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거불응 박근혜 전 대통령, 삼성동 사저 가보니

[현장] 적막한 박근혜 사저, 취재진과 경찰만 북적

등록 2017.03.10 18:38수정 2017.03.10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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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삼성동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저. 주변에는 취재진과 경찰들로 북적이고 있다. ⓒ 신상호


10일 오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 인근에는 40~50여명의 취재진들로 북적였다. 박 전 대통령이 이날 사저로 복귀하지 않고 청와대에 머물기로 했지만, 방송 취재진들은 사저를 배경으로 실시간 분위기를 전달하고 있었다.

사저 근처에는 아침부터 경찰 인력 100여명이 배치돼, 박 전 대통령의 사저로 가는 길목을 차단하고 있었다. 사저 길목 앞에 일렬로 배치된 경찰은 이곳으로 가려는 민간인들에게 "지금은 출입이 허용되지 않으니 돌아가시라"고 안내하고 있었다.

강남경찰서 한 관계자는 "취재진들도 많이 나오고 해서 질서유지 차원에서 경력을 배치했다"면서 "더 이상 자세한 이야기는 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는 "강남서를 비롯해 여러 곳에서 지원 인력이 나왔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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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저로 향하는 길목에는 경찰이 배치돼,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 신상호


사저 주변 도로에는 말끔한 검은색 정장을 입은 건장한 체격의 남성 4명도 대기하고 있었다. 수시로 전화통화를 하면서 현장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모습이었다. 청와대 경호원이냐는 질문에 "아니다. 그냥 볼일이 있어서..."라면서 말을 흐렸다.

박 전 대통령 지지자로 보이는 50~60대 사람들도 있었다. 한 손에 태극기를 든 이들은 박 전 대통령이 파면된 것에 대해 여전히 받아들이지 않고 있었다. 한 50대 여성은 "역대 대통령 중에 친인척으로 문제 일으키지 않은 사람 없는데, 박근혜는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거밖에 없다"며 억울한 기색을 내비쳤다.  

동네 주민들도 이런 상황에 관심을 보이며, 사저 주변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고 있었다. 이 동네에서 7년째 살고 있는 전아무개씨는 "박 전 대통령이 당선된 뒤에야 같은 동네 주민이란 걸 알았다"면서 "(파면이 되니) 솔직히 시원하기도 하면서, 같은 동네 주민으로 안타깝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회사원 최은지씨는 "직장이 근처에 있어서, 퇴근한 뒤 궁금해서 와봤다"면서 "박 전 대통령이 경기도인근으로 이사갈 수도 있다고 하는데, 여기 말고 거기 가서 살았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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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의 삼성동 사저 모습. ⓒ 신상호


한편 박근혜 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나와 머물 예정인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는 대지면적 484㎡, 건물면적 317.35㎡의 2층짜리 양옥집이다. 행정자치부 관보에 따르면 지난해 3월 기준 박 전 대통령의 삼성동 집값은 25억3000만 원으로 전년보다 1억7000만원 늘었다.

헌법재판소가 박 전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한 이날 오후 삼성동 사저에는 청와대 경호실 직원들이 내부 점검을 위해 파견됐다.  
#박근혜 #삼성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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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장지혜 기자 입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기보다는 세상으로 바람을 날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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