꿈과 일치한다는 것도 느끼고 있다."

유 박사는 '쾅쾅' 소리를 내고 있는 탄핵반대 집회의 스피커를 바라보며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그는 "나라가 이 지경이 될 때까지 책임자가 아무 대응 없이 저러고 있다는 게 가슴이 아프다"라며 "그래도 우리는 어려울 때 잘 해내지 않았나.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다 같이 힘을 합했으면 좋겠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유 박사는 영입 이후의 생활을 묻는 질문에 "4차 산업혁명에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하는 게 재미있다"라며 "토요일과 일요일, 저녁과 새벽 가릴 것 없이 집중하는 게 조국에 기여하는 느낌이 들어 하루하루 벅차게 살고 있다"라고 답했다.

#이재명 #문재인 #박근혜 #퇴진 #촛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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