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울리는 '일터 괴롭힘' 대책 없나?

동양교통(주) 여성노동자 퇴사종용, 욕설에 성희롱 의혹까지

등록 2017.03.16 20:25수정 2017.03.16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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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지역에 위치한 한 시내버스회사가 특정 직원에게 퇴사를 강요하며 ‘일터 괴롭힘’을 지속적으로 해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 충북인뉴스


청주지역에 위치한 한 시내버스회사가 특정 직원에게 퇴사를 강요하며 '일터 괴롭힘'을 지속적으로 해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6일, 청주노동인권센터·충북참여연대 등 충북지역시민단체는 고용노동부 청주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양교통(주)은 여성 버스운전기사에 대한 부당해고를 철회하고 일터 괴롭힘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동양교통(주) 소속 버스운전기사 A(57)씨는 상당한 기간에 걸쳐 일터 괴롭힘에 시달렸다. 이 때문에 한동안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힘들었다"며 "여성으로서 수치심을 느끼는 성희롱도 당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회사는 A씨를 다음달 2일자로 해고한다는 해고통지서를 보낸 상태다.

일터 괴롭힘에 성희롱 의혹까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동양교통(주) 분회 박종진 분회장은 "사장이 새롭게 바뀌면서 자신을 지지하지 않았던 직원들을 교묘하게 괴롭히고 있다"며 "배차권을 가지고 근무일을 줄여 급여를 상대적으로 적게 주고 야간배차를 많이 주는 등 인사 상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 분회장은 배차불이익은 물론 사측이 일부 직원들을 이용해 폭언을 하며 이른바 '일터 괴롭힘'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분회장은 "차량운행을 준비하는데 사측 직원들이 욕설이 잔뜩 적은 종이를 내게 보란 듯이 보여주기도 했다. 법망을 교묘히 피해가면서 사람을 괴롭히는 것"이라며 "10명 가까이 몰려다니며 폭언과 퇴사를 종용하는 등 심적으로 많이 괴롭다"고 설명했다.


결국 문제는 터지고 말았다. '일터 괴롭힘'에 이어 최근 해고통보를 받은 운전기사 A씨가 공개적으로 문제제기에 나선 것. A씨는 "상조회 조합원들로부터 계획적, 조직적으로 1년 넘도록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며 "거침없는 성희롱, 언어폭행, 업무방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운행지도·감독을 이유로 건장한 남자기사 3~4명이 운행 중인 버스에 올라타 승객 앞에서 먹다 남은 과자를 바닥에 밟기도 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A씨는 회사 측 직원들이 욕설을 비롯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언행을 해왔다고 주장해 충격을 더하고 있다.

A씨는 또 "집단 괴롭힘에 심한 스트레스와 우울증으로 한동안 신경정신과에 입원치료도 받았다"며 "회사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서 하루하루를 불안하게 근무하던 중 해고조치까지 받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기자회견을 지켜보던 회사 측 관계자는 취재진에게 "(A씨의 주장이)모두 사실가 다르다. 억지 주장을 펼치고 있다"며 "정당한 절차를 밟았고 징계 및 해고사유가 명확하게 존재 한다"고 반박했다.

충북시민단체 '추가 행동 나서겠다'

이날 기자회견에 나선 시민단체들은 A씨의 대한 동양교통(주)의 해고조치를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회사는 A씨에게 갖가지 사유를 들어 연달아 징계를 내렸다. 부당징계를 다투는 노동위원회 심문회의를 마치고 나오는 A씨에게 새로운 징계위원회 개최 통보서를 전달할 정도로 치밀한 모습을 보여왔다"고 비판했다.

이어 "해고에 이르기 훨씬 전부터 회사는 A씨를 괴롭혀 왔다"며 "동료 버스운전기사들을 이용해 여성인 A씨를 쫓아다니며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말과 행동을 일삼았다. A씨는 가해자에 대한 징계조치와 재발 방지책을 회사에 요구했지만 묵살 당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단체들은 "우리는 힘을 합쳐 A씨가 일터에서 더 이상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며 "만약 회사가 해고 결정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충북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는 등 추가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충북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 김태종 대표도 "상식적으로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노동권과 여성인권이 묵살됐다"며 "교묘하게 법망을 피해 직장 내 괴롭힘을 하고 있다.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청주노동인권센터 주형민 노무사는 "법망을 피해 교묘히 일삼는 '일터 괴롭힘'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를 제지 할 수 있는 법률제도가 없어 피해가 커지고 있다.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충북인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충북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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