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인천공장 'H빔 추락' 하청 노동자 사망

회사 "위험한 작업장 아니었다"... 민주노총 인천본부 "개선요구 했는데 방관"

등록 2017.03.16 19:44수정 2017.03.16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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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에서 또 산재로 인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금속노조 인천지부는 16일 오전 8시 30분 무렵 인천공장에서 일하던 사내하청 노동자 최아무개(54)씨가 떨어지는 H빔에 맞아 사망했다고 밝혔다.

최씨는 공장 한 쪽에 3단으로 적재 된 H빔을 옮기는 지게차 인근에서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3단으로 쌓여있던 H빔 중 최상단에 있는 H빔 2개가 추락해 최씨를 덮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사고 이후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사망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사고 현장은 제품을 적치한 장소로 위험한 곳이 아니었다. 현재 경찰과 중부고용노동청 등에서 나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라며 "사고 예방을 위해 안전관리 분야에 투자해 인력을 늘리는 등 노력하고 있는데 사고가 발생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현대제철노조 관계자는 "지게차가 작업할 땐 작업자가 잘 안 가는 데 사고가 나서 안타깝다. 지게차(운전자)와 사인이 안 맞았을 수도 있는데, 현재 명확하게 얘기할 순 없다"고 말했다.

회사는 위험한 곳이 아니라고 했지만 민주노총 인천본부의 얘기는 달랐다. 인천본부 관계자는 "지게차를 운전하던 2차 하청 노동자들은 H빔이 덜컥 거리는 상황을 보면서 낙하사고 등의 위험이 있다며 개선을 요구했다. 심지어 사장도 그런 요구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앞서 현대제철 인천공장에서는 지난 2014년부터 최근 3년간 사망사고 2건을 포함해 총 21건의 산재사고가 발생했다.

인천공장에선 가장 최근엔 지난 2015년 4월 정규직 노동자 1명이 전기로에서 받아온 쇳물을 분배하는 용광로에 추락해 사망했고, 당진공장과 포항공장에서도 산재로 인한 사고가 지속되고 있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현대제철에서는 2016년 11월과 12월 당진공장, 올해 1월 포항공장, 이번 인천공장까지 산재로 인한 사망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007년부터 작년까지 10년간 28차례 산재사고가 발생해 32명이 숨지고 21명이 다쳤는데 대부분 하청업체 비정규직노동자들이다.

이에 노동부는 지난 2013년 현대제철을 '안전관리 위기사업장'으로 지정했다가 2015년 말 지정을 해제했다. 그러나 관리하던 시기에도, 또 그 이후에도 일하다 죽는 노동자들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민주노총 인천본부는 "현대제철은 2013년 안전관리인력 확충과 안전시스템 구축에 5000억원 투자 대책을 발표했지만 지키지 않았다. 관련해서 기업에 대한 처벌이나 제재사항도 없었다"며 "10년이 지나도 여전히 죽음의 공장인 현대제철,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고용노동부는 현대제철 안전시스템을 철저하게 조사하고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경찰과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은 공장 관계자들을 불러 안전규정을 제대로 준수했는지 등을 조사하는 등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현대제철 #비정규직노동자 #민주노총 #금속노조 인천지부 #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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