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표창장'·'부산 대통령', 말 폭탄 터지는 더문캠

오거돈 부산 선대위원장 발언에 당내외 '지역감정 조장' 비판 쏟아져

등록 2017.03.20 17:13수정 2017.03.20 23:20
21
원고료주기
a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 후보가 19일 오후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에서 열린 부산선대위 발족 기자회견에서 상임선대위원장을 맡게 된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손을 맞잡아 들어보이고 있다. ⓒ 정민규


[기사보강: 20일 오후 7시 10분]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부산 지역 선대위원장(오거돈 전 동명대 총장)의 '부산대통령' 발언으로 뭇매를 맞고 있다. "지역감정 조장발언"이라는 등 당 내외에서 비판이 쏟아지면서, 문재인 캠프는 '전두환 표창장' 논란에 더해 또 다른 악재를 만나게 됐다.  

전날(19일)은 부산·경남 지역에서 문 후보를 지원할 부산선거대책위원회가 발족한 날이었다. 문 후보도 참석한 자리에서, 상임선대위원장을 맡게 된 오 전 총장은 "부산사람이 주체가 되어 부산 대통령을 만들어낼 것"이라며 "부산시민의 압도적인 지지가 (문 후보의) 전국 지지율을 견인할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관련 기사: 문재인 부산서 전국 첫 선대위 발족 "경선 압승 자신").

오 위원장은 이어 "우리 부산이 다시 한 번 함께 만들어내는 부산 대통령은 고질적인 지역 구도를 타파하고, 진정한 동서 화합이 만들어낸 최초의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새로운 부산을 건설하고, 나아가 다시 새로운 영남을 만들 것이며, 다시 새로운 호남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부산 시민의 압도적 지지가 전국 지지율을 견인할 원동력이 될 것이다. 세대와 계층, 지역을 뛰어 넘어 부산시민 모두가 대통령이 되는 새로운 선거역사의 장을 열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여기서 '부산 대통령'이라는 표현이 문제가 됐다. 출범식이 끝난 뒤 한 기자가 "'부산 대통령'이라는 표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문 후보는 "아마도 여기가 부산이고, (오늘) 부산 캠프가 출발하는 자리라서 부산을 발전시켜 갈 부산출신 대통령으로 말씀하신 걸로 생각한다"면서 "(저는) 과거처럼 어느 한 지역에서 축하받고 다른 지역에서 눈물바다되는 그런 일 없이, 모든 지역에서 골고루 지지하고 함께 기뻐하는 '국민통합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답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오거돈 위원장의 발언을 놓고 거센 비판이 이어졌다. 같은 당 후보인 이재명 성남시장 측 정성호 총괄선대본부장은 20일 정오 무렵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부산 대통령'을 언급하며 "이는 극복해야 할 지역주의 망령을 되살리고 지역주의를 조장하는 발언"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 본부장은 "이게 자유한국당도, 바른정당도 아닌 우리당 대선 후보 캠프의 주요 인사의 입에서 나온 발언이라니 정말 믿기지 않는다"며 "문재인 후보도 참석한 자리였으나, 오 위원장 발언을 제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문 후보는 지난 200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도 '대통령도 부산 출신인데 부산시민들이 왜 부산 정권으로 안 받아들이는지 이해가 안 된다"는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고 꼬집었다.

문 전 대표는 과거 2006년 5월 15일 부산 지역기자들과 만나 "(노무현) 대통령도 부산 출신인데, 부산시민들이 왜 (현 정권을) 부산정권으로 안 받아들이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해 구설수에 올랐던 적이 있다. 당시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언행(<서울신문> 사설)", "명백한 지역감정 조장(<국민일보>)", "표심을 얻는 데는 지역감정 자극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믿는 현 정권의 망국적인 인식체계(<문화일보>)"라는 등 후폭풍이 뒤따랐다.

a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 후보가 19일 오후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에서 열린 부산선대위 발족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정민규


이재명캠프 "시대 흐름에 역행", '친안희정' 홍의락 "구태정치와 결별하라"

'부산 대통령' 발언을 놓고 5월 조기 대선에서 경쟁할 국민의당도 논평을 통해 비판했다. 국민의당 김경진 수석대변인은 "시대의 흐름을 역행하는 고질적인 지역감정 조장발언"이라며 "오 위원장의 어제 부산발언은 지역주의자·기회주의자를 위한 대선포"라고 비난했다.

그는 "대통령의 할 일은 국민의 삶을 바꾸는 데 있다. 어느 지역의 대통령이 돼서는 안 되고, 될 수도 없다"라고 지적하며 "그러나 문재인 전 대표는 오 위원장의 발언을 만류하고 부정하기는커녕 오히려 웃음과 박수로 화답했을 뿐이다. 국민의당은 지역감정을 조장하고 방조하는 오거돈 위원장과 문재인 대표에게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안희정 지사와 가까운 무소속 홍의락 의원(대구 북구을)도 기자회견을 통해 "'부산 대통령' 발언은 한국 정치의 고질적 병폐인 지역주의를 자극하는, 제2의 '우리가 남이가' 발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문 후보 측은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구태정치'와 결별하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부산 대통령' 발언 논란에 문 후보 측은 다소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문재인 캠프의 핵심 관계자는 "오 위원장이 부산시장 선거만 3번 해서 전국 단위 선거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던 것 같다. (이 발언은) 캠프와도 전혀 사전 조율이 안 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캠프에 있는 호남 출신 전직 의원도 "방송토론에서 나온 '전두환 표창장' 발언은 맥락만 잘 설명하면 (지역민들을) 이해시키고 회복할 시간이 충분하다. 그러나 오거돈 발언의 파장은 어디로 튈지 가늠하기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오전부터 종일 정치권의 공세가 이어지자, 문 후보 캠프 김경수 대변인은 이날 뒤늦은 오후 6시 40분께 '정치권의 난독·난청을 우려한다. 의도적인 지역 갈등 부추기기를 중단하라'는 제목의 논평을 냈다. 그는 관련한 공세를 "터무니없는 공세", "오히려 지역 갈등 부추기는 말꼬리 잡기"라고 지적하며 "무차별적인 비난이 도를 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 위원장은 당시 '부산이 만들어내는 부산 대통령은 지역 구도를 타파하는 최초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선대위원장을 맡게 된 사람으로서 정권교체·동서화합에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라며 "'부산대통령' 표현만 문제 삼는 건 말꼬투리 잡기다. 터무니없는 공세를 펴는 정당·정치인은 자신이 특정 지역에 기대어 정치 생명을 이어가려는 건 아닌지 스스로 돌아보기 바란다"라고 반박했다.  
2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클럽아이콘13,662

AD

AD

인기기사

  1. 1 지금껏 발견 못한 세월호 단톡방 대화, 처음부터 없었을까?
  2. 2 '망가진 MBC'의 얼굴, 배현진-신동호가 보여준 활약
  3. 3 "SNS 공개 글 김원석 것 맞다" 한화 김원석 '막말' 일파만파
  4. 4 장례 하루 전날 세월호서 손목뼈 발견... 해수부 '은폐'
  5. 5 '막말 논란' 김원석 사태, 본질은 'SNS'가 아니다