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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장 받은 세종보' 강인가 하수처리장인가

[4대강 세종보 포토] 물 빠진 강변... "3월 산란기 물고기에 치명적"

등록 2017.03.20 21:31수정 2017.03.22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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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빠진 세종보 상류. 세월호 노란우산 프로젝트 서영석씨가 드론을 띄워 항공촬영을 해주었다. ⓒ 서영석


시커멓다. 강바닥에 쌓인 펄층이 드러났다. 푹푹 빠진다. 장화를 신어도 걷기가 힘들다. 강은 몇 년째 보에 갇혀 있었다. 지난여름 강을 뒤덮었던 녹조류 사체만 둥둥 떠다닌다. 코를 찌르는 악취는 더 심해졌다. 숨쉬기가 거북할 정도다. '죽음의 강'으로 변해버린 풍경이 눈앞에 가득하다.

4대강 사업 당시 가장 먼저 완공된 세종보. 2월 23일~3월 3일 1차 수문 개방이 있었다. 2차 수문 개방은 3월 13일부터 24일까지 예정돼 있다. 3월 20일 모니터링을 위해 다시 찾아간 세종보. 보의 수문 3개 중에서 1~2번이 열려 있다. 물 빠진 강변엔 야생동물의 발자국만 찍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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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펄스 방류에 따라 수문이 개방되자 작업자들이 물속에 들어가 수문을 여닫는 유압 실린더와 수력발전소 벽면에 설치된 유압배관(강관→유연관)과 실린더실 토사 제거, 가동보 수밀 고무, 가동보 수문 병합부, 바닥보호공 사석, 수류확산장치를 점검 보수하고 있다. ⓒ 김종술


강 안쪽엔 수자원공사의 노란색 '긴급보수' 차량과 대형 크레인이 세워져 있다. 작업자들이 수문 개방에 따라 보수작업을 하느라 분주하다. 물 밖으로 드러난 폭기 시설이 붉게 녹슬었다. 폭기 시설은 공기 방울을 내뿜는 기계다. 주변엔 지난해 가라앉았던 녹조류 사체가 떠올라 있다. 유충에서 깨어난 깔따구가 눈앞을 뒤덮으면서 한발 내딛는 것도 어렵다.

수자원공사 관리구역을 알리는 '접근금지' 풍선이 바닥에 널브러져 있다. 녹슨 철근부터 폐타이어, 버려진PVC관까지 보인다. 마치 고물상을 연상케 한다. 물이 빠지면서 미처 피하지 못한 조개들에게는 수문 개방이 '사형 선고'나 진배없다. 허연 속살을 드러낸 채 속절없이 썩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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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에 드러난 논바닥처럼 강바닥이 쩍쩍 갈라져 있다. ⓒ 김종술


쌓인 펄층이 말라붙은 자리는 가뭄에 드러난 저수지처럼 변했다. 거북이 등짝처럼 쩍쩍 갈라져 있다. 졸졸졸 물이 흘러가면서 펄층이 일부 씻겨 내려갔다. 자갈과 모래가 반짝이는 모습도 보인다.

물살에 떠내려간 사석은 새로 채워 넣었다. 사석은 보를 지탱하기 위한 쌓은 돌덩어리다. 세종보는 기자의 취재를 의식한 듯 쓰레기를 서둘러 수거하기 시작했다. 세차장에서 쓸 법한 고압호스로 강물을 흐트러뜨리고 있다. 수력발전소 쪽으로 몰려든 녹조류 사체를 제거하기 위해서다.

양흥모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은 기자와 한 전화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4대강 사업 5년 만에 강바닥이 처참하게 변했다. 생각보다 많은 펄층이 쌓이고 강이 회복 불능 상태로 빠졌다. 세종보 수문 개방만이 아니라 4대강 16개 보의 수문 개방이 모두 이뤄져야 한다. 세종보만 수문을 개방하면 오염된 펄층이 하류의 공주보, 백제보에 다시 퇴적되는 악순환만 가중시킬 뿐이다."

해마다 3월이면 강의 생명이 깨어난다. 물고기 산란기다. 그러나 보의 수문을 갑자기 열어 물을 흘려보내면 물속 생명들의 산란 자체가 위협받는다. 그동안 강을 파괴한 정부답게 생색내기용 보 수문 개방도 '절묘한 시점'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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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툼하게 쌓인 강바닥의 펄 때문에 한발 내딛기가 힘든 지경이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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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 방울을 내뿜는 시설물인 폭기 시설물에 녹이 슬고, 주변에 녹조류 사체가 득시글하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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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자원공사가 관리하는 구역임을 알리는 부표도 강바닥에 나뒹굴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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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빠진 세종보는 온통 녹조류 사체로 가득하다. 심한 악취까지 진동하면서 접근도 쉽지 않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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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바닥에 쌓인 펄들이 유속이 생기면서 씻겨 내리고 있다. 씻겨나간 자리엔 자갈과 모래가 되살아나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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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가는 물고기부터 썩어가는 붕어까지 발견되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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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문이 열리고 물이 빠지면서 미처 피하지 못한 펄조개들이 허연 속살을 드러내고 죽어서 썩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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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강바닥에 서식하는 칼조개도 세종보 수문이 열리면서 물밖으로 드러났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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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의 안전을 위해 설치한 사석보호공이 유실되어(빨간색) 또다시 채워 넣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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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첫마을이 바라다보이는 강물에 녹조류 사체가 둥둥 떠다니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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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보 수력발전소에 녹조류 사체가 밀려들면서 수자원공사 직원들이 고압호스를 이용하여 흐트러뜨리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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