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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문명고 학생에 금전으로도 보상 불가능한 손해"

대구지법, 학부모들이 낸 연구학교 지정처분 효력정지가처분신청 받아들여

등록 2017.03.17 11:48수정 2017.03.17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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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고 2.3학년 학생들이 3월 2일 오전 교실 밖으로 몸을 내밀어 신입생들의 입학식 거부를 응원하고 있다. ⓒ 조정훈


전국에서 유일하게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로 지정된 경북 경산의 문명고등학교에서 사실상 국정 역사교과서로 수업을 할 수 없게 됐다.

대구지법 제1행정부(부장판사 손현찬)은 문명고 학부모 5명이 제기한 효력정지 신청에 대해, 17일 "자녀들의 학습권 및 자녀교육권의 중대한 침해를 막기 위하여 처분의 적법성이 인정된다"며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효력을 정지한다"고 학부모들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한 긴급한 필요가 있다"며 "본안에서 판결 확정시까지 그 효력을 정지시키더라도 공공의 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경우가 아니"라고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특히 문명고 1학년 재학생들이 전국에서 유일하게 국정교과서를 주교재로 수업을 받아야 하지만 국회에서 폐기 여부가 논의되는 등 앞으로 적용 여부가 불확실한 상태이고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현실적인 피해가 발생한다고 밝혔다.

특히 국정교과서로 학생들이 수업을 받는 것은 최종적이고 대체 불가능한 경험으로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받게 될 불이익은 금전으로도 보상이 불가능한 결코 회복될 수 없는 손해라고 강조했다.

법원은 학부모들이 제기한 학교운영위원회 의결, 교원 동의율, 연구학교를 신청하면서 학교장의 직인이 빠진 것 등의 위법성에 대해서도 절차적 하자를 다투고 있고 국정교과서에 관한 고시의 효력 여부에 대해서도 헌법소원 및 행정재판이 계류중에 있는 점도 감안했다.

경북교육청이 "연구학교 지정이 취소될 경우 국가 교육정책에 막대한 장애가 발생하여 공공의 복리에 중대한 영향이 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국정교과서 교육의 위헌성과 위법성이 추후 확인될 경우 국정교과서로 배운 학생들과 학부모가 침해당하는 학습권이 공공의 복리보다 더 중대하다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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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고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2월 21일 오전 학교 내 이사장실 앞에서 집회를 갖고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철회와 이사장 및 교장의 사과를 요구했다. ⓒ 조정훈


문명고 학부모들은 지난 2일 경북교육청을 상대로 연구학교 지정 절차에 중대한 위법이 있다며 본안 소송 격인 '연구학교 지정처분 취소소송'과 함께 소송이 확정될 때까지 교과서 사용 중지를 요구하는 효력정지 신청을 냈었다.

학부모들은 연구학교 지정 과정에서 문명고 학교운영위원회가 일사부재의 원칙을 위반하고 교원 동의율 80% 기준을 지키지 않은 점 등을 지적했다. 학운위에서 9명의 위원 중 7명이 반대하자 교장이 학부모를 불러 설득한 뒤 다시 표결을 거쳐 5대 4로 찬성하도록 해 통과시켰다는 것이다.

또 교원 동의율은 73%로 80% 미만이어서 연구학교 신청을 할 수 없는데도 교육청은 이를 받아들였다며 정상적인 절차를 따랐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과 연구학교 신청을 하면서 신청서에 교장의 직인이 빠진 점도 지적했다.

법원이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효력정지를 받아들임에 따라 문명고는 국정교과서로 수업을 할 수 없게 됐다. 김태동 문명고 교장도 법원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기 때문에 학생들은 검정 역사교과서로 수업을 받게 된다. 김 교장은 여러 번 통화를 시도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다.

홍택정 문명재단 이사장은 "우리가 소송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뭐라고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경북교육청의 지시에 따를 것"이라며 국정 교과서로 수업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효력정지 신청과 함께 제기된 본안 소송은 법원에서 별도 기일을 지정해 진행할 예정이다. 문명고 학부모들도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지정 철회를 요구하며 매일 오후 경산오거리에서 촛불을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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